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쪼그만 인어(人魚) 나
4.7 쪼그만 인어(人魚) 나
뜨겁게 제 몸을 불태우던 연꽃은 지고
소신공양을 식혀주는 가을비가 내린다
연밥에 알알이 박혀있는 사리가 빛난다
하늘을 향해 요령을 흔들던 사리 연밥
고개를 숙이고 샤워기로 영혼을 씻는다
나는 그런 연못 속의 인어(人魚)가 된다
오늘도 연어의 종착역으로 헤엄쳐 간다
고향집을 둘러보고 반월산으로 올라간다
성덕산 차일봉이 보이고 검장산과 작산이 보인다
나는 부모님 유택을 지키는 소나무가 좋다
하늘로 승천하는 용이 되어 지키고 있다
용과 함께 지내려고 오늘도 용연으로 간다
내가 사는 연못에는 용과 연꽃이 함께 산다
연못 수면 위로 태백산맥이 그림자를 눕힌다
시장통의 약장수 입담이 걸다 소 꼬리 뱅뱅이,
조리질 뱅뱅이, 물명태 뱅뱅이, 헛뱅뱅이,.....,
백골난망 분골쇄신
나에게 긴 연휴는 긴 죽음이다
외서댁의 겨울 꼬막이 궁금하다
김범우와 염상진이, 염상진과 염상구가
정하섭과 소화가, 절굿공이와 도구통이,
하대치와 장터댁이, 염상구와 외서댁이,
그리고 외서댁과 강동식이 긴 사연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