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가 무서운 이유가 두려움이 없기 때문이라 했던가?
하나 둘 나이를 더 먹어갈수록 무섭고 두려운 일이 많아짐은 그만큼 인생에서 겪은 일이 많기 때문일 테이다.
작은 초입만 봐도 대충 전체가 보이고 결과가 보이기에 미리 경계하고 두려워하며 최대한 피해 보는 일을 피해보기 위함일 듯.
하지만 가끔씩은 너무 용기 없이 쭈그러든 채
멋모르는 아이처럼 울상부터 짓는 경우도 생겨나곤 한다.
그런 나와 마주치는 날이면 웬지 서글퍼진다.
소리 없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하다 어느새 굵어진 빗방울이 되어 온 세상을 깊숙이 때릴 때였다.
미처 준비를 못해 우산이 없던 어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급하게 뛰며 비를 피해보고자 정신없이 달리고 있음을 볼 수 있었으나, 그들 뒤로 쾌활한 웃음소리와 함께 여유 있는 장난까지 치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두 청소년이 눈에 띄었다.
어른들은 무엇이 불안한지 정신없이 피하고자 한 비를 그렇게 어린 친구들은 놀이인 양 비를 즐기고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들처럼 비를 흠뻑 맞아본 때가 언제이던가?
초등학생 시절 동생과 교회에서 주일 오전 예배를 드리고 집에 가려는데 세찬 비가 쏟아졌고 부모님께서 우산을 가지고 오시기로 했는데도 그 사이를 못 기다리고 동생은 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끝내 빗속으로 뛰어들었다.
하는 수없이 나도 같이 빗속을 걸었다.
아니 처음에는 힘차게 뛰어갔다.
하지만 금세 흠뻑 젖은 몸을 보며 더 이상의 뜀박질은 무의미함을 느꼈고 동생과 나는 웃으며 그 빗속을 재밌게 장난까지 치며 돌아다녔던 기억이 생생하다.
40세는 不惑이라 하여 판단이 흐려지는 일도 없어진다 하였건만 그것이 늘 좋지만은 않을 것 같다.
혹하는 것이 있어도 시행착오를 겪어도 나름 그것은 상처이자 즐거운 추억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빗속을 웃으며 걷는 청소년들에게서 유년시절의 나를 발견하는 뜻깊은 날이기도 했다.
비 오는 날
가끔씩은 우산 없이 거리를 걸어도 좋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내면의 나와 만나는 순수한 시간.
그 순간 그렇게 나는
나 자신과 진솔하게 마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