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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현실 1

- 강산 시인의 세상 읽기 &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9

by 강산







꿈과 현실 1

- 강산 시인의 세상 읽기 &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9




나는 어디에서 왔을까? 아주 먼 옛날은 기억할 수 없어도 최근의 일들은 기억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나는 아마도 공기에서 왔을 것이다. 나는 아마도 물에서 왔을 것이다. 나는 아마도 음식에서 왔을 것이다. 나는 공기와 물과 음식을 통하여 아버지 몸 속으로 들어갔을 것이다. 아버지의 심장소리를 들으며 불을 만났을 것이다. 아버지의 붉은 불이 되었을 것이다. 아버지의 붉은 알이 되었을 것이다. 너무나 붉어서 하얗게 타버린 재가 되었을 것이다. 붉은 피가 변하여 하얀 정자가 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나는 불알에서 한동안 머물다기 긴 여행을 떠났을 것이다. 정신이 퍼뜩 들면서 무작정 달렸을 것이다. 나를 닮은 3억 명의 또 다른 내가 무작정 함께 달렸을 것이다.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들은 모두가 승리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우왕좌왕 하지 않고 무작정 앞으로 직진으로만 달려서 승리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갈팡질팡 하지 않고 따로 생각할 겨를도 없이 무작정 달렸기 때문에 승리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대문이 열리고 방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대음순이 열리고 소음순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큰 입술이 열리고 작은 입술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드디어 새로운 길을 만났을 것이다. 아버지의 길에서 어머니의 길로 들어서는 길을 만났을 것이다. 그렇게 나는 새로운 길을 만났을 것이다. 어머니의 축축한 질은 그렇게 나의 길이 되었을 것이다.


나는 요즘 사랑 공부를 좀 열심히 하고 있다. 나의 의지와 상관 없이 날마다 과외 수업을 받고 있다. 밤마다 사랑의 여신들이 찾아와 나를 가르치고 있다. 나의 꿈속이 온통 사랑 교실이 되고 있다. 사과를 먹으면 사과 같은 여신이 찾아오고 감귤을 먹으면 감귤 같은 여신이 찾아오고 무화과를 먹으면 무화과 같은 여신이 찾아온다. 자청비가 찾아오고 아프로디테가 찾아오고 항아가 찾아온다. 황진이가 찾아오고 춘향이가 찾아오고 양귀비가 찾아오고 서시가 찾아오고 클레오파트라가 찾아온다. 첫사랑이 찾아오고 내가 좋아하는 시인이 찾아오고 오래 전에 남몰래 사랑하는 여인이 꿈처럼 꿈속으로 찾아온다.


신의 손길이 부족하여 이 세상에 어머니를 보내셨다고 한다. 하지만 어머니께서는 너무 바쁘셔서 나에게 사랑의 향기를 가르쳐주지 않으셨다. 나는 지금껏 진짜 사랑을 모르고 살아왔다. 사랑하면 죽는다는 병에 걸려서 나는 어쩌면 사랑을 알았어도 사랑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오기 시작한 사랑의 여신들이 나는 아직도 너무 낯설다. 나와는 너무나 멀었던 세상이 나에게 찾아오기 시작한다. 금단의 사과를 따먹고 비로소 눈을 뜨기 시작한 아담처럼 나는 이제 오히려 뱀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 비록 꿈속이지만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했던 이런 세상이 그리 싫지는 않다. 나는 이제 오히려 밤마다 그 사랑의 여신들을 기다리기도 한다. 사과 같은 여신을 만나고 싶으면 사과를 먹고 홍시 같은 여신을 만나고 싶으면 홍시를 먹고 밤송이 같은 여신을 만나고 싶으면 알밤을 먹고 꿈속으로 걸어서 들어간다. 꿈속에는 오늘도 밤꽃 같은 여신이 있고 복사꽃 같은 여신이 있고 양귀비꽃 같은 여신들이 있다.


