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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산 Jan 25. 2023

도파민

도박과 우울증 28




중독이란 무엇일까

도박과 우울증 28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 / 현 


나 새벽에 자야 하지만 지금 당장 이 기분을 남기고 싶다. 나 방금 확실히 꿈이 생겼다. 도박전문 상담사가 될 것이다. 나 이렇게까지 내가 행복했던 적이 없다. 내가 나중에 잘돼서 아무리 몇십억을 번들 재발을 한다면 다 잃을 것이다. 나에게 큰돈은 의미가 없다. 도파민 수치로 치면 도박이 100이라면 지금 결심 하나로 70까지 나왔다. 단지 꿈이 생긴 건데 이렇게 행복해도 좋을까? 이 결심들을 통해 내 장점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나는 말을 잘한다. 낯도 가리지 않는다. 죽을 만큼 힘들었던 도박 경험도 있다. 어떤 상담사보다 내가 잘할 자신이 있다. 매일 도박센터로 출근하며 매일 나는 중독자인 것을 의식할 수도 있다. 중독에 관해 공부하며 나에 대해서도 깨닫고 우리 가족들도 도와줄 수 있다. 지금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아직 갈길이 멀고 도박전문상담사가 되는 길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사회복지학과를 나와야 한다면 대학교도 다시 재입학해 공부를 할 것이다. 매일 공부를 해야 한다면 매일 할 것이다. 나는 천성이 게으른 다. 하지만 지금 이 꿈이, 이 결심이 나를 바꿀 것임을 확신한다. 우리 가족들 내가 상담사가 되면 큰돈을 벌진 못해 재정적으로 큰 도움을 줄 순 없지만 꼭 해야겠어. 나는 도박 중독자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안다. 그리고 도박중독자의 가족들도 얼마나 힘들었는지 안다. 내 경험을 통해 도박중독자들, 그리고 도박중독자들의 가족들, 내가 회복으로 갈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지금이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다. 꿈이 생긴 게 이렇게 행복해도 될 일인가 싶다. 우리 가족들 내가 해 볼게. 이 꿈과 또 꿈을 이룬다면 내게 가장 좋은 회복이 될 것이다. 지금 너무너무 행복하다. 지금 이렇게 꿈이 생기고 회복의 방향을 잘 잡은 것. 아빠 덕분이에요. 내 모든 것들 오픈하고 병원에 갔다가 아빠랑 센터에서 같이 상담받은 날. 아빠가 가족모임 얘기 나왔을 때 주저 없이 내가 한 번 해본다고 한 순간. 그때 나도 ga에 나가야겠다는 생각과 또 다른 사람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 그리고 꿈이 생겼어요. 이제 미안하다는 말보다는 꿈이 생기게 해 줘서 감사해요. 내가 회복자 인턴부터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서 우리나라 최고의 도박상담 관련 전문가가 되어볼게요. 물론 조급하게 가 아니라 꼼꼼하게 정확하게 바른길로. 지켜봐 줘 우리 가족들. 내가 보여줄게. 2023.01.22. 03:21


나도 앞으로 현이와 함께 할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도박중독에 대하여 너무 몰랐다. 나도 이제 비로소 시작이다. 나는 너무 시행착오를 많이 했다. 앞으로는 차근차근 공부를 하여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현이뿐만 아니라 현이와 비슷한 처지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도박자뿐만 아니라 도박자 가족들에게도 작게라도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나는 이제 촌장이 되어야겠다. 도가 촌장이 되어야겠다. 도박자 가족들의 촌장이 되어야겠다.


청소년을 위한 정신의학 에세이

멈출 수 없는 즐거움을 어떻게 멈추지?

중독


"하루라도 널 보지 않으면 견딜 수 없어. 하루 종일 네 생각만 해. 어떻게 하지? 너에게 중독된 것 같아. 책임져."

한참 분위기 좋은 닭살 커플들의 대화다. 술도 마약도 아닌 사람에게 중독되었다고? 그것이 가능할까?

