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산 시인의 세상 읽기 &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12
깊은 밤 산책을 나간다
개 짖는 소리 멀어지고
지상의 불빛 모두 사라진다
계곡 물소리가 나를 감싼다
물소리를 짚고 가는 지팡이 소리에
하늘에는 젖은 별빛들이 피어나고
월라봉에서는 노루가 노루를 부른다
유반석에서 부엉이 소리가 들려오고
달도 보이지 않는데 박수기정에서
항아가 내려와 샘물 마시는 소리 들린다
‘김광종영세불망비’ 앞에 앉아서 나는
도깨비들의 춤을 보며 물소리를 받아 적는다
휴대폰 메모장에 물소리와 별빛을 받아 적고
다시 하늘을 보니
그 많았던 별들이 모두 사라지고 없다
나는 다시 별빛을 찾아서 계곡으로 돌아가는데
별들은 보이지 않고 동백꽃들만 길가에 내려앉아
깊고도 푸른 물소리에 젖은 옷을 갈아입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