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시인과 함께 13
― 젊은 여자가 흰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놓고 일광욕을 한다
윤동주 시인과 함께 13
― 젊은 여자가 흰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놓고 일광욕을 한다
흰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놓고 일광욕을 하던 젊은 여자가 돌아왔다 유관순이 되어 돌아왔다 성자가 되어 돌아왔다 예수님이 되어 돌아왔다 성모마리아가 되어 돌아왔다 부처님이 되어 돌아왔다 등신불이 되어 돌아왔다 비닐과 은박지를 뒤집어쓴 키세스 시위단이 되어 돌아왔다 대설주의보 속으로 돌아왔다
한남동의 검은 아스팔트 길은 깊은 밤에 성당이 되고 법당이 되고 십자가가 되었다 오늘도 눈부처가 된 젊은 성자들이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을 낳고 있다
*
젊은 여자가 흰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놓고 일광욕을 한다
젊은 남자가 검은 옷 아래로 검은 다리를 드러내놓고 일광욕을 한다
젊은 여자가 흰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놓고 비에 젖는다
젊은 남자가 검은 옷 아래로 검은 다리를 숨기고 비에 젖는다
젊은 여자가 흰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놓고 눈을 입는다
젊은 남자가 검은 옷 아래로 검은 다리를 숨기고 눈에 밟힌다
검은 아스팔트 위에 눈사람이 앉아있다
검은 아스팔트 위에 눈사람이 노래한다
검은 아스팔트 위에 눈사람이 피어난다
검은 아스팔트 위에 눈사람이 떠오른다
검은 아스팔트 위에 눈사람이 반짝인다
늙은 여자 하나 흰머리 풀어헤치고 붉은 여우 꼬리를 감춘다
늙은 남자 하나 흰머리 풀어헤치고 붉은 멧돼지 이빨 감춘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흰 눈이 내리는 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흰 달빛 내리는 밤
젊은 여자가 흰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놓고 월광욕을 한다
젊은 남자가 검은 옷 아래로 검은 다리를 숨기고 월광에 욕을 한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달의 눈빛이 붉다
비닐과 은박지로 대설주의보를 불태워버린 한남동의 등신불들이 뜨거운 태양을 부르고 있다 키세스 등신불이 겨울밤을 녹이고 있다 어둠까지 불태워버리고 있다 그렇게 떠오른 붉은 태양이 봄을 낳고 있다 눈사람 망부석에 따뜻한 피가 돌기 시작한다
(유튜브 대본)
윤동주 시인과 함께 13
― 젊은 여자가 흰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놓고 일광욕을 한다
흰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놓고 일광욕을 하던 젊은 여자가
돌아왔다 유관순이 되어 돌아왔다 성자가 되어 돌아왔다
예수님이 되어 돌아왔다 성모마리아가 되어 돌아왔다
부처님이 되어 돌아왔다 등신불이 되어 돌아왔다
비닐과 은박지를 뒤집어쓴 키세스 시위단이 되어 돌아왔다
대설주의보 속으로 돌아왔다
한남동의 검은 아스팔트 길은 깊은 밤에 성당이 되고 법당이 되고
십자가가 되었다 오늘도 눈부처가 된 젊은 성자들이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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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여자가 흰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놓고 일광욕을 한다
젊은 남자가 검은 옷 아래로 검은 다리를 드러내놓고 일광욕을 한다
젊은 여자가 흰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놓고 비에 젖는다
젊은 남자가 검은 옷 아래로 검은 다리를 숨기고 비에 젖는다
젊은 여자가 흰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놓고 눈을 입는다
젊은 남자가 검은 옷 아래로 검은 다리를 숨기고 눈에 밟힌다
검은 아스팔트 위에 눈사람이 앉아있다
검은 아스팔트 위에 눈사람이 노래한다
검은 아스팔트 위에 눈사람이 피어난다
검은 아스팔트 위에 눈사람이 떠오른다
검은 아스팔트 위에 눈사람이 반짝인다
늙은 여자 하나 흰머리 풀어헤치고 붉은 여우 꼬리를 감춘다
늙은 남자 하나 흰머리 풀어헤치고 붉은 멧돼지 이빨 감춘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흰 눈이 내리는 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흰 달빛 내리는 밤
젊은 여자가 흰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놓고 월광욕을 한다
젊은 남자가 검은 옷 아래로 검은 다리를 숨기고 월광에 욕을 한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달의 눈빛이 붉다
비닐과 은박지로 대설주의보를 불태워버린 한남동의 등신불들이
뜨거운 태양을 부르고 있다 키세스 등신불이 겨울밤을 녹이고 있다
어둠까지 불태워버리고 있다 그렇게 떠오른 붉은 태양이
봄을 낳고 있다 눈사람 망부석에 따뜻한 피가 돌기 시작한다
https://youtu.be/mHqWNOXa4zA?si=D3GRrk7QiXgj8eo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