중독(addiction)이란 원래 의학 용어이지만, 지금은 흔히 사용하는 일상용어가 되었다. 명확하게 정의하기 어려운 사회 현상이 벌어졌을 때 사용하는 신드롬(syndrome)이라는 용어도 원래 질병(disorder)으로 정확히 진단하거나 원인을 규명하기 전에 증상, 징후, 다양한 특징을 뭉뚱그려 부르는 의학 용어다. 쇼핑 중독, 초콜릿 중독, 게임 중독 등 중독이라는 말도 자주 사용한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흔히 사용하는 단어라도 의미와 개념을 정확히 알고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니, 이번에는 '중독'에 대해 알아보자.


중독의 본래 의미


중독은 '특정 행동이 건강과 사회생활에 해가 될 것임을 알면서도 반복적으로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집착적 강박'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 정신 의학에서는 중독이라는 단어가 상용되면서 오해의 여지가 있다고 보고, '남용(abuse)'와 '의존(dependence)'으로 나누어 정의한다.

남용은 일상적인 양보다 많은 양의 물질을 섭취하고 그로 인해 사회생활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말한다. 콜라를 매일 한 병 정도 마신다면 남용은 아니다. 그러나 한 번에 페트병 2개를 단번에 마시는 사람은 콜라를 남용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통상적인 1인분의 몇 배를 한 번에 복용하거나 사용하는 것이 남용이다.

한편 의존에는 특징적인 증상이 있다. 먼저 '내성'이다.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 사용해야 하는 양이 늘어나거나 물질 혹은 행동을 원하는 시간이 점점 짧아진다. 예전에는 진통제를 12시간 간격으로 1알만 먹으면 통증이 가라앉았는데, 이제는 6시간 간격으로 2알은 먹어야 한다면 내성이 생겼다고 본다.

두 번째 증상은 제시간에 섭취하지 않으면 경험하는 심리적, 생리적 금단 증상이다. 생리적 금단 증상은 물질이 작용하던 생물학적 기전이 멈춰지면서 역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나른함을 느끼게 하는 약물은 흥분과 초조 또는 불안을, 짜릿함을 주는 약물은 나른함과 공허함을 느끼게 한다. 금단 증상은 무척이나 괴롭기 때문에 끊거나 줄이려는 노력을 포기하고 다시 그 물질을 복용하게 만든다. 그래서 중독된 사람은 그것을 찾아 헤매고, 편안히 복용하거나 사용하는 환경을 만드는 데 온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이를 구갈(craving)이라고 한다.

점차 그 행동은 즐거움을 위한 일시적 여흥이 아니라 삶의 중심으로 자리 잡는다. 그래서 해야 할 일이나 일상적 인간관계에 어려움이 생긴다. 그 행동 말고는 더 이상 재미있거나 성취감을 느끼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다가 다음 날 지각하거나, 게임하다가 밤을 새우다가 학교에 가서 졸거나, 시험 전날인데도 여자 친구와 통화하느라 공부하지 못하는 것이 좋은 예다.

이런 일이 자주 반복되면, 보다 못해 주변에서 "좀 줄이는 것이 어때?"라고 충고한다. 처음에는 정신이 번쩍 들어서 조절하려 노력한다. 그러나 이미 중독 단계에 접어든 사람은 쉽사리 끊지 못한다. 이제 그것 없이 사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 들어와도 나갈 때는 마음대로 못 나간다'는 깡패 집단의 논리가 여기에도 작용한다. 깡패 집단에 일단 들어가면 나가고 싶어도 나가기 쉽지 않다. 마찬가지로 중독에서 벗어나려 할 때 보복하는 행동대장은 '금단'이다. 강렬한 금단 증상을 경험하고 나면 다시는 벗어날 생각은 엄두도 못 내고 그 행동에 몸을 내맡기고 만다.