나는 그동안 오직 일하기 위해서만 살았던 것 같다. 살기 위해서 일을 해야 하는데 나처럼 일하기 위해서 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나는 이제 일보다 꿈속이 더 좋다. 나에게 사랑을 가르쳐주는 사랑의 여신들이 있어서 나는 참 좋다. 깊은 사랑에 대하여 남자들은 잘 모른다고 한다. 남자들은 구조적으로 사랑을 깊이 알 수 없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남자들은 처음부터 구조적으로 깊이가 없다고 한다. 그리하여 남자들의 오르가즘도 사정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남자들은 더 깊은 사랑에 대하여 말 할 자격이 없다고 한다. 신이 인간을 만들 때 남자는 그냥 쉽게 생각하고 대강대강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남자들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랑을 모르는 불량품이라고 한다. 남자들이 단순하고 무식하고 힘만 센 이유를 남자들은 스스로 알지 못한다고 한다. 그리하여 신은 새로운 마음으로 정성껏 혼신을 다하여 처음부터 다시 한 번 여자를 만들었다고 한다. 여자를 만들 때에는 신이 많은 생각을 거듭한 후에 완벽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남자들은 생리적 도구와 성적 도구를 하나로 만들었고 여자들은 성적 도구와 생리적 도구를 따로따로 분리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여자들에게 그런 특권을 준 것은 임신과 출산에 따른 고통을 보상하기 위해서 남자들보다 더 큰 기쁨과 더 오래도록 지속되는 행복을 선물하기 위해서 그렇게 완벽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인간은 신의 악기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인간은 여러 악기들의 기능을 하나로 합쳐서 만든 멀티악기라고 한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 함께 연주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금관악기가 되고 현악기가 되고 건반악기가 되고 타악기가 되도록 잘 만들었다고 한다. 황홀하고 훌륭하고 아름다운 연주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부드럽고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데 남자들은 손길이 너무 거칠어서 번번히 연주를 망치기 일쑤라고 한다. 무엇보다도 잘 만들어진 훌륭한 악기를 농기계로 쓰거나 그냥 방구석에 세워두고 먼지만 가득 쌓이게 한다는 것이다. 쓰면 쓸수록 연주를 하면 할수록 훌륭한 악기가 되고 훌륭한 연주자자 될 수 있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잘 모른다고 한다. 땅을 울리고 바다를 춤추게 하고 하늘을 감동시킬 수 있는 바이올린 연주를 할 수 있고 하늘과 바다를 노을보다 더 아름답게 물들일수 있도록 색스폰 연주를 잘 할 수 있는데 남자들이 번번히 망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심지어 남자들은 자신의 악기를 총이나 대포나 미사일로 사용하고 있다고도 말한다. 아직도 남자들은 사랑의 연주에는 관심도 없이 시계나 자동차만을 좋아라고 따라다닌다고 한다. 그래서 여자들도 함께 연주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명품 핸드백이나 들고 밖으로 나다니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나무 껍질은 사실은 죽은 세포들이다. 그러니까 나무들은 죽은 세포들이 산 세포들을 보호한다. 죽음이 삶을 보호한다. 나는 이제 드디어 아프로디테의 아들 에로스로 다시 태어난다. 나의 아버지는 어쩌면 제우스일지도 모른다.



* 에로스


고대 그리스의 사랑의 신이며, 기원전 7~6세기 서사시에서는 무서운 힘과 예측할 수 없는 습격을 하는 신, 사랑의 쾌락과 미(美)의 신으로 생각되었다. 또 우주혼돈의 질서화의 원리라고도 하였는데, 이러한 사상은 파르메니데스 등의 철학자에게로 흘러들었다.


플라톤은 이 말이 원래 갖고 있던 성적 의미를 없애고 철학용어로 사용하였다. 그것은 나중에 플로티노스를 통해 신(新) 플라톤주의, 나아가서는 중세의 신비주의적 사랑의 개념으로 이어졌다.


