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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섬 이어도 / 권천학

by 강산





희망의 섬 이어도 / 권천학





1,

무엇인가가 보여!

거기 또 한 세상,

탐라의 물너울 넘어서 멀리 펼쳐놓은

푸른 베일 속, 든든한 발판에서

솟아오르는 희망이 보여!


향내 나는 안개 속에서

이올리안 하프가 빚어내는

천상의 선율에 맞춰 춤을 추는 선녀

옷자락에 수놓은 학(鶴)이 날아오르고 있어


숨비소리 소절마다 윤슬로 반짝반짝

그리움 새겨 넣은 노래 가락

해조음(海潮音) 사이로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우리가 살고 싶은 세상,

바다길 안개길 헤치고 파도에 떴다 지면서

우리들 가슴으로 밀려오고 있어


2

천지가 솟구치던 아득한 날

바다에 던져진 청동의 종(鐘) 하나

물살을 지고 엎드린 채 득음을 꿈꾸고 있어

거센 바람이 불면 거세게

으르렁대는 물 파랑에 목청 다듬고,

쏟아지는 햇볕에 몸을 맡긴 채

푸른 깃발을 올리고 있어


바다안개 속에서 출렁출렁

희망의 잔등을 밀어 올리며 무지개를 빚고 있어

남파랑₁을 넘어 넘어,

승풍파랑(乘風破浪)₂으로 우리를 싣고 나아가고 있어 우리들 가슴으로 밀려오고 있어

세계로, 내일로 밀어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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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파랑 : 남색(藍色)과 파랑의 중간색.

2. 승풍파랑(乘風破浪) : 먼 곳까지 불어 가는 바람을 타고 끝없는 바다의 파도를 헤치고 배를 달린다는 뜻으로, 원대한 뜻이 있음을 이르는 말



"솟아오르는 희망이 보여!"... 제6회 이어도문학상 권천학 시인 수상 : 월간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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