중독의 원리


도대체 무엇이 그리 좋아서 몇 번 만에 중독이 될까? 어떤 행동이 즐거움을 주면 그 행동을 반복하고 싶은 욕구가 강화된다. 이를 동기 강화라고 하는데, 이는 뇌 변연계(limbic system) 1)의 중 변연 도파민 시스템(mesolimbic dopaminergic system)의 보상 관련 학습으로 이루어진다. 해부학적으로는 배 쪽 피개 구역(VTA, ventral tegmental area), 측위 신경핵(nucleus accumbens) 및 이 둘을 잇는 도파민 섬유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이곳을 자극하는 물질이 들어오면 강화는 더욱 강렬해진다. 코카인과 같은 중독성 물질은 이곳에 직접적으로 작용하여 흥분감과 다행감을 느끼게 하고 행동의 강화를 부추긴다.

그런 물질이 아니더라도 도박해서 크게 땄을 때의 쾌감,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었을 때 느끼는 짜릿함, 평소 갖고 싶던 물건을 '질렀을 때' 경험하는 충만감도 뇌신경 회로를 강화한다. 그래서 점차 그 행동에 중독되는 것이다. 예전에는 마약, 술, 담배와 같이 몸 안에 들어가는 물질에 의해서만 중독된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에는 '행위 중독'이라고 해서 도박 중독, 게임 중독과 같은 중독적인 행동 역시 신경계의 학습과 보상 기전은 비슷하리라고 본다.



일부 연구에서는 알코올이나 도박 중독에 빠지는 사람들은 '감각 추구형(sensational seeking)' 기질이 강하다고 한다.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을 싫어하고, 위험한 일을 피하기보다는 직접 경험하기를 즐기며, 새로운 일을 시도한 후 실패해도 상처받지 않는 생물학적으로 타고난 성격을 지녔다고 한다. 이런 기질을 가진 이들은 끊임없이 자극을 추구하므로 잠시도 따분함을 견디지 못하고 더 큰 자극을 찾아 헤맨다.


균형 잡힌 삶을 위한 중독


한 가지 일에 미친 듯이 매진하는 것도 중독이다. 중독의 보상 회로가 그 일을 할 때 기쁨을 경험하게 하면서 그 일을 반복하도록 더욱 강화시켜 주기 때문이다. 중독되면 시야가 좁아지고, 우선순위를 나눌 때 그 일 한 가지와 나머지로 확연히 갈린다.

한 가지 운동이나 취미를 시작하면 열중하는 것도 어찌 보면 '중독'이다. 일시적인 중독은 삶의 활력소가 되고, 새로운 것을 학습하게끔 동기를 부여한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즐거움이나 집착은 줄어들고, 일상생활에 새로운 취미나 운동이 자연스레 스며들어 일부분을 차지한다. 이렇듯 삶이 균형을 되찾으며 조금씩 업그레이드되는 것이다. 이것이 중독이란 시스템의 순기능이다.

그러나 인간에게 중독이란 치명적인 유혹이다. 그래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고, 삶의 균형이 깨질 때까지 오직 '달리기'만 해서 후유증이 남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진다. 그러므로 유혹을 즐기며 삶의 원동력으로 삼되, 참고 절제할 수 있는 의지력이 필요하다. 유혹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한다면 '공부에 중독'되었다고 해도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한 가지만 쌓이고 커지다 보면 어딘가는 비거나 허물어지기 때문이다.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도박중독

[ gambling disorder ]

도박장애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도박으로 인해 심각한 손상이나 고통을 일으키는 행위            진료과 정신건강의학과


정의


도박장애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도박으로 인해 심각한 손상이나 고통을 일으키는 행위로 개인은 물론, 가족, 사회적 그리고 직업적 측면에서 장애를 일으킨다.

도박 장애는 DSM-III부터 병적 (pathological gambling)이라는 공식적인 진단으로 인정되었는데, 개인적 통제를 넘어선 도박 충동이 주가 된다는 측면에서 충동조절장애의 일종을 분류되었다. 최근 DSM -5에서는 물질 관련 및 중독장애로 재분류되었다.


원인


1) 심리적 요인
정신분석적 견해로는 도박 행위를 피학적이고 강박적인 성격 성향, 흥분추구, 권위에 대한 도전, 무의식적 죄의식의 완화 우울감을 없애려는 노력등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2) 유전적 요인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규모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3) 신경 생물학적 요인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아드레날린, 오피오이드계의 이상이 보고되고 있다.


