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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산 Nov 02. 2021

창세기 7장

- 이어도 공화국 29





창세기 7장





내가 사는 안덕면에 노아의 방주가 있다

이타미 준 선생님이 설계한 방주교회가 있다

유동룡 선생님의 숨결이 숲을 이루고 있다


수풍석 박물관도 있고 두손 박물관도 있고

포도 호텔도 있다 한결같이

내가 사는 산방산 쪽을 향하여 기도를 한다


나는 비가 오는 날에도 방주에 들어가지 않고

비를 맞으며 이어도공화국에서 돌길을 만든다


돌탑을 쌓을 때와

돌담을 만들 때와

돌길을 만들 때는

돌 모양에 따라 그 쓰임이 다르다


하늘을 받들 것인가

바람을 받들 것인가

사람을 받들 것인가


우리들은 모두가

자신들이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만 있게 될 때

자신의 시신을 치워 줄 수 있는

그런 손길을 은근히 사랑할지도 모른다


나는 오늘도 너를 생각하며

돌탑이 되어 보기도 하고

돌담이 되어 보기도 하고

돌길이 되어 보기도 한다


더욱 깊어지는 푸른 하늘이

푸른 바다 속으로 깊이 걸어서 들어가고

늙어서도 더욱 푸르러지는 청춘 하나

스스로 가을 깊은 숲 속으로 걸어 들어가

겨울을 덮고 긴 꿈속으로 누워서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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