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주의 혹은 부작용 / 배진성

― 이어도공화국 꿈삶글노래 44

by 강산





부주의 혹은 부작용 / 배진성





아침이 너무

무겁다

몸살기운이 돌아

비틀거리며

거실로 나가

콜대원을 먹는다

오늘 아침은 왜 이럴까

어제 미나리밭을 넓힌다고

너무 땅을

많이 판 것일까

그제 깜박하고

빠뜨린 약을

어젯밤

추가로 먹은 탓일까

항응고제 와파린은

각별히 주의해서

규칙적으로 먹어야 하는데

내가 지나온 시간의 길을

샅샅이 뒤져

원인을 찾는다

꼼짝하지 못하고 누워있다

오후에 잠깐 유수암에 간다

올리브곶디에 가서

잘라놓은 올리브나무

가지를 얻어온다

아르베키나 삽목수 다듬는다

몸살 핑계로 집에만 있는다

화장실에서 화들짝 놀란다

글쎄,

고추가 붉게 부풀었다

꽃샘추위가 아직 남았는데

때아닌 고추가 너무 익었다

나는 다시

깊이 반성을 한다

젊어서 제대로 못한 사랑을

늙어서 뒤늦게 꿈꾼 죄일까

늦은 사랑 앞에서 고민하는

부주의일까

혹시,

부작용일까

추가로 먹은

항응고제 와파린

약이 실핏줄을

터트린 것일까

오늘 밤은

약도 굶고 나간다

바닷가의 밤을

걷기 시작하니

양쪽 다리로

피가 흘러가고

성난 고추는

번데기가 된다

아, 바로

이것

이었구나!

다리로 흐르지

못한 피가

너무

가운데로만

몰려갔던 것이구나

이란에서는

초등학교 어린이가

백칠십오(175) 명이나

폭사를 당했다는데

나는 너무

나만을

생각하고 살았구나!

우리들은 너무

밖을 보지 못하고,

나는 너무

안에만 갇혀 살았구나

삶의 리듬을 생각한다

내 삶의 리듬과

세상의 리듬을 생각한다





https://youtu.be/k7htbPfftdU?si=eqT6rEhwKY0TQcwl

https://youtu.be/EJl2emWXKAY?si=HeakcPPL3YzMqMH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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