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동주 시인과 함께 마지막 순례를 떠난다 004
스스로 뛰어내린 목숨도 날아간다
화산폭발이 일어났던
그때의 모습도 생생하게 보인다
수많은 재가 날아와 쌓이고
용암이 용암의 등을 밀고 내려온다
월라봉 단애에는 박수기정이 있다
박수는 샘물이요 기정은 절벽이니
절벽에서 바가지로 먹는 샘물이다
바위 속에도 물길은 숨어 있다
바위 속에도 숨길은 살아 있다
어둠 속에도 살길은 뚫려 있다
세월은 절벽들도 조금씩 무너뜨린다
스스로 절벽을 뛰어내린 바위도 있다
스스로 절벽을 뛰어내린 목숨도 있다
그런 절벽 아래에서 살리는 것들도 있다
바람과 파도가 숨결을 다시 불어넣는다
바람과 파도의 손길이 다시 일으켜 세운다
칼날로 쪼개진 마음을 부드럽게 다듬는다
잃어버린 문자도 불러 모아 가슴에 품는다
잊어버린 약속도 되새기며 그리움 싹튼다
검게 빛나는 눈빛은 더욱 깊어진다
항아의 침대 같은 바위들도 있고
광개토대왕비 같은 바위들도 있다
기하학을 새겨놓은 병풍도 있고
별자리를 새겨놓은 마당도 있고
별빛들을 켜 놓은 눈빛들도 있다
지금도 유반석이 남아 있는 월라봉
유반석 아래 푸른 비둘기가 살고 있다
용왕의 아들 글 읽는 소리도 들려온다
용왕 아들은 난드르 서당에서 글을 읽고
용왕은 물소리 막아주는 방음벽을 세운다
창고천의 물소리를 병풍으로 막아준다
몽고로 말을 실어 보냈다는 대평 포구
아직도 월라봉을 내려오는 말 발자국소리
용왕이 밀집시켜 놓은 거인들이 보인다
좁은 유치장에 갇혀있는 양민들도 보인다
바람과 파도의 숨결로 빚은 조각품
바람과 파도의 손길로 빚은 목숨들
하늘의 길이 보이고 바닷속 길이 보인다
나도 이제는 돌아갈 날이 멀지 않았다
나는 오늘도 이렇게 신의 숨결로 하루를 시작한다
단애라는 말과 난간이라는 말의 말을 생각한다
절벽이라는 말고 낭떠러지라는 말을 생각한다
월라봉 단애와 박수기정이라는 말을 생각한다
월라봉 단애 아래 자연이 조각한 야외전시장이 있다
월라봉 절벽 아래 파도가 조각한 바다전시장이 있다
박수기정 낭떠러지 샘물 먹고 태어나는 목숨이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야외 조각공원을 감상하며
절벽이라는 말과 벼랑이라는 말을 생각한다
벼랑이라는 말과 낭떠러지라는 말을 생각한다
단애라는 말과 난간이라는 말을 생각한다
비슷한 말이지만 절벽은 벽이라는 말 때문에
수직 절벽 아래에서 더 잘 어울리는 말이다
나는 오늘도 가장 낮은 바다 길을 걸으며
월라봉 단애 뿌리에서 절벽을 올려다본다
이어도공화국 베이스캠프 곁에
월라봉 단애가 있다.
월라봉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 있다.
흔히, 사람들이 박수기정 절벽이라고 말한다.
절벽 위로는 올레길이 있다.
박수기정이란 팻말 앞에서 보는
바다 풍광이 절경이다.
마라도와 형제섬이 보이는 바다 풍경을 보면
저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하지만 여기는 위험한 구간이다.
바로 곁이 수직 낭떠러지이기 때문이다.
처음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은 여기가
그렇게 위험한 곳이라는 사실을 알 수 없다.
그래서 사진을 찍다가 떨어져 죽을 수도 있다.
80미터가 넘는 수직 낭떠러지라는
사실을 알아야만 한다.
한 발짝 때문에 바로 사망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바로 여기에서 실수로 죽은 사람도 있고
스스로 떨어져 죽은 사람도 있으니
명심하고 또 명심해야 한다.
월라봉 단애는 낭떠러지
위로 걷는 일도 위험하지만
절벽 아래로 걷는 일도 위험하다.
절벽 아래는 길이 없고 바위들로 가득하다.
또한 바닷물이 들어오면
바위 위로도 잘 다닐 수 없다.
그래서 큰맘 먹고 이 길을 가려면
반드시 조수간만의 차와
조간대 시간을 반드시 확인하고
들어가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황개천과 대평포구 사이에서
갇히는 불상사가 있으니
각별히 조심하길 바란다.
그리고 가능한 나처럼 혼자 가지 말고
누군가와 함께 가길 바란다.
그래야만 혹시 발을 삐더라도
무사히 구출받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래도 우리 집 앞마당이라서
혼자서도 잘 갈 수 있다.
나는 사람이 빚은 조각품보다
자연이 빚어놓은 조각품들이 더 좋다.
어쩌면 여기는 나를 위한 전용
전시장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저마다의 아름다운 전시장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당신의 전시장에서 살고 싶다.
당신의 가슴속에서 숨 쉬는 영혼이고 싶다.
* 이어도공화국 베이스캠프 곁에 월라봉 단애가 있다. 월라봉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 있다. 흔히, 사람들이 박수기정 절벽이라고 말한다. 절벽 위로는 올레길이 있다. 박수기정이란 팻말 앞에서 보는 바다 풍광이 절경이다. 마라도와 형제섬이 보이는 바다 풍경을 보면 저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하지만 여기는 위험한 구간이다. 바로 곁이 수직 낭떠러지이기 때문이다. 처음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은 여기가 그렇게 위험한 곳이라는 사실을 알 수 없다. 그래서 사진을 찍다가 떨어져 죽을 수도 있다. 80미터가 넘는 수직 낭떠러지라는 사실을 알아야만 한다. 한 발짝 때문에 바로 사망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바로 여기에서 실수로 죽은 사람도 있고 스스로 떨어져 죽은 사람도 있으니 명심하고 또 명심해야 한다.
월라봉 단애는 낭떠러지 위로 걷는 일도 위험하지만 절벽 아래로 걷는 일도 위험하다. 절벽 아래는 길이 없고 바위들로 가득하다. 또한 바닷물이 들어오면 바위 위로도 잘 다닐 수 없다. 그래서 큰맘 먹고 이 길을 가려면 반드시 조수간만의 차와 조간대 시간을 반드시 확인하고 들어가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황개천과 대평포구 사이에서 갇히는 불상사가 있으니 각별히 조심하길 바란다. 그리고 가능한 나처럼 혼자 가지 말고 누군가와 함께 가길 바란다. 그래야만 혹시 발을 삐더라도 무사히 구출받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래도 우리 집 앞마당이라서 혼자서도 잘 갈 수 있다. 나는 사람이 빚은 조각품보다 자연이 빚어놓은 조각품들이 더 좋다. 어쩌면 여기는 나를 위한 전용 전시장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저마다의 아름다운 전시장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당신의 전시장에서 살고 싶다. 당신의 가슴속에서 숨 쉬는 영혼이고 싶다.
https://youtu.be/-gkj5YQNFzs?si=uJco9Ne8ywDvFGS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