brunch

종석산 달빛 종소리

- 강산 시인의 세상 읽기 &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3

by 강산






종석산 달빛 종소리

- 강산 시인의 세상 읽기 &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3




종석산이 나에게로 왔다. 아니, 나는 어쩌면 먼 옛날부터 종석산으로 가고 있었을 것이다. 인연이 있는 사람은 언젠가는 만나고 인연이 있는 공간 또한 언젠가는 만나게 되어 있다. 나는 아직 종석산을 잘 모른다. 하지만 나는 종석산과 깊은 인연이 있음을 느낀다. 나의 인생은 지금껏 소탐대실의 삶이었다. 이제는 좀 변해야만 한다. 변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 수 없다.


종석산은 전라북도 정읍에 있는 산이다. 나는 아직 정읍도 잘 모른다. 내가 종석산과 만나고 정읍을 만나면서 자꾸만 정읍사(井邑詞) 노래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아직은 보이지 않는 정읍사(井邑寺)의 범종소리도 들린다. 나의 오랜 꿈과 현실이 이렇게 종석산에서 만나고 있다. 백 년 동안의 꿈과 천 년 동안의 희망이 종소리를 울리며 피어나기 시작한다.


세상에는 참나무 같은 사람들이 있다. 소나무 같은 사람들도 있다. 참나무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고 함께 살기를 꿈꾸는 나무이다. 그에 비하여 소나무는 독립심이 강한 나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참나무는 독이 없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고 온갖 생명을 키우는 나무이다. 그에 비하여 소나무는 독이 있는 나무다. 한 마디로 독한 나무다. 소나무 잎에는 다른 식물을 죽이는 독이 들어있다. 그래서 소나무 주위에는 다른 식물들이 잘 자라지 못한다. 하지만 참나무는 잎 뿐만 아니라 열매며 나무 자체에도 독이 없다. 그래서 참나무는 다람쥐 뿐만 아니라 온갖 생명을 키우는 자연의 밥상이다. 그리하여 소나무 숲보다 참나무 숲이 더욱 건강하고 더욱 풍요운 세상을 만든다.


대부분의 숲이 참나무인 산이 있다. 정읍에 있는 종석산이 그렇다. 그래서 종석산은 우리나라 약초꾼들이 가장 좋아하는 산이다. 그 아름다운 종석산에서 산양삼을 비롯한 여러가지 약초 농사를 짓는 친구가 있다. 그런데 복잡한 사정이 있어서 종석산 일부를 팔아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갑자기 친구를 돕는 마음으로 종석산 일부를 인수받게 되었다. 종석산 중에서 전망이 가장 좋다는 아름다운 땅을 인수받게 되었다. 내가 몇 년 전에 갔을 때 전망이 너무 아름다워 감동한 곳이었다. 종석산 아래로 펼쳐진 옥정호와 수묵화 그림처럼 펼쳐진 맞은편 산들에게 반한 바로 그 곳 이었다. 그때 마침 그곳에 전망대 건물을 짓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곳은 종석산에서 전망이 가장 좋은 곳이었다. 나는 앞으로 그 아름다운 곳에 무료 쉼터를 만들 예정이다. 잠시 소풍 나온 이 세상에서 떠나기 전에 나도 이 세상에 참나무 한 그루 심고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이 아름다운 세상에 아름다운 공간 하나 만들어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떠나고 싶은 것이다.


앞으로 더욱 확장할 계획이지만 우선은 약 1만 1천 평의 땅에 아름다운 사람들의 공동 약초밭을 만들고 감나무와 밤나무도 심고 그 종석산에서 나오는 참나무와 황토로 황토방을 만들어 무료 쉼터를 만들어볼 예정이다. 그 종석산에서 나오는 자재로 집을 지을 수 있으니 건축비 또한 그렇게 많이 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곳에서 이미 두 채의 황토집을 지은 친구가 있으니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이제 드디어 시작이니만큼 서둘지 않고 천천히 꿈의 동지들과 함께 아름다운 유토피아를 만들어볼 생각이다. 내가 오래도록 꿈꾸어 왔던 이어도공화국이 이제야 비로소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듯 하다.


