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은 구름 뒤에 숨어 살며시 내미는
부드러운 햇살의 손길을 마주하는
이른 아침
한가득 보글보글 비누거품 일으켜
뿌연 창을 닦는다
푸르고 높은 하늘의 꼬임에
들뜬 망아지 마냥
하늘 품 깊숙이 안기어 날아올라
유영하고 싶지만
거품 한 사발 띄워놓고
물 두 바가지 뿌려보며
마음부터 닦아낸다
하염없이 밀려드는 고뇌의 눈물자국
하나하나 곱디곱게 문지르며
검붉게 얼룩진 가려진 마음부터
말끔하게 뽀드득뽀드득 닦아본다
<긴 그림자 속 빛 한줄기> 출간작가
반짝이는 잔물결처럼, 삶의 이면을 감각적인 언어로 기록하는 시인이자 칼럼니스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