증상


도박에 대해 계속 집착하며 조절하는 능력을 상실한다. 돈을 잃게 되면 판단력이 떨어지고 계속 집착하게 되어 결국 자포자기 상태로 도박에만 매달리게 된다. 이 상태가 되면 성격의 황폐화가 일어나 흔하게 거짓말을 하고 도박행위를 숨긴다.

또한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불법행위를 하거나 가정적, 사회적으로 심각한 후유증이 있는데도 도박을 지속한다.
정서적으로 짜증이 많아지고 난폭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결국 대인관계와 가족 기능의 문제, 재정 문제, 고용의 어려움, 법적 문제등에 직면하게 된다.


진단/검사


DSM-5의 진단기준은 다음과 같다.

A.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문제적 도박행동이 임상적으로 현저한 손상이나 고통을 일으키고 지난 12개월 동안 다음 항목 중 4개 (또는 그 이상)가 나타난다.

1. 원하는 흥분을 얻기 위해 액수를 늘리면서 도박하려는 욕구
2. 도박을 줄이거나 중지시키려고 시도할 때마다 안절부절못하거나 과민해짐.
3. 도박을 조절하거나 줄이거나 중지시키려는 노력이 반복적으로 실패함.
4. 종종 도박에 집착함
5. 괴로움을 느낄 때 도박함
6. 도박으로 돈을 잃은 후 흔히 만회하기 위해 다음날 다사 도박함
7. 도박에 관여된 정도를 숨기기 위해 거짓말을 함.
8. 도박으로 인해 중요한 관계, 일자리, 교육적, 직업적 기회를 상실하거나 위험에 빠뜨림
9. 도박으로 야기된 절망적인 경제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돈 조달을 남에게 의존함

B. 도박 행동이 조증 삽화로 더 잘 설명되지 않는다.


치료


1) 인지행동치료 : 도박장애 환자들의 비합리적이고 왜곡된 인지체계로 인해 지속적으로 도박행동을 보인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인지행동치료가 이루어지며 효과적이다. 환자의 내적 통제력을 통해 도박 충동을 조절하고 더 나은 삶을 살도록 유도하는 것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초기에는 반드시 환자가 도박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2) 자조 모임 : 상호지지를 바탕으로 한 대중적인 자조 그룹은 익명의 도박중독자 모임 (GA, gambler's anonymous)이다. 단도박 모임은 도박의 치료는 물론이고 재활 및 재발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3) 가족 치료 : 환자가 도박을 하는 것은 가족들의 잘못이 아니지만 가족들의 비난이나 집착, 과거 빚에 대한 잘못된 대처 행동등이 환자의 도박행동을 더 강화시켜 준다는 사실을 교육해야 한다.

4) 약물치료 : 현재까지 도박 장애에 승인된 약물은 없다. 그러나 여러 연구에서 오피오이드 길항제 (naltrexone) , 항우울제, 기분 안정제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과/합병증


남성의 경우 청소년기 무렵부터 도박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고 여성의 경우는 중년기 이후에 도박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대부분이 자신의 도박문제를 부정하거나 부끄러워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자고 하기 때문에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예방방법


예방에 관한 대규모 연구는 아직 없으며 심리 교육이 도움이 된다.


식이요법/생활가이드


특별히 좋다고 알려진 식이요법은 없다.    


https://terms.naver.com/entry.naver?cid=51011&docId=2109941&categoryId=51011&expCategoryId=51011


통제력을 잃은 쾌감 추구 / 도박


주변에 내기나 도박을 유난히 좋아하는 친구가 한 명은 있다. 이런 친구는 꼭 카드 게임에만 집착하지 않는다.

"다음에 신호등이 빨간불로 바뀌었을 때 맨 앞에 서는 차가 택시라는 데 천 원!"
"오늘 수업 시간에 국어 선생님이 '이 바보들아'라는 말을 몇 번 할까? 5번 이상 하는 데 천 원."

이런 식으로 일상이 내기의 연속이다. 이들은 경쟁적이고 매사에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오르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일부는 세칭 '타짜'의 세계에 빠져든다.