플라톤에 의하면 에로스란 절대의 선(善)을 영원히 소유하려고 하는 차원 높은 충동적 생명력이다. 멸(滅)해가는 것은 그 본성으로서 될 수 있는 대로 영원불멸하기를 바라는데, 그것은 오직 생식(生殖)에 의해 낡은 것 대신 새로운 것을 남김으로써 가능하다. 이 하나의 아름다운 육체를 소유하고자 하는 사랑을 모든 육체의 미(美), 심령상의 미, 직업이나 제도의 미, 나아가서는 교육이나 예술, 철학상의 미에 대한 사랑으로까지 승화시켜, 마침내는 미 그 자체인 이데아의 인식에까지 이르는 데 에로스의 참뜻이 있다고 한다.


그러기 때문에 에로스는 인도철학의 바크티(신들의 경지에 이르는 열광적 절대귀의의 감정)나 불교의 자비, 유교의 인애(仁愛), 또는 그리스도교에서의 아가페나 필레오와는 구별되는, 가장 그리스적인 사랑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프로이트는 1920년 정신분석 용어로서 처음 이 말을 썼다. 그의 말에 의하면 에로스는 일종의 에너지와 같은 것이어서, 그 목적은 생명을 보존하고 추진시키는 데 있다. 그것이 성(性)의 본능과 결부될 때는 리비도가 되고, 자기 보존의 본능과 결부될 때는 자아(自我) 리비도로 나타난다. 또한 그는 에로스를 생명의 극한이라고 한다면 그 반대의 극한은 죽음의 본능이라고 말하였다.


* 꿈을 깨니 또 꿈이요, 깨었던 꿈도 꿈이로다 / 혜범스님


불교에서는 고통의 원인을 인간의 내재적 욕망과 무명에 둔다. 많은 사람들이 고통이 사라져야 행복이 온다고 믿는다. 아니다.

고통이란 무엇인가. 불교에서는 고통을 사고팔고(四苦八苦)라 한다. 존재를 사고 죽음을 팔고, 죽음을 사서 존재를 팔고. 사고(四苦)란, 생로병사를 말한다. 팔고(八苦)란 4고에 이별, 만남, 부득(不得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함), 인생고를 더하는 것이다.

경허의 참선곡을 보면 도시몽중이로다. 꿈이로다. 꿈이로다. 부귀문장 쓸데 없다. 황천객을 면할소냐. 풀끝에 이슬이요, 바람속에 등불이라. 오던 길로 가는 이여. 가는 이여, 가는 이여. 오던 길이 어드메뇨. 열반피안 거기런가, 하는 대목이 나온다.

괴로움, 고통이 사라지고 즐거움만 남는 이치는 없다. 괴로움, 고통이 사라지면 즐거움도 사라지는 법이다. 불행이 사라지면 행복도 사라진다. 번뇌즉보리인 것이다.

아침나절 성하더니 저녁나절 황천이라. 꿈이로다. 꿈이로다. 도시몽중, 모두가 다 꿈이로다. 꿈 깨니 또 꿈이요, 깨었던 꿈도 꿈이로다.

허리가 아파 병원에 입원했을 때 공장에서 일 하다 왼쪽 팔이 잘려 나갔는데 왼손이 아프다고 난리를 피우던 환자가 있었다. 그 환자를 내가 데리고 나갔다. 그리고 담배 한 개비를 내밀었다. 그 환자는 왼손으로 담배를 받지 못했다.

무엇보다 우리들의 내재적 욕망과 무명을 타파해야 할 일이다. 만산홍엽, 가을이다. 고통 속에 있는 바로 당신, 우리가 행복인 것이다. 허공사를 보니 주지는 이른 새벽 벌써 탁발 나갔다. 게으른 중만 허공을 바라보고 꿈이라 헛소리나 하고.


* 여성의 오르가즘


여성의 오르가즘! 여성이 성관계 시 느끼는 가장 절정의 쾌감으로서 오르가즘을 자주 강하게 느끼는 여성은 심신이완 효과에 의해서 심장질환이 예방되며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도 있다. 또한, 생리통까지 감소시켜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러한 여성의 오르가즘은 결국은 상대방 남성의 성행위로 도달하게 되는데 남성이 성교하는 것은 아주 본능적인 행위이지만, 여성을 오르가즘에 도달하게 하는 것은 남성의 성 능력에 많이 좌우하게 된다.

