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ad Kill

by 윤슬 김지현


넘실대는 가벼운 파도의 리듬으로

아침 산책하던 길


석간수 몰래 쫄래쫄래 쫒아 흘러내려와

마른세수 하던 길


실팍하게 내려앉은 수림의

든든한 그림자 위로

헐떡이던 숨 달래던 길


바짝 기氣오른 삼태성 이불 덮고

붉은 진달래 조명 아래 편히 잠들던 길






그 길을 먼발치 숨어있던

햇살 소곤대던 장독대 가득한

토담 언저리가


차가운 천둥 기계음 앞세워 발등까지

성큼성큼 걸어오더니


어느새 빛의 삼색 화합한

울타리를 치고는 건너오지 말란다



탐스러운 하얀 박 머리에 이고

가부좌 틀던

초가집 그림자 너머 자리한

논두렁 밭두렁


까치발로 살금살금 안마하며

얻어먹던 곡식 그리며


뜨거운 철봉 위 그렁그렁 매달린

눈물 삭혀본다




자유롭게 유영하는 솔바람만

추억하는 줄 아는 옛길


강자의 일그러진 실소失笑만이 가득한

초췌하게 핏기 잃은 차가운 얼굴 위를


숲속의 주인들은 망설임 없이 당당하게

기억을 걸어 나와 군말 없이 걸어간다




해거름 녘 금지된 노오란 안전선 너머

둔탁하게 맞부딪치는


도로의 울부짖는 소리가

먹물을 삼키고 있는 하늘을 공명시키며


절뚝절뚝 눈물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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