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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내 딸아!

사랑하는 내 딸아!

네가 어느덧 커서 사랑을 알게 되는 나이가 되거든

온 마음을 다 쏟아부어 최선을 다해 보길 바란다.

쏟은 에너지가 많을수록

사랑의 향기도 슬픔도 굵게 드러나리니

이보다 더 큰 경험은 없으리라.


이것저것 재어가며 따지며 살아야만 하는

그런 세상이 네게 일찍 열리기 전에

순수하게 네 마음을 다 던져보렴.

그러나 중요한 것은 네 마음을 다할 뿐,

너 자신을 던지지는 말아야 한다는 점을 꼭 기억하려무나.


목숨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그런 진실한 사랑은 생각보다는 이 세상에 많이 존재하지 않기에

사랑에 충실하되 자신만은 꼭 더 사랑하고 지킬 줄 아는 지혜를 겸비하기를.


네가 사랑함으로써

좋은 추억으로

세상을 살아갈 힘과 낭만도 길러보고

깊은 상처로 좌절과 극복도 배우며

한 겹 더 다단해지고 지혜로워진 자신과 마주하기를.


너에게 안타깝게도 몇 번의  가짜 사랑이

네 곁을 스쳐갈지는 모르겠으나

그것을  통해 깊은 한숨과 좌절보다는

사랑이란 표현으로

수많은 다른 얼굴이 뒷배경에 존재할 수도 있음을 배우고 기억하며 반복되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넓은 혜안을 지니게 되는 네가 되길.


그리하여 덥석 덥석 사랑이 찾아올 때마다 물거나 반대로 무조건 회피하는 대신, 진실된 사랑을 구별할 줄 아는 힘을 키우기를.

그 힘으로 조바심을 버리고, 네가 사랑하는 이라 부르는 이와는 자연스러운 시간과 다양한 인맥과 경험들을 천천히 같이 나누며 그 과정을 통해 부드러운 속마음과 따뜻한 인성을 지닌 진짜 보석을 발견하게 되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그렇게 많은 시간과 두터운 정과 믿음을 쌓으며 함께 생을 걸어가게 사람을 만나

그와 모든 시간을 나누며 함께 살아가더라도

늘  절대적인 외로움과 존재의 다름으로 인한 다툼은 살아가며 자꾸만 고개를 들며 너를 공격하곤 할 것이다. 그럴 때마다 네가 이 말을 기억했으면 좋겠구나.

 네 사랑에 고비가 찾아오거든 서로를 비방하기보다는 오히려 한 발 물러서 말이 아닌 글을 통해서라도 서로가 다독여주고 위로하고 안쓰러워하고 사랑하고 아끼며  안정을 찾아가야  한다는 사실.

너도 네 사랑도 온전체가 아니기에 늘 부족할 수밖에 없는 법.

단지 표현방식이 달라 서로에게 자꾸만 상처가 쌓이거든 작은 목소리로 둘이 알콩달콩 밤새 전화하던 때를 떠올리며 서로에게서 한 발자국씩만 물러나 보기를.


또한, 사랑하는 이와 무탈하게 함께 하는 동안에도

외로움과 허무가 너를 찾아오거든

그저  그 외로움과 같이 노래 한 수 부르며

허무함도 물 흐르듯 살며시 같이  흘려보내렴.

그리하여 외롭되 외롭지 않고

혼자이되 혼자가 아닌

허무하지만 허무하지 않은

너만의 풍족한 삶을 채워나가길 바란다.


늘 지금처럼만 건강하고 밝게만 웃어주길

소망하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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