여성이 주도적으로 성생활을 하고 성행위 자체에 대해서 많은 대화를 나누는 서양여성에 비해서 한국 여성들은 성관계 시 실제로 오르가즘을 느끼는 빈도는 대단히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성 기능 장애는 여성보다 남성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정반대다.

한국 성 과학 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대한민국 여성 중 약 54%가 심각한 오르가즘 장애 및 여성 성 기능 장애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성 성 기능장애가 남성보다 4배에 이를 정도로 높은데도 치료에는 소극적인 것이 현실이다.

또한, 단지 사정만 되면 오르가즘을 느끼는 남성에 비해서 대단히 복합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는 여성 오르가즘!

일반적인 남성들은 성에 대해 전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성에 대한 지식을 잘못 알고 있는 남성들이 대부분인데, 그중에서도 가장 잘 알지 못하는 것이 바로 여성 오르가즘에 대한 지식이다.

여성과의 성교 시간이 길수록 오르가즘의 강도도 더욱 높아진다고 생각하는 남성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오늘 1시간 했다’ 처럼 남성들이 음경 크기만큼 집착하는 것이 바로 성교시간이다. 성교시간이 길수록 오르가즘이 극대화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성교시간이 짧을 때보다 길 때 오르가즘에 도달할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킨제이 성 보고서에는 80~90%의 여성이 삽입 후 15분 이내에 오르가즘에 도달한다고 적혀있다. 즉, 15분 정도의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오르가즘이 가능한 것이다. 또한, 여성은 한 번의 성교로도 여러 번의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는 멀티오르가즘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여성의 오르가즘을 최대한으로 강하게 느끼게 하는 방법은 비교적 짧은 시간에 도달이 가능한 여성의 오르가즘의 특징을 기억하고, 상대방 여성의 성감 및 신체에 대한 특징을 파악하는 것이다. 둘만의 대화가 오고 가는 성관계를 한다면 단 한 번의 성교로도 여성은 충분한 강도의 오르가즘을 느낄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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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로디테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올림포스 12신 중 하나로 미와 사랑의 여신이다. 여성의 성적 아름다움과 사랑의 욕망을 관장하는 여신이다. 제우스의 딸이라고도 하고 우라노스의 잘린 성기에서 흐른 정액이 바닷물과 섞여 생겨난 거품에서 태어났다고도 한다. 주로 탐스러운 가슴을 드러낸 벌거벗은 몸으로 표현된다. 로마 신화의 베누스와 동일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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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메로스에 따르면 아프로디테는 제우스디오네 사이의 딸이고, 헤시오도스에 따르면 우라노스의 딸이 된다. 아프로디테는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와 결혼하였지만 둘 사이에는 자식이 없었고, 애인 아레스와 사이에서는 에로스, 하르모니아, 포보스, 데이모스, 안테로스 등 여러 명의 자식을 낳았다. 그밖에도 아프로디테는 헤르메스와 사이에서 헤르마프로디토스를 낳았고, 디오니소스와 사이에서 프리아포스를 낳았고, 인간 안키세스와 사이에서 로마의 시조로 알려진 아이네이아스를 낳았다.


호메로스는 『일리아스』에서 아프로디테가 제우스오케아니데스(오케아노스의 딸들) 중 한 명인 디오네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하였다. 하지만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에 따르면 그녀는 크로노스의 낫에 잘린 우라노스의 성기가 바다에 떨어져 그의 정액과 바닷물이 섞이면서 생겨난 거품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아프로디테는 ‘거품에서 나온 여인’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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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노스의 정액에서 생겨난 바다 거품은 펠로폰네소스 남쪽 키테라 섬에 닿았다가 다시 키프로스 섬으로 밀려갔는데 아프로디테는 그곳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아프로디테는 키테레이아(‘키테라 여인’) 혹은 키프리스(‘키프로스 여인’)이라고도 불린다.


