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이 흠뻑 젖을 정도의 비가
하염없이 쏟아진다.
마치 고장 난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끊임없는 물처럼.
우산을 써도 바람과 함께 쏟아지는
물줄기를 쉽게 피할 수는 없다.
세차게 내리는 비는
바닥을 박차고 무릎까지 튀어올라
제 위세를 뽐낸다.
자연의 풍경에 점선을 더한 듯
점점이 선을 그으며 힘차게 내려온다.
차가운 빗소리는 마음속까지 파고들어
추위를 더한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차 한 잔이
간절하게 생각나게 만들며 말이다.
여름의 메마른 장마라는 말을 비웃듯
오늘의 비는 그렇게 자신만의 위력을
펼치며 잠들 줄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