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ixpence May 21. 2021

구(球)

너는 햇빛 아래 덩그러니 서있었다


해가 달에게 인사하러 가는 시간

모든 것이 아스라져도 좋을 그 때에

나는 밤의 얼굴을 하고서 널 만나러 갔으나

백야의 풍경을 품고서 하이얀 얼굴을 내밀던 너


구, 너는 아름답구나


수면 아래 고요히 머무르던 나에게

있는 그대로의 널 바라보는 일이란


곧은 시선으로 여린 품 하나, 끌어안듯

심연으로부터 날 일으켜 세우는 일


나의 두 눈을 의심하지 않은 채로

어쩌면 몰랐을 내 하루를 지고 사는 일


구, 너는 온전하다


작가의 이전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