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1 나의 바다에서
5.11 나의 바다에서
참으로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왔다
유배지에서 유배생활을 마치고
연어의 종착역으로 돌아왔다
연어의 종착역 뒷산 반월산에
어머니와 아버지께서 나란히 누워계신다
할머니와 할아버지께서는
오래도록 나란히 누워계시다가
하나의 항아리에 담겨 다시 묻히셨다
이제 할머니 할아버지 자식들은 찾아오지 못하고
홀로 고향을 지키시던 아버지 자식들만
가끔 찾아온다
물 건너에서 유배생활을 오래 한 나는
참으로 오랜만에 찾아와서
할머니와 할아버지 수목장터를 정리한다
가시덤불에 묻혀있던 항아리
수목장으로 심었던 소나무는 쓰러져서 죽고
새롭게 자리를 잡은 참나무 한 그루
그 주위에 꽃을 심으려고 정리를 한다
빈 땅을 긁다가 쓱, 벌집이 부서진다
벌들의 안방이 훤하게 보인다
당황한 벌들이 가을 하늘로 날아오른다
나는 나도 모르게
무자비한 철거반 깡패가 되고 말았다
느닷없이 집을 잃은 벌들의 복수가 무서워서
나는 서쪽 하늘의 노을이 되어 산을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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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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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에 전화를 하니 옥과 소방서에서 출동했다
꽃미남 둘이 와서 벌집을 뿌리까지 캐서 꺼냈다
벌들이 땅속에 오 층 아파트를 짓고 살고 있었다
겨울잠을 준비하던 벌들이 집과 함께 쫓겨났다
그런데 나의 고민은 또다시 새롭게 시작되고 있다
어찌하여 땅벌과 말벌은 한 집에서 살고 있었을까
나의 바다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만 할까
나의 바다에서 나는 누구와 함께 살아야만 할까
함민복
씨앗 하나
손바닥에 올려놓으면
포동포동 부끄럽다
씨앗 하나의 단호함
씨앗 한 톨의 폭발성
씨앗은 작지만
씨앗의 씨앗인 희망은 커
아직도 뜨거운 내 손바닥도
껍질로 받아주는
씨앗은 우주를 이해한
마음 한 점
마음껏 키운 살
버려
우주가 다 살이 되는구나
저처럼
나의 씨앗이 죽음임 깨달으면
죽지 않겠구나
우주의 중심에도 설 수 있겠구나
씨앗을 먹고 살면서도
씨앗을 보지 못했었구나
씨앗 너는 마침표가 아니라
모든 문의 문이었구나
https://youtu.be/vKt5Crtz9NA?si=bveqakONvByZyo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