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힛도와 삼섬과 애기삼섬

4.10 커졌다 작아졌다

by 강산





힛도와 삼섬과 애기삼섬

4.10 커졌다 작아졌다





백야도 들어가다 힛도를 보았다

백야도 들어가다 삼섬을 보았다

백야대교 입구에서 왼쪽에 있다

내 친구 향란이 외갓집이라 했다

힛도는 흰 섬이라고 하기도 한다

힛도는 원래 바다의 지명이란다


해양 지명 중 도진(渡津)[나루터를 중심으로 발달한 취락]의 대표적인 예라고 한다 ‘힛’은 백야도가 하얗게 보였기 때문에 붙여진 접두사이며, ‘도’는 명량(鳴梁)이나 노량(露梁)의 ‘량(梁)’과 같이 좁은 해협을 말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힛도는 하얗게 보이는 백야도 앞의 작은 나루터마을, 좁은 해협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작은 항구마을, 그래서 내 친구 향란이의 삶이 그렇게 희고 위태롭고 씩씩하고 아름답게 굽이쳐 흘러왔구나 이제 먼먼 젊음을 돌아와 아름답고 아늑하게 늙어가는 친구가 힛도항처럼 아찔하게 고요하구나


삼성도 아니고 삼섬도 아니고 애기삼섬도 아니고 힛도가 그리워지는 오늘이다 나는 오늘도 이렇게 너를 닮은 힛도로 간다 치명적인 사랑을 찾아서 좁은 해협으로 간다 무섭게 휘돌아 치는 사랑의 울돌목으로 간다


사랑의 울돌목에서 나는 커졌다 작아졌다 울렁울렁 보였다 안 보였다 파도로 울렁거리고 있다 윤슬이 되어 반짝인다 햇빛내림으로 새로운 길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