aa31_338_i8.jpg?type=w460_fst&wm=N 앙리 제르벡스, 비너스의 탄생, 19세기경© Photo RMN, Paris - GNC media, Seoul





아프로디테는 또한 아나디오메네라는 별칭으로도 자주 불리는데 이는 ‘바다에서 올라온 여인’이라는 뜻이다. 아프로디테 여신이 바다 거품에서 태어났을 때 계절의 여신 호라이 자매와 우미의 여신 카리테스 자매가 그녀를 맞아주고 아름답게 치장해주었다고 한다.


아프로디테의 기원


아프로디테는 올림포스 열두 신 중 한 명이지만 그 기원은 올림포스 신들이 생겨나기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화학자들은 셈족 신화에 나오는 다산의 여신 아스타르테에 대한 숭배가 페니키아인들에 의해 키프로스 섬과 키테라 섬으로 전파된 뒤 아프로디테로 바뀌어 그리스 본토로 상륙하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와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미의 여신으로서 모든 남성을 사로잡는 사랑의 욕망을 주관하는 여신이다. 반쯤 흘러내린 옷 사이로 속살이 드러난, 혹은 가슴을 완전히 드러낸 알몸의 아프로디테는 남성의 성적 욕망을 자극하는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이는 결혼생활을 주관하는 헤라의 정숙한 아름다움이나 처녀 신인 아테나아르테미스의 청초한 아름다움과 대비된다. 그리고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는 ‘가장 아름다운 여인에게 선사한다’고 새겨진 황금사과를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 세 여신 중에 아프로디테에게 바쳤다.


aa31_338_i11.jpg?type=w340_fst&wm=N 일명 "아를르의 비너스"라고 불리는 아프로디테, BC 360년경© Photo RMN, Paris - GNC media, Seoul


아프로디테를 수행하는 여신들로는 청춘의 여신 헤베, 조화의 여신 하르모니아, 계절의 여신 호라이, 우미의 여신 카리테스 등이 있다. 이들은 아프로디테를 미의 여신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꾸미고 치장해주는 일을 주로 하였다.


aa31_338_i10.jpg?type=w460_fst&wm=N 프란츠 플로리스 1세, 비너스와 에로스, 16세기경© Photo RMN, Paris - GNC media, Seoul


후대로 가면서 아프로디테는 꼬마의 형상으로 표현된 사랑의 신 에로스와 함께 있는 모습으로 자주 표현되기 시작했으며, 이에 걸맞게 에로스의 혈통도 밤의 여신 닉스의 자식에서 아프로디테가 제우스 혹은 아레스와 사이에서 낳은 자식으로 바뀌었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 따르면 아프로디테는 모든 남성의 시선을 사로잡는 매력을 부여하는 ‘카리스’라고 불리는 허리띠(혹은 팔에 장식하는 케스토스)를 지니고 있었다. 헤라는 트로이 전쟁 때 제우스를 잠재운 뒤 그리스군을 도울 요량으로 아프로디테의 허리띠를 빌려 몸에 두르고 제우스를 유혹하였다.


아프로디테의 남자들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신 아프로디테는 가장 못생긴 절름발이 신 헤파이스토스의 아내가 되었다. 이는 제우스가 아들 헤파이스토스를 하늘에서 떨어뜨려 절름발이로 만든 것이 미안하여 그 보상으로 아프로디테를 아내로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욕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조신하게 헤파이스토스의 아내로 머물러 있지 않고 끊임없이 바람을 피웠다.


aa31_338_i4.jpg?type=w460_fst&wm=N 아프로디테와 헤파이스토스프랑수아 부셰, 1757년, 루브르 박물관


그녀가 바람을 피운 상대로 특히 유명한 남성은 전쟁의 신 아레스이다. 두 연인은 헤파이스토스가 자리를 비우기만 하면 밤이고 낮이고 만나서 사랑을 나누었는데, 보다 못한 태양의 신 헬리오스가 이를 헤파이스토스에게 일러주었다. 헤파이스토스는 미칠 듯이 분노했지만 아내 앞에서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그물을 만들어 아내의 침대에 설치하고 렘노스 섬에 다녀온다며 집을 나서는 체 하였다.