허영만의 만화 『타짜』를 보면 속임수를 쓰다가 손목이 잘리고도 의수를 달고 화투를 치는 사람이 나오는데, 속이고 속는 것이 인생사라고 여긴다. 도박과 내기의 메커니즘은 도박장이나 카지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복권을 사거나 주식 투자를 하는 것도 유사한 심리를 바탕으로 한다. 위험을 감수하고 더 큰 이득을 얻으려 하는 것이다.

적절한 수준의 위험을 감수하는 용기는 도박을 통해 함양할 수 있다. "못 먹어도 고"라는 고스톱의 구호는 만용이 아니라 용기를 기르는 셈이다. 소심하게 게임하기보다 크게 베팅해서 성공했을 때의 쾌감은 대단하다. 그러나 문제는 오락과 재미를 위해 도박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그것만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도박에 중독되는 사람들


도박에 중독된 사람들은 명절 때 친척들과 모여 치는 고스톱이나 카드 게임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하루의 대부분을 도박이나 도박과 관련한 생각이나 행동에 쏟는다. 일반인이 하는 오락 수준의 도박을 '사회적 도박(social gambling)'이라 한다면, 도박에 중독된 사람들은 '병적 도박자(pathologic gambler)'라고 부른다.

이들이 보이는 행동은 알코올이나 약물 중독자들과는 사뭇 다르다. 기본적인 행동은 다른 중독자와 유사하다. 어느 수준 이상이 되면 돈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고, 어디에든 무엇을 걸고 따 냈을 때의 쾌감이 목적이다. 극소수의 타고난 문제아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구의 1.5퍼센트 정도가 병적 도박자로 추산되며, 미국의 경우 300만 명 정도가 그보다 낮은 수준의 '문제적 도박자'로 추정된다.

도박은 돈을 매개로 하기 때문에 금전적인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래서 월급을 차압당하거나 신용 불량자가 되고, 주변에 거짓말을 해서 돈을 빌린다. 더 나아가 회사의 공금을 유용하기도 한다. 어느 순간 문제를 자각하고 끊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노력해도 번번이 실패한다. 실패하면 기분이 나빠지고 상황은 더욱 안 좋아진다. '이번 한 판만'이라는 미련에 다시 도박장으로 향하고,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 도박을 한다. 개미같이 벌어서는 지금까지의 손해를 만회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더욱 무모하게 베팅하게 되고, 주변 사람들까지 무리수를 두게 한다. 결국 거짓말을 남발하고 범법 행위를 저지르는 비참한 지경에 이른다.

이렇게 무모한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무능하고 지능도 낮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도박 중독에 빠지기 전까지 이들은 사회적으로 상당히 성공한 경우가 많다. 경쟁에서 지는 것을 싫어하고, 누구에게 의존하기보다 스스로 알아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며, 집단에 속해 있기보다 개인의 능력으로 일을 해내고, 기본적으로 자신에 대해 확고한 믿음이 있으며 미래를 낙관한다.

이 부분만 살펴보면 '성공하는 사람의 전형'이다. 그렇지만 병적 도박에 빠진 사람들은 자신의 성격적 특성 때문에 더욱 도박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처음부터 타고난 겜블러였던 것은 아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MIT 천재들의 카지노 무너뜨리기』를 보면 MIT의 수학과 학생들이 고도의 확률 계산 능력을 바탕으로 블랙잭 게임을 할 때 남아 있는 카드를 예측하는 카드 카운팅 기법을 개발했고, 1994년부터 1998년까지 수십 군데의 카지노에서 많게는 수십만 달러의 돈을 땄다고 한다.

