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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산 Oct 31. 2021

민들레

- 이어도 공화국 25





민들레





이어도 공화국에서는 수시로

민들레가 피었다가 진다

봄에도 피고 여름에도 피고

가을에도 피고 겨울에도 핀다

서양민들레도 이제는

우리나라 민들레가 되었다

오늘은 예부터 전해오는 

민들레의 덕목을 생각한다

인(忍)을 생각하고 

강(剛)을 생각하고

예(禮)를 생각하고

용(用)을 생각하고

정(情)을 생각하고

자(慈)를 생각하고

효(孝)를 생각하고 

인(仁)을 생각하고

용(勇)을 생각한다

나는 오늘도 민들레에게

무릎을 꿇고 깊이 배운다






* 민들레의 덕목


옛날 서당에서는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 해 살이 '풀'인 "민들레"를 뜰에 심어 글을 배우는 제자들이 매일 같이 보면서 "민들레"의 '아홉 가지'의 덕목을 교훈으로 삼도록 가르쳤고 이를 "포공 구덕"(蒲公九德)이라고 했습니다.


1. 인(忍) : "민들레"를 밟거나 '우마차'가 지나 가도 죽지 않고 살아나는 끈질긴 생명력이 있어 '인'(忍)의 덕목을 지니고 있습니다.


2. 강(剛) : "민들레"는 뿌리를 자르거나 캐내어 며칠을 말려도 싹이 돋고 호미로 난도질을 해도 가느다란 뿌리를 내려 굳건히 살아나는 '강'(剛)의 덕목을 지니고 있습니다.


3. 예(禮) : "민들레"는 돋아 난 잎의 수만큼 꽃대가 올라와 먼저 핀 꽃이 지고 난 뒤 다음 꽃대가 꽃을 피우니 올라오는 순서를 알고 차례를 지켜 피어나니 '예'(禮)의 덕목을 지니고 있습니다. 


4. 용(用) : "민들레"는 '여린 잎'이나 '뿌리'를 먹을 수 있도록 '온몸'을 다 바친 유용한 쓰임새가 있으니 '용'(用)의 덕목을 지니고 있습니다.


5. 정(情) : "민들레"는 봄에 가장 먼저 꽃이 피며 꽃에는 꿀이 많아 '벌'과 '나비'를 불러오는 '정'(情)의 덕목을 지니고 있습니다.


6. 자(慈) : "민들레"는 '잎'과 '줄기'를 자르면 '흰 젖'이 흘러나와 상처를 낫게 하는 약이 됩니다. 이는 "사랑의 자비"를 뜻하는 '자'(慈)의 덕목을 지니고 있습니다.


7. 효(孝) : "민들레"는 소중한 약재로서 뿌리를 달여 부모님께 드리면 '흰머리'가 검게 염색되어 젊게 하니 '효'(孝)의 덕목을 지니고 있습니다. 


8. 인(仁) : "민들레"는 모든 '종기'에 아주 유용한 '즙'(汁)을 내어 사용합니다. 자기의 '몸'을 희생시키니 '인'(仁)의 덕목을 지니고 있습니다.


9. 용(勇) : "민들레"는 꽃이 피고 질 때 '씨앗'은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가 '돌 밭'이나 '가시밭'이나 '옥토'(沃土)에 떨어져 스스로 번식하고 '융성'(隆盛) 하니 "자수성가"를 뜻하는 '용'(勇)의 덕목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찮게 보이기만 하는 "민들레"가 이처럼 '아홉 가지' 그 '깊은 뜻'이 있음을 알고, 배우는 선조들의 '지혜'를 본받아야 하겠습니다. 



https://terms.naver.com/entry.naver?cid=62861&docId=5647219&categoryId=62861





민들레(왼쪽)와 서양민들레(오른쪽) (출처: 한국 식물학회, 안진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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