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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과 함께 42

―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잼, 라이너 마리아

by 강산





윤동주 시인과 함께 42

―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비둘기도 시인이고 강아지도 시인이고 토끼도 시인이다

노새도 시인이고 노루도 시인이고 프랑시스 잼

라이너 마리아 릴케도 틀림없이 시인이다

이 세상에는 시인 아닌 것이 없다

모두가 시인인데 왜 시인으로 살지 못하는 것일까


제주도에서 오래 살아보니

송아지와 망아지가 제주도의 시인임을 알겠다

아무리 보아도 소와 말은 우리들의 시인이다

나는 지금껏 소와 말보다 훌륭한 시인을 만나지 못했다

제주도의 오름과 한라산을 누비는 소와 말들이 시인이다


제주도의 소와 말을 관장하는 목축신은 정수남이다

세경할망 자청비의 머슴이었다 머슴도 신이 될 수 있다

자청비 남편 문도령은 상세경으로 자연현상을 관장하고

중세경인 자청비는 오곡의 열매를 생산하는 농경의 신이고

하세경인 정수남은 가축을 돌보고 번성시키는 목축의 신이다


세경본풀이는 문도령과 자청비와 정수남의 이야기다

세경본풀이의 문도령과 자청비와 정수남이도 시인이다


백가지 곡식의 씨앗을 갖추었다는 백중날에

제주도에서는 두 가지 제사를 올린다

마을 본향당의 신에게 마불림제를 올리고

목축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테우리코사를 지낸다

마불림제는 장마 동안의 곰팡이 따위를 씻어 내는 제사이고

테우리코사는 목축신에게 우마의 안녕과 번성을 비는 고사다


그러니까 마불림제는 신에게 바친 옷을 거풍 하는 것이고

테우리코사는 머슴이었던 정수남이에게 올리는 밥상이다


제주도는 중산간 대부분이 소와 말들의 천국이다

신들의 땅에서는 뱀도, 바람도, 머슴도 신으로 살아간다


제주도는 산과 바다가 함께 있어서 없는 것이 없다

모든 것이 시처럼 함축적이고 은유적이고 상징적이다





https://youtu.be/EM-5nkszkkc?si=frxhNUxSgzQqAl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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