물론 특출한 사람이라면 빠른 계산으로 승리의 확률을 높일 수 있지만, 이는 극히 일부일 뿐이다. 그런데 그들은 개발한 기술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점차 더 큰돈을 따기 위해 더욱 위험한 도박사의 세계로 들어갔고, 어둠의 세계와 카지노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들이 처음 MIT에 들어갈 때, 또 수학적 흥미로 블랙잭을 접했을 때에 이런 일이 벌어지리라 내다볼 수 있었을까? 그들이 처음 돈을 따지 못했더라면 위험한 세계에 들어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병적 도박이라면 생리적 반응도 달라진다. 독일의 카지노에서 블랙잭이라는 카드 게임을 도박 중독자와 일반인들에게 즐기게 하고, 그들의 심박 수와 교감 신경계의 항진을 반영하는 혈중 노어에피네프린 수치를 측정했다. 두 집단 모두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심장이 빨리 뛰고 노어에피네프린 수치가 상승했다. 그러나 일반인은 곧 정상화된 데 반해 도박 중독자들은 게임하는 내내 상당히 높은 수준의 심박 수와 노어에피네프린 농도를 보였다. 게다가 뇌의 보상 기전 1)과 관련되어 있다는 신경 전달 물질인 혈중 도파민도 도박 중독자들에게서 높게 측정되었다. 도박 중독자나 일반인이나 모두 게임을 앞두고 흥분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도박 중독에 빠진 사람은 게임하는 내내 흥분을 유지하고, 더 많은 보상과 자극을 주고받기 위해 뇌의 보상 회로가 활발히 움직였다. 카드 게임이라는 특정한 대상에 대해 일반인과 다른 메커니즘이 작동하도록 몸과 마음이 학습된 것이다.


도박에 빠지는 3단계


일반적으로 병적 도박에 빠질 때 세 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첫 번째 단계가 '승리기'다. 한 번도 큰돈을 따 본 적 없는 사람이 도박 중독에 빠지는 법은 없다. 대부분은 우연히 카지노에 갔다가, 친구들과 어울리다가, 아는 사람들과 경마장에 놀러 갔다가 큰돈을 따고 큰 쾌감을 느낀다. 마약 중독자들이 단 한 대의 주사로 중독자가 되듯이, 이들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짜릿함을 경험한다.

잠깐! 그토록 짜릿하다면, 돈을 따는 사람은 모두 도박 중독에 빠질까?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매주 로또 당첨자들을 중독자들로 만들고 있는 셈이다. 병적인 수준의 도박을 하는 사람들은 타고난 성격적 경향이 있다고 보인다. 이들은 기질적으로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 또는 가정에서 돈 개념에 대해 왜곡된 교육을 받았을 수 있다. 저축이나 예산보다 투기, 일확천금을 중요하게 여기고, 돈의 많고 적음이 인간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며, 더 나아가 돈을 벌 수 있다면 목적이 수단을 넘어선다고 어릴 때부터 배운다. 이런 사람들이 자라나서 우연히 큰돈을 따면 봉인되었던 문이 열리면서 손쉽게 중독적 도박의 세계로 들어간다.

가까운 곳에 도박장이 있어서 항상 보고 자라는 것도 중요한 원인이다. 미국의 원주민 인디언들은 현재 인디언 보호 구역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살고 있다. 이들이 살아갈 방도가 없자, 미국 정부는 인디언 보호 구역 내에 카지노를 개설할 권한을 주었다. 외지인들이 들어와서 카지노를 즐기고, 인디언들은 그곳에서 일하고 돈을 벌었다. 그러나 문제는 외지인들에 비해 인디언들의 도박 중독 발병률이 2배는 높다는 사실이다. 한 연구에서는 인디언 보호 구역 내에서도 카지노가 세워진 곳에 가까울수록 도박 중독 발병률이 높다고 한다. 도박 중독은 그만큼 접근 가능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도박 중독자는 자신이 도박을 잘한다고 생각하며, 공부도 많이 하고 성실하게 연구한다. 초기에는 많은 돈을 따는 승리기가 반드시 있으며, 언제든지 원할 때 빠져나올 수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어느 순간부터는 통제력이 떨어진다. 잘 통제해 왔다고 여기던 판에서 돈을 잃는 일이 발생하면 지금까지의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점점 더 크게 베팅하고 큰돈을 잃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러면서 점차 수렁에 빠진다. 이 시기를 '점진적 손실기'라고 한다. 그전에는 타짜로 추앙받으면서 평정심을 잃지 않던 사람이 항상 돈을 잃고 손해만 보면서 서서히 무너지고, 추한 도박꾼이 되어 거짓말을 하다가, 공금을 횡령하거나 손을 대서는 안 되는 돈을 건드리는 수준에 이른다.

