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반월산으로 간다

5.5 명예(名譽)와 허영(虛榮)의 천공(天空)에다

by 강산





오늘도 나는 반월산으로 간다

5.5 명예(名譽)와 허영(虛榮)의 천공(天空)에다




연어의 종착역에 있는 빈 집보다

부모님 나란히 누워계신 반월산이 더 좋다

나는 오늘도 반월산으로 간다

반월산으로 떠오르는 해를 보기 위해

새벽부터 서둘러서 반월산으로 간다

여자만마을에서 나와 어둠 속으로 출발한다

호수 때문일까, 주암에는 늘 안개 가득하다

곡성에 도착해도 아직은 해가 보이지 않는다

여자만과는 달리 아직은 벼들이 논에 서 있다

누런 벼들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연어의 종착역으로 가서 빈 집을 들른다

반월산에 도착해도 아직은 해가 보이지 않는다


나는 유배지에서 너무 오래 유배자로 살았다

이제 겨우 돌아와 부모님께 늦은 인사를 한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징검다리 건너 외딴집 곁에 있었던 밭까지

남김없이 팔아넘기고 인천으로 올라가셨던

할아버지가 먼저 돌아와서 묻히셨던 반월산

내가 유배생활을 하던 중에 화장을 하였다고 하였다

화장하여 수목장을 하였다는데 나무도 죽고 없다

가시덤불로 가득한 수목장 터를 정리하기 시작한다

아, 구렁이로 변한 것일까, 구렁이가 지킨 것일까

유골함이 묻혀있을 땅에서 구렁이 한 마리 나온다

아버지 살아계실 때

여기에 구렁이가 살고 있을 거라고 하셨는데

정말로 커다란 구렁이가 나와 소나무 아래로 간다


나는 이곳에 공원을 만들기 시작한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내가 죽으면 이곳에 묻힐 것을 생각하며

예쁜 꽃밭을 만들기 시작한다

아름다운 공원을 만들기 시작한다

내가 떠난 먼 다음날

우리들의 후손들이 가끔 찾아와서

먼저 간 선조들 이야기를 나누며

책갈피에 나뭇잎 한 장 끼워갈 수 있도록

아이들이 오고 싶을 만한 아름다운 정원을 만든다

절망이 너무 깊어서 죽고 싶은 아이들이 가끔 찾아와서

새로운 희망을 안고 돌아갈 수 있는

부활의 동굴 하나 꼭 만들어놓고 서산으로 기울어야만 하겠다


나는 오늘도 그렇게

명예(名譽)와 허영(虛榮)의 천공(天空)에다

꽃밭을 만들기 위하여 반월산으로 달려간다









붕어와 붕어빵





물이 차가워지니 붕어들도

돌 밑에 모여

겨울나기 대책 회의를 한다


그런데

꽝, 꽝, 꽝,

누가 메어치는 해머인가?


물 위에 떠오른 붕어들이

겨울 거리에서 식어간다


난장에서 떨고 있는 별빛

나는 차마 먹을 수가 없다





https://youtu.be/E7YfJGxOuX0?si=WaE_3CQ4Ska5lJ8_


https://youtu.be/iXwXt1EH4dk?si=-sIq4jscOP240Y-B

https://youtu.be/6q1s_MNvuU4?si=Fs4AgQRq-YODW4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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