남편이 집을 비우자 아프로디테는 곧 아레스를 불러들여 침대로 갔고, 두 사람은 헤파이스토스가 쳐 놓은 그물에 꼼짝없이 붙잡히는 신세가 되었다. 헤파이스토스는 모든 신들을 불러 이 광경을 구경시키면서 아프로디테와 아레스에게 모욕을 주었다. 보다 못한 포세이돈이 둘을 풀어주도록 헤파이스토스를 설득하였고, 헤파이스토스는 충분한 보상을 하겠다는 아레스의 다짐을 받고 나서야 그물을 풀어주었다. 하지만 아프로디테와 아레스의 관계는 그 뒤로도 계속 되어 둘 사이에서는 열 명도 넘는 자식들이 태어났다.

아프로디테와 아레스는 서로에 대한 애욕 못지않게 질투심도 강했다. 아레스는 아프로디테가 미소년 아도니스를 사랑하자 질투심에 불타 숲으로 사냥하러 나온 아도니스를 멧돼지로 변신하여 들이받아 죽여버렸다. 또 아프로디테는 새벽의 여신 에오스가 아레스를 유혹하여 그의 사랑을 받게 되자 분을 참지 못하고 에오스에게 저주를 내렸다. 그러자 에오스는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하게 되는, 그것도 죽을 운명의 젊은 인간만을 사랑하는 운명이 되었다. 이때부터 에오스는 아침마다 지평선 위로 날아올라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젊은 청년을 살펴야 했는데, 이런 행동은 그녀의 얼굴에 부끄러운 홍조를 띠게 하여 새벽 하늘을 붉게 물들었다고 한다.

아프로디테는 또 헤르메스와 정을 통하여 남녀 양성을 모두 지닌 헤르마프로디토스를 낳았으며, 디오니소스와도 관계하여 엄청난 크기의 성기를 가진 번식력의 신 프리아포스를 낳았다.


아프로디테와 아도니스


아름다운 청년 아도니스는 아프로디테의 분노를 사서 나무로 변신한 미르라의 몸에서 태어났다. 키프로스 왕 키니라스의 딸 미르라는 아주 아름다운 처녀로 나라에 구혼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는데, 이에 우쭐해진 키니라스는 자신의 딸이 아프로디테보다 더 예쁘다고 자랑하다 여신의 분노를 샀다. 여신은 미르라의 마음에 아버지에 대한 연심을 불어넣어 동침하게 하였고, 이를 안 키니라스는 딸을 죽이려 하였다. 하지만 이를 불쌍히 여긴 신들이 그녀를 같은 이름의 나무(몰약나무)로 변하게 하였고, 임신한 채로 나무로 변신한 미르라는 분만의 여신 에일레이티이아의 도움으로 열 달 뒤 아도니스를 낳았다.


aa31_338_i5.jpg?type=w460_fst&wm=N 비너스와 아도니스티치아노, 1555-1560년, 폴 게티 미술관, 로스앤젤레스


아프로디테는 아기 아도니스를 하데스의 아내 페르세포네에게 맡겨 기르게 하였다. 아도니스가 아름다운 청년으로 자라나자 아프로디테는 그를 되찾으려고 하계로 갔지만 마찬가지로 아도니스에게 마음을 빼앗긴 페르세포네는 내주려하지 않았다. 두 여신은 서로 아도니스를 차지하려고 다투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제우스에게 중재를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제우스는 지혜로운 무사이 여신(뮤즈) 칼리오페를 중재자로 보냈고, 칼리오페는 두 여신에게 아도니스와 함께 보낼 시간을 균등하게 배분해주었다. 칼리오페는 아도니스를 1년의 3분의 1은 아프로디테와 보내고, 3분의 1은 페르세포네와 보내고, 나머지 3분의 1은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지내도록 했다. 그러자 아도니스는 1년의 3분의 2를 아프로디테와 보냈다.