마지막에는 범법과 인간관계의 파탄으로 이어지는 절망기로 접어든다. 그 와중에도 도박 중독자는 절망하지 않는다. 가족들이 볼 때에는 우울증에 빠지고 자살이라도 할 것 같은 상황인데, 도박 중독자들은 절망기에도 여전히 희망을 잃지 않아서 주변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다. 중독자들은 "이번 한 번만 빚을 갚아 주면 다시는 하지 않을게요"라고 말한다. 너무 절실하고 확신에 차서 이야기하는 바람에, 가족이나 친구들이 빚을 갚아 주고 일자리를 알아봐 준다.

그러나 곧 월급을 들고 다시 도박장으로 향한다. 그동안 잃었던 모든 돈을 벌충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도박뿐이다. 한 달 동안 지루하게 일해서 쥐꼬리만 한 월급을 받아 조금씩 돈을 모으는 평범한 일상을 견디지 못하고, 그 시간이 너무나 길고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지금은 힘들지만 한 판만 제대로 따면 지금까지 신세 진 것을 모두 갚을 수 있다고 낙관적으로 바라본다. 이런 사람을 보면 분통이 터진다. 그러니 가족들은 도박 중독자 때문에 항상 실망하고, 경제적인 어려움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도박 중독자 본인보다 가족들이 더 힘든 것이다.



즐거운 게임과 위험한 도박


적당한 수준의 도박은 즐거운 여가이자 삶의 활력소다. 실제로 진검 승부를 벌이거나 맞붙었다가는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환경과는 거리가 먼 현대 사회의 사람들에게 게임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공간에서 승부의 세계를 체험하는 야생성 보존의 장이다. 그러나 야생성의 짜릿함에 매료되어 오직 그 안에서만 지내고 싶어 한다면? 목표 수익을 내는 데 만족하고 절제하며 기다릴 줄 아는 것이 투자이고, 수익 자체보다 어느 이상의 돈을 버는 쾌감 자체만을 바라면 투기라고 말하기도 한다. 게임과 도박, 사회적 도박과 병적 도박의 차이는 이런 행동 목적의 미묘한 차이에 있다. 지금 바라는 목적이 비현실적이고 요행만을 바라고 있다면, 도박에 가깝다.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수준의 목표를 세우고 이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할 때 노력은 즐거운 게임이 된다. 이때 도박적 목표에 지나치게 몰두하면 자칫 무리수를 두고는 후회할 만한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그 선을 넘지 않으려면 노력의 동기를 게임 수준에서 억제할 수 있는 성숙한 통제력이 필요하고, 선 너머 세계의 위험성과 비가역성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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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상식사전

도파민


 쾌락과 행복감에 관련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으로 이용되는 물질                         외국어 표기 dopamine(영어)


카테콜아민(catecholamine)에 속하는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 중 하나로서, 아미노산의 하나인 타이로신으로부터 시작하여 L-dopa를 거쳐 도파민으로 합성된다. 그 후 도파민에 OH기가 하나 추가되어 노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에피네프린으로 합성될 수 있다.

도파민은 혈압조절, 중뇌에서의 정교한 운동조절 등에 필요한 신경전달물질이자 호르몬이며 가장 널리 알려진 기능으로는 쾌감ㆍ즐거움 등에 관련한 신호를 전달하여 인간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만약 도파민의 분비가 비정상적으로 낮으면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며 감정표현도 잘하지 못하는 파킨슨병에 걸리게 되며, 분비가 과다하면 환각 등을 보는 조현증(정신분열증)에 걸릴 수 있다. 파킨슨병의 경우에는 도파민의 전구체인 L-dopa를 처방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 치료가 가능하다.



분자·세포생물학백과

도파민

Dopamine


도파민(dopamine)은 카테콜아민(catecholamine)과의 화학물질로서 뇌를 비롯한 우리 몸의 여러 곳에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도파민은 뇌와 신장 등에서 합성되는 전구물질인 L-DOPA로부터 카르복시기(carboxyl group)를 제거함으로써 생성된다.


