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잠을 자고 돌보니
3.8 잠을 자고 돌보니
『이어도문학』이 계간지가 되고 월간지가 되고 일간지가 되고, <이어도문학관>이 만들어지고, <이어도창작실>이 <이어도창작촌>으로 확대되고, 더욱 발전하기를 꿈꾸며……
나는 게으른 몽상가다. 나는 늘 꿈을 꾼다.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는 너무 멀다. 일반인들이 가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나는 늘 꿈을 꾼다. 마라도 혹은 서귀포시 이어도로 앞바다에,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 모양의 건물을 지어서, 이어도문학관을 만들고 그 안에 많은 방을 만들어서 이어도창작실을 만들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오래전부터 하고 있다. 이어도문학회와 이어도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힘을 합치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전설이 피워 올린 평화의 연꽃 한 송이 있다. 전설이 낳아 기른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가 있다.
제주도 사람들은 먼 옛날부터 태평양의 배꼽을 찾았다. 태반과 탯줄을 잃은 배꼽을 이어도라 불렀다. 이어도는 제주도 사람들의 고향이었다. 1900년 영국 상선 ‘소코트라호’가 배꼽을 보았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소코트라록(Socotra Rock)’이라 불렀다. 하지만 오래도록 이어도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배꼽을 보고 싶었으나 배꼽을 볼 수 없었다. 배꼽에 관한 소문만 무성했다.
1984년에 비로소 태평양의 배꼽을 볼 수 있었다. KBS와 제주대학교 해양대학이 파랑도 탐사에 성공했다. 한국해양소년단 제주연맹의 파랑도 탐사도 성공했다. 파랑도는 그렇게 이어도와 만났다. 꿈이 현실로 드러났다. 1986년에 암초 수심이 4.6m로 측량되었다. 이어도 최초의 구조물 ‘이어도 등부표’를 1987년에 설치했다.
이어도에 해양과학기지를 설치하기 위해 1995년에, 해저 지형을 파악하고 조류를 관측하는 등 현장조사를 실시하였다. 2001년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 착공에 들어갔다. 2003년 6월에 완공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어도 해양과학기지는 벌써 스물두 살 성인이 되었다.
해양, 기상, 환경 관측 체계를 갖추고, 해양 및 기상, 파고, 수온 등 해상 상태와 어장 정보, 지구 환경 및 해상 교통안전, 연안 재해 방지와 기후 변화 예측에 필요한 자료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있다. 무궁화 위성을 이용하여 관측 정보를 제공한다. 국립해양조사원에서 데이터 검증을 거쳐 기상청을 비롯하여, 관련 기관에 실시간으로 자료를 제공한다.
이어도 해양과학기지는 해저 지반에 박은 60m의 기초를 제외하고도 수중 40m, 수상 36m, 총중량 3,400t의 구조물이다. 400평 규모의 2층 Jacket형 구조물엔 관측실, 실험실, 회의실이 있고, 기지의 최상부에는 가로 21m, 세로 26m에 이르는 헬기 이·착륙장 외에, 등대시설, 선박 계류시설, 통신 및 관측시설 등과 함께 8인이 15일간 임시 거주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제주도 마라도에서 149Km, 가장 먼 해상에 설치된 해양과학기지는 평화의 연꽃으로 피어났다.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끝없는 도전의 상징이 되었다. 제주도 생성시기와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60만 평의 이어도 소코트라 암초, 그 위에 세워진 76m 높이의 철탑 위에 400평의 인공 섬을 만들었다. 사랑의 연꽃을 꽃피웠다. 3,400톤의 쇳물로 평화의 심장을 만들었다. 태평양의 배꼽에서는 이제 어머니의 숨소리가 들린다. 잃어버린 탯줄과 잃어버린 태반을 드디어 다시 찾았다.
이어도는 태평양에 있다.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는 북위 32° 07′ 22.63″ 동경 125° 10′ 56.81″에 있다.
이어도는 한․중․일 3국 중 한국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한국의 유인도 마라도(馬羅島)에서 남서쪽으로 80해리(149km), 일본의 도리시마(鳥島)에서 149해리(276㎞), 중국의 서산다오(余山島)에서는 155해리(287㎞) 떨어져 있다.
한국과 중국 사이의 바다의 거리는 236해리(436㎞)에 불과하다. 배타적 경제수역(EEZ) 200해리(370.5㎞)의 두 배인 400해리(741㎞)가 되지 않을 경우 양국은 협상을 통해 해양경계를 획정해야만 한다. 일반적인 획정 원칙인 ‘중간선 원칙’을 적용하면 당연히 한국의 관할 영역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자꾸만 이어도를 자기들의 바다라고 우긴다.
이럴 때는 시인들이 먼저 나서야만 한다. 한국과 중국과 일본의 시인들이 손을 잡고, 이어도에서 평화의 연꽃을 함께 꽃 피워야만 한다. 서로의 마음을 이어주는 섬이 되어야만 한다.
이어도문학회와 이어도연구회가 손을 잡고, 이어도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손에 손을 잡고, 마음과 마음을 합하여, 전설이 피워 올린 평화의 연꽃이 되어야만 한다. 너와 나를 이어주는 아름다운 이어도가 되어야만 한다. 아름다운 우리들과 의미 있는 우리들을 이어주는 이어도문학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또한 고귀한 인연으로 만난 이어도문학회 모든 가족들의 건강과 건승과 건필을 소망하며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