하지만 아도니스는 결국 질투심에 불타는 아레스가 변신한 멧돼지의 이빨에 찔려 죽고 말았다. 아도니스가 흘린 피에서는 붉은 아네모네 꽃이 피어났고, 그를 구하려 다급하게 달려가다 가시나무에 발을 찔리는 바람에 아프로디테가 흘린 피는 그때까지 흰색뿐이었던 장미를 붉게 물들였다. 아무튼 이로써 아도니스는 영원히 페르세포네의 차지가 되었다.


파리스의 판결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킬레우스의 아버지인 펠레우스와 해신 네레우스의 딸 테티스의 결혼식에는 올림포스의 모든 신들이 초대되었지만 단 한 명 불화의 여신 에리스만 초대를 받지 못했다. 이에 분노한 에리스는 불청객으로 결혼식에 찾아가 ‘가장 아름다운 여인에게 바친다’는 글귀가 새겨진 황금사과를 연회석에 던졌다. 그러자 이 사과를 아테나, 헤라, 아프로디테 세 여신이 서로 차지하겠다고 고집하면서 말썽이 생겼다.


aa31_338_i6.jpg?type=w460_fst&wm=N 파리스의 판결안톤 라파엘 멩스, 1757년, 에르미타슈 미술관, 상트페테르부르크


세 여신의 다툼으로 골치가 아파진 제우스는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에게 심판을 맡겼다. 이에 헤라는 파리스에게 사과를 자신에게 주면 최고의 권력을 주겠다고 했고, 아테네는 누구보다 뛰어난 지혜를 약속했고, 아프로디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주겠다고 했다. 파리스는 사과를 아프로디테에게 주었다. 하지만 파리스에게 그리스 최고의 미녀 헬레네를 안겨준 이 결정은 나중에 트로이 전쟁으로 이어졌고, 파리스는 자신의 피로 그 대가를 치렀다.


아이네이아스와 로마의 건국


아프로디테는 인간과도 사랑을 나누었다. 그녀는 이데 산에서 양을 돌보고 있던 다르다니아의 왕자 안키세스의 사랑을 얻기 위해 자신을 프리기아의 왕 오트레우스의 딸인데 헤르메스에게 납치되어 이데 산으로 오게 되었다고 거짓말까지 하였다. 아프로디테는 그렇게 안키세스와 사랑을 나누어 임신을 하게 되자 그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히면서 이제 아들을 낳게 될 터인데 그가 장차 트로이인들을 다스릴 것이며 대대손손 자손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얼마 뒤 아프로디테는 아들 아이네이아스를 낳아 이데 산의 님페들에게 맡겨서 기르다가 5살이 되었을 때 아버지 안키세스에게 보냈다.


aa31_338_i7.jpg?type=w460_fst&wm=N 안키세스와 아프로디테안니발레 카라치, 1595년, 두칼레 궁전, 베네치아


아이네이아스는 훗날 트로이 전쟁에서 헥토르 다음으로 용맹을 떨치는 장수가 되었고, 트로이가 패망한 다음에는 유민들을 이끌고 바다를 헤맨 끝에 이탈리아의 라티움에 정착하였다. 이곳에서 그는 원주민 왕 라티누스의 딸 라비니아와 결혼하여 새 나라 라비니움을 건설하였고, 또 그가 트로이에서 데려온 아들 아스카니오스(혹은 이울루스)는 라비니움 남동쪽 알바 산 기슭에 알바 롱가 왕국을 건설하였다. 아이네이아스가 죽은 뒤 그와 라비니아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실비우스는 두 나라를 모두 물려받아 훗날 로물루스레무스 형제에 의해 건설될 로마의 토대를 마련하였다.

아프로디테(로마 신화의 베누스)는 나중에 로마의 수호신으로 숭배되었다.


아프로디테 인물관계도 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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