나는 이제 겨우 꿈의 동지를 만났다. 꿈의 동반자를 만났다. 내가 잘 아는 아주 좋은 친구를 만났다. 정읍의 종석산, 그곳에 아름다운 명상센터와 의미 있는 무료 쉼터를 함께 만들기로 하였다. 그리고 나중에 자식들에게 유산으로 남기지 않고, 이 아름답고 의미 있는 공간이 영원히 지속될 수 있는 방법으로 우리들의 유토피아를 물려주기로 합의 하였다. 세월이 갈수록 더욱 의미 있는 곳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가장 적당한 후계자들에게 공동으로 넘겨주기로 하였다. (물론, 우리들의 자식들 중에서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가장 적당한 후계자가 나올 수 있으면 이 또한 의미 있고 더욱 좋은 일일 것이다.)


나는 30년 전에 이미 이어도공화국 헌법을 만들었다. 내가 꿈꾸는 이어도공화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산이나 아름다운 섬이 필요한데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우선 작은 밭과 작은 논을 구입해서 숲으로 만들고 있었다. 세상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숲을 밭이나 논으로 개간을 하는데 나는 거꾸로 비싼 밭을 사서 아름다운 숲으로 만들고 있었다. 나중에 숲이나 섬을 구하면 이어도공화국을 만들 수 있도록 미리 숲농법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본격적인 이어도공화국이 아니라 이어도공화국 베이스캠프를 만들고 있었다.


물론, 이번에 함께 가꾸기로 한 종석산 땅은 내 꿈을 실현하기에는 터무니없이 작다. 하지만 우선 작은 것부터 시작하기로 하였다. 우선은 1만 1천 평으로 시작하여 주위의 산들을 기회가 되면 추가 매입을 할 생각이다. 또한, 또 다른 꿈의 동지들을 만날 수 있다면 정읍 뿐만 아니라 곡성의 반월산 등 전국 어디라도 함께 추진할 생각이다. 내가 꿈꾸는 세상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기에 나는 쉬지 않고 꾸준히 확산시킬 예정이다. 내가 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좋은 씨앗 하나 남길 수 있기를 오늘도 꿈꾸고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꿈꾸는 종석산에서 달빛 종소리가 들린다. 꿈의 새싹이 돋아나는 아름다운 종석산에서 햇빛 범종소리가 들린다. 운판 소리도 들린다.



종석산 정읍사 / 강산



종석산에서 정읍사(井邑詞)

노래소리 들린다

달하 노피곰 도다샤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종석산 정읍사(井邑寺)에서

범종소리 들린다

행주좌와어묵동정(行住坐臥語默動靜)

모든 것이 선(禪) 아닌 것 없다

내 가슴 속으로 들려오는

달빛 종소리, 요것은 도대체 뭣이다냐


옥정호에서 올라오는 물안개 발자국소리다냐

참나무 숲으로 숨어드는 밤의 숨소리다냐

참나무 그늘을 덮고 잠든 산삼들의 잠꼬대다냐

홀로 달아오른 산삼 열매들의 후끈거림이다냐

아. 나는 너무 오래도록 떠돌았던 장돌뱅이였구나

아, 나는 너무 오래도록 보지 못한 청맹과니였구나


제주공항에서 여수공항은 바로 코 앞 이었구나

이륙하고 추자도가 보이더니 바로 착륙이구나

여수에 도착한 나비는 연어의 종착역을 지나

옥정호가 있는 숲으로 날아가는 구나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아, 참으로 먼 세월이 한 순간이구나

종석산에서는 정읍사(井邑詞) 후렴소리 들리고

종석산 정읍사(井邑寺)에서는 운판소리 들려오는데

나의 지친 가슴 속에서 환하게,

꿈꾸던 숲에서 드디어 산삼 꽃이 함께 영그는구나






KakaoTalk_20200729_112732395.jpg
2004.jpg
_7LIvuroaHZo7PNwvVY1zXHVe5Q.jpg
2001.jpg
001.jpg
005.jpg
002.jpg
003.jpg
004.jpg
KakaoTalk_20200729_112758659.jpg
KakaoTalk_20200729_113024357.jpg
KakaoTalk_20200729_113027604.jpg
KakaoTalk_20200729_113030445.jpg
0001.jpg
0003.jp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