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고 슬픈 시간들은
늘 더디고 더디게 흘러만 간다.
잔잔하게 흐르는 강물처럼
흐르고 있지만 흐르는 그 자체로
그대로인 것 같은 겉모습처럼
그렇게.
슬픔과 동화된 빗줄기는
뜨거운 눈물을 위로해주지만
아침부터 쨍쨍한 햇빛이
대지의 작은 그늘마저 빼앗은 시각이면
슬픔의 눈물조차도 마르게 해
더욱 소리 없이 속으로 더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된다.
하늘 높고 청량하게 맑은 날이면
그 슬픔이 어울리지 않음에
부끄러운 눈물은 잠시 주춤하며
부드러운 하늘의 잔잔한 향기에
그 슬픔을 맡겨보고 싶어 지기도 한다.
가끔씩 가끔씩
드물게 드물게
인생의 무력감과 가슴에 깊숙한
허기가 찾아와 견디기 힘들어질 때쯤
기쁨과 행복이라는 시간은
어떻게 알았는지
이런 모습이 애타게 안쓰러웠는지
빼꼼 고개를 내밀어 주곤 한다.
그러나
그 시간은 너무나 짧고
그 향기도 너무나 얕기에
그 시간을 그리워하고
추억하고 되새김질하며
그와 같은 달콤한 꿀맛 같은 행복을
다시 곧 보리라는 낮은 희망을 꿈꾸며
길지만 짧게 느껴졌던 순간 같은
그 시간을 그리며
그렇게 일생을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
비록 일생에 슬픈 시간이 가득하더라도
짤막한 행복이란 시간이
갑갑했던 긴 시간의 숨통을
한 번씩 한 번씩 틔어 주기에
그렇게 힘을 내어 살아가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