도파민 경로


그림 1. 우리 뇌의 도파민 경로 (출처)


우리 뇌에서 도파민은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로서 작용한다. 도파민을 분비하는 도파민 뉴런들은 중뇌(midbrain)의 복측피개영역(ventral tegmental area), 흑질(substantia nigra), 시상하부 활꼴핵(arcuate nucleus of hypothalamus) 등에 위치한다. 복측피개영역에서는 대뇌피질과 변연계 등으로 도파민 신경지배를 하는데, 이들을 각각 중뇌피질(mesocortical), 중뇌변연계(mesolimbic) 경로(pathway)라고 부른다. 흑질에서는 선조체로 도파민 신경지배를 하며 이를 흑질선조체 경로(nigrostriatal pathway)라고 부른다. 시상하부 활꼴핵에 위치한 도파민 뉴런(TIDA neuron)은 tuberoinfundibular pathway를 통하여 정중융기 부위로 도파민 신경지배를 한다(그림 1).


생합성과 분비


생합성



그림 2. 도파민의 생합성과 분비 (출처)


도파민을 분비하는 뉴런에서는 티로신(tyrosine)으로부터 티로신수산화효소(tyrosine hydroxylase)를 이용하여 L-DOPA를 합성하고, 다시 DOPA 디카르복실라제(DOPA decarboxylase)를 이용하여 카르복시기를 제거하여 도파민이 생성된다(그림 2).

분비


생성된 도파민은 다른 모노아민(monoamine)과 마찬가지로 소포성 모노아민 수송체(vesicular monoamine transporter, VMAT)에 의해 세포질(cytosol)에서 시냅스 주머니(synaptic vesicle)로 이동하여 축삭 말단(axon terminal)에 저장된다. 활동전압(action potential)이 축삭 말단에 도달하면 전압의존성 칼슘통로(voltage-gated Ca2+ channel)가 열려 세포질 내 칼슘(Ca2+) 농도가 증가하므로 시냅스 주머니에 있던 도파민이 세 포 외배출(excocytosis)되어 시냅스 틈(synaptic cleft)으로 유리된다. 유리된 도파민은 시냅스 이후 세포막(postsynaptic membrane)에 발현된 도파민 수용체(dopamine receptor)에 결합하여 효과를 나타낸다. 한편, 시냅스 틈에 있는 도파민은 시냅스이전 세포막(presynaptic membrane)에 발현된 도파민 수송체(dopamine transporter)에 의해 다시 축삭 말단으로 재흡수되기도 하며, 재흡수 후 다시 분비되기도 하고 모노아민산화효소(monoamine oxidase, MAO)에 의해 분해되기도 한다.


생리적 기능


세포 효과


도파민은 세포막 수용체를 통하여 작용을 나타낸다. 도파민 수용체(dopamine receptor)는 D1부터 D5까지 모두 다섯 종류가 있다. 이 중 D1과 D5는 D1-유사(D1-like)라고 부르며 Gs 단백 의존적인 신호전달기 전을 활성화시킨다. D2, D3, D4는 D2-유사(D2-like)라고 부르며 Gi/Go 단백 의존적인 신호전달기 전을 활성화시킨다(그림 2). 따라서, 도파민은 흥분성(D1-유사 작용)이기도 하고 억제성(D2-유사 작용)이기도 하며, 이는 어떤 세포에 발현된 어떤 도파민 수용체에 작용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중추신경계


뇌 안에서 도파민은 실행(executive function), 운동(motor control), 동기 부여(motivation), 각성(arousal), 강화(reinforcement), 보상(reward) 등을 조절한다. 도파민 뉴런은 뇌 안의 특정 부위에 무리를 지어 분포하고 있으며, 각 무리의 신경 지배 영역과 도파민 경로, 그리고 그 기능은 아래 표 1과 같다.


관련 용어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 도파민 수용체(dopamine receptor), 도파민 수송체(dopamine transpor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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