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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산 Oct 24. 2021

창세기 4장

- 이어도 공화국 10






창세기 4





나는 가인의 후예일까 아벨의 후예일까

나는 셋의 후예일까 아담의 후예일까

나는 이브의 후예일까 뱀의 후예일까


세상의 시작은 하나에서 시작하였으니

나는 그 하나님의 자식이 분명하다

태초의 처음은 없음에서 출발하였으니

나는 그 없음의 자식임이 분명하다


그리하여 세상의 모든 만물은 모두가 형제자매가 분명하다 너도 나도 모두가 형제자매가 분명하다 뱀도 그렇고 곰과 호랑이도 그렇고 여우와 늑대도 그렇다 고양이와 돼지도 그렇고 토끼와 사슴과 새들도 모두가 다 한 식구가 분명하다 원숭이와 코끼리와 낙타와 사자도 한 식구가 분명하다 나무늘보와 개미핥기도 우리들의 한 식구가 분명하다 소와 말과 개도 그렇고,


가인과 아벨은 하나님을 너무 몰랐다


하나님은 전지전능하고 모자란 것이 없다

하나님은 깡패나라의 두목이 아니다

하나님은 푼돈이나 뜯어먹는 양아치가 아니다

하나님은 오직 자식들을 사랑할 뿐

그 어떤 재물이나 예배도 바라지 않는다


하나님은 어떠한 뇌물도 바라지 않는데

인간들은 자꾸만 십일조 뇌물을 바치려고 한다

인간들은 자꾸만 보험용 뇌물을 상납하려고 한다

형제자매들끼리 서로 도와가며 서로 나누기를 바라는데

인간들은 자꾸만 아부하려고, 하늘에 뇌물을 상납하려고 

형제자매들의 재물을 더 많이 빼앗으려고 한다


아무리 보아도 하늘에는

지상의 재물을 쌓아 둘 창고가 없다


내가 사는 에덴동산에는 이제

하느님도 살고 단군할아버지도 살고 설문대할망도 함께 살아간다

부처님도 살고 공자님도 살고 예수님도 함께 모여서 정답게 살아간다

성경책도 읽고 팔만대장경도 읽고 사서삼경도 읽으며 살아간다

날마다 주기도문을 외우고 반야심경을 외우며 살아간다

가끔은 페이스북 속의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며 살아간다     

무화과나무 아래로 모세의 지팡이 같은 뱀이 한 마리 지나간다

나는 모세도 아니고 모세의 지팡이도 없어서

뱀을 집어 들지 못한다

무화과나무 잎이 넓은 그림자를 벗으며 잠시 흔들린다

무화과나무 열매 안쪽에서 꽃이 환하게 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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