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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과 함께 23

―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by 강산




윤동주 시인과 함께 23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버드나무 곤장으로 볼기짝을 얻어맞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벌떡 일어선 곤장 형틀에 걸리었습니다 얼마나 더 곤장을 맞아야 할까요 엉덩이와 궁둥이가 확확 달아오르는데 급기야 볼기짝에서 피가 흐르고 있는데, 불붙은 볼기짝을 부여잡고 팔딱팔딱 뛰어오르고 있는데,


큰 도둑들은 나라를 팔아먹고도 저렇게 떵떵거리며 주인 행세를 하는데 어찌하여 죄 없는 춘향이는 옥에 갇히고 심청이는 인당수에 빠지고 흥보는 엄동설한에 난장으로 쫓겨나야 하나요


십자가는 이제 하늘의 문을 열 수 있는 열쇠가 되었다는데 벌써 2025번째 열쇠를 가지고 하늘의 문을 열어보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열쇠에 맞는 열쇠 구멍을 아직도 찾지 못했다


하루종일 걸어도 열쇠 구멍이 보이지 않는다 지친 태양이 바다에 빠지고 동쪽 하늘에 둥근 보름달이 떠오른다 아, 구멍은 역시 밤에 더 잘 보인다


하늘의 문을 열 수 있는 열쇠 구멍이 환하다 열쇠 구멍에서 나온 달빛이 바다에 크게 성호를 그으며 기도를 한다 등대 불빛들도 따라서 바다에 성호를 그으며 기도를 하기 시작한다 달빛의 묵상을 도우려는 듯 잔잔한 파도가 찬송가를 부른다


아, 오늘 밤에는 하늘의 문을 열 수 있을까 유대인이 아니어도 우리는 예수의 후손이 될 수 있을까 땅에서 온 우리들이 하늘이 될 수 있을까 십자가도 땅에 낮게 눕혔던 우리들은,





(유튜브 대본)



윤동주 시인과 함께 23 / 배진성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버드나무 곤장으로 볼기짝을 얻어맞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벌떡 일어선 곤장 형틀에 걸리었습니다

얼마나 더 곤장을 맞아야 할까요

엉덩이와 궁둥이가 확확 달아오르는데

급기야 볼기짝에서 피가 흐르고 있는데,

불붙은 볼기짝을 부여잡고 팔딱팔딱 뛰어오르고 있는데,


큰 도둑들은 나라를 팔아먹고도 저렇게 떵떵거리며

주인 행세를 하는데 어찌하여 죄 없는 춘향이는 옥에 갇히고

심청이는 인당수에 빠지고

흥보는 엄동설한에 난장으로 쫓겨나야만 하나요


십자가는 이제 하늘의 문을 열 수 있는 열쇠가 되었다는데

벌써 2025번째 열쇠를 가지고

하늘의 문을 열어보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열쇠에 맞는 열쇠 구멍을 아직도 찾지 못했다


하루종일 걸어도 열쇠 구멍이 보이지 않는다

지친 태양이 바다에 빠지고

동쪽 하늘에 둥근 보름달이 떠오른다

아, 구멍은 역시 밤에 더 잘 보인다


하늘의 문을 열 수 있는 열쇠 구멍이 환하다

열쇠 구멍에서 나온 달빛이

바다에 크게 성호를 그으며 기도를 한다

등대 불빛들도 따라서

바다에 성호를 그으며 기도를 하기 시작한다

달빛의 묵상을 도우려는 듯

잔잔한 파도가 찬송가를 부른다


아, 오늘 밤에는 하늘의 문을 열 수 있을까

유대인이 아니어도 우리는 예수의 후손이 될 수 있을까

땅에서 온 우리들이 하늘이 될 수 있을까

십자가도 땅의 높이에 맞추어 낮게 눕혔던 우리들인데,



https://youtu.be/7zE69BVXs2M?si=TBVkd6MERnu2s3w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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