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밤의 거리
광풍(狂風)이 휘날리는
북국(北國)의 거리
도시(都市)의 진주(眞珠)
전등(電燈) 밑을 헤엄치는,
쪼그만 인어(人魚) 나.
달과 전등에 비쳐
한 몸에 둘셋의 그림자,
커졌다 작아졌다,
괴롬의 거리
회색(灰色)빛 밤거리를
걷고 있는 이 마음,
선풍(旋風)이 일고 있네.
외로우면서도
한 갈피 두 갈피,
피어나는 마음의 그림자,
푸른 공상(空想)이
높아졌다 낮아졌다.
_ (1935.1.18. 윤동주 18세)
4. 거리에서(시) _ 1집, 중판, 삼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