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어도공화국 시와음악카페 달문moon 15
송악산에서 산방산으로 간다
절울이오름에서 사계리로 간다
사계리 해안에서 형제섬을 본다
아주 먼먼 옛날에도
이곳에 사람들이 살았다
사람들의 발자국이
화석으로 남아있다
뜨거운 용암을 등지고
바다로 뛰어가다
용암에 먹히고 말았을까
아니면
바다로 뛰어들어
간신히 살아날 수 있었을까
나는 송악산에서
산방산으로 간다
산방산은 백록담을
엎어서 놓았다
나는 저 산 안의 방에서
살아도 좋겠다
산방산 안으로 간다
상모리에서
사계리 해안으로 간다
죽을 끓이다가
죽솥에 빠진 설문대할망,
죽솥에서 자신의
어머니의 뼈를 보고,
어머니를 먹은
형들과는 함께 살 수 없어
이곳까지 와서
매일 삼천 배를 올렸다는
오백장군 형제의 두 아들,
형제섬을 보면서
사람발자국 화석에
나의 발을 맞춰본다
소와 사슴 발자국에
나의 발을 대어 본다
매머드의 발자국에
나의 발을 넣어본다
나는 아주 먼 옛날에
무엇으로
살다가 떠나갔을까
나는 지금
어느 계절의 모래밭에서
사랑하는 그대를
찾고 있는 것일까
아주 먼 다음에도
사람들은 이곳에서
살 수 있을까
사계리(沙溪里)는
계절로도 흐르고
검은 모래의 시내도 흐른다
사막의 모래바람이 흐르 듯
화산폭발과 함께
검은 재들이 흐른다
검은 재들은 바위가 되고
바위는 흘러 모래가 된다
모래는 파도에 쓸려간다
묻혀있던
발자국들이 되살아나
다시 걸어가기 시작한다
바다로 걸어가는
쌍봉낙타가 있다
사막을 건너온 낙타가
바다로 간다
형제섬에서는
낙타의 등이 보인다
형제섬에서는
돌고래가 노래를 한다
사계리에서
사마천은 『사기』를 다시 쓰고
단테는 『신곡』을 다시 노래한다
나와 윤동주 시인은
돌림노래를 하며
서로 한 곡씩 더 부르며
사계리(沙溪里)에서
사계리(四季里)로 간다
하지만 떨리는 내 가슴을 두렵게/만들었던 그 계곡이 끝나는 곳,/언덕 발치에 이르렀을 때, 나는//위를 바라보았고, 사람들을 각자의/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행성의 빛살에/둘러싸인 언덕의 등성이가 보였다//그러자 그 무척이나 고통스럽던 밤/내 가슴의 호수에 지속되고 있던/두려움이 약간은 가라앉았다 ―『신곡(神曲)』3
송악산에서 산방산으로 간다 절울이오름에서 사계리로 간다 사계리 해안에서 형제섬을 본다 아주 먼먼 옛날에도 이곳에 사람들이 살았다 사람들의 발자국이 화석으로 남아있다 뜨거운 용암을 등지고 바다로 뛰어가다 용암에 먹히고 말았을까 아니면 바다로 뛰어들어 간신히 살아날 수 있었을까 나는 송악산에서 산방산으로 간다 산방산은 백록담을 엎어서 놓았다 나는 저 산 안의 방에서 살아도 좋겠다 산방산 안으로 간다 상모리에서 사계리 해안으로 간다 죽을 끓이다가 죽솥에 빠진 설문대할망, 자기 어머니의 뼈를 보고, 이곳까지 와서 매일 삼천 배를 올렸다는 오백장군 형제의 막내 둘, 형제섬을 보면서 사람발자국 화석에 나의 발을 맞춰본다 소와 사슴 발자국에 나의 발을 대어 본다 매머드의 발자국에 나의 발을 넣어본다 나는 아주 먼 옛날에 무엇으로 살다가 떠나갔을까 나는 지금 어느 계절의 모래밭에서 사랑하는 그대를 찾고 있는 것일까 아주 먼 다음에도 사람들은 이곳에서 살 수 있을까
https://youtu.be/O5RLOlrFGxk?si=lUoUjS0uQGmsA2m5
https://youtu.be/QDq_1VNd6pw?si=A_VXTA_1k6wIrXZ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