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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효모 Mar 09. 2024

지금은 그냥, 원하는 것만을 원하기로

우리가 보낸 순간: 소설, 김연수

넌 나만 봐야 돼. 나중에는 이런저런 것들 볼 게 많겠지만, 어쨌든 지금은 나만. 뭐, 그런 식의 대사를 제가 좀 좋아하는 편이죠. 언젠가 친구의 아들이 유치원에서 좋아하는 여자애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는 자기만 보라고 말했다고 하더군요. 정말 골칫덩어리네. 아무 생각이 없군. 그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 하지만 아무 생각이 없으니까 세상 사람들은 가끔씩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 인생을 바칠 결심을 하는 게 아닐까요? 우리가 이만큼이라도 살 수 있게 된 건 그렇게 아무 생각이 없었던 사람들 덕분일 겁니다. 좋다는 느낌이 들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나중에는 이런저런 것들 생각할 게 많아질 테니까. 어쨌든 지금은 그냥, 원하는 것만을 원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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