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근만근 천하장사도 들지 못한다는
무거운 눈꺼풀을 겨우 껌벅거리며
올리는 아침
을씨년스러운 기운이 온몸을 맴돌고
피곤함에 지쳐 수척해진 몸뚱이는
따스한 커피 한 잔에 의지해
기지개를 켠다
잠에 취한 마음마저 포근하게
살포시 깨워주는 그윽한 향내는
하루의 창을 부드럽게 열어 주지만
온기가 사라진 이에 베인 종이컵은
아름다운 향취가 맴돌던
환상의 시간을 부여했음이 무색하게
너저분한 길거리로 내동댕이쳐지고
밟히고 차여 볼품없이 찌그러져
검은 눈물을 흘린다
가치 전부를 인정받지 못한 채
필요한 순간에만 잠시 취하고 버려지는
얍삽한 인간사의 모습을 닮은 듯
애처롭기만 추레한 몸뚱이를 뒤로
풀벌레 우는 곤한 저녁
말짱한 자태로 수북하게 쌓여 있는
일회용품 쓰레기 더미의
어두운 그림자 뒤로
푸른 지구가 시름시름 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