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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자유.

아이들 극장-안데르센.

당신은 진정한 자유를 꿈꾸는가?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자유라는 것을 당연히 누려야 할 가치로 여기며 보기 좋고 편안한 삶이라고 착각하며 사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


우리나라의 독립과 자유처럼 거창한 것은 아닐지라도 우리들은 늘 생활환경에서 소소한 자유를 꿈꾼다.


회사 내에서의 자유, 가정 내에서의 자유 등 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나 바쁘고 고된 업무처리와 집안 일등에 치여 답답해진 마음에 무엇인지도 모를 그 막연한 자유를 꿈꾸며 훌쩍 현실의 삶에서 가끔씩은 떠나 더욱 자유롭게 살아가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


이 시점에서 나는 잠시 멈춰 진정한 자유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학창 시절에 배운 자유에 대한 기억으로 자유에는 늘 의무와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했던 교과서의 이야기 탓인지 나는 늘 자유가 오히려 무겁게만 느껴져 왔다.


특히 자유에 대한 책임!


우리나라에서는 어린 시절에는 과잉보호에 가깝게 아이들을 돌보다가 갑자기 성인이라는 시점이 되면 여러 가지 자율적 선택이라는 명목 하에 우리를 혼돈의 자유세계로 몰아넣곤 한다.


고등학교 때까지도 늘 교실에 앉아만 있으면 알아서 선생님들께서는 찾아와 주시고 학교에서는 수업시간과 모든 행사들까지 다 짜여진 시스템이 존재해서 학생들은 주어진 시간에 맞춰 따라가기만 하면 됐지만. 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는 성인이 되었다는 이유 때문인지 교실도 강의 시간도 수업도 큰 틀만 정해져 있을 뿐 갑자기 많은 일들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참여하게 한다.


갑자기 주어진 익숙하지 않은 자유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무거운 그림자인 책임.

내게 자유는 그런 것이었다.


그러다 지난 빼빼로데이에 종로의 아이들 극장에서 아이와 나는 연극을 보게 되었다.

아이와 보는 연극이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나섰지만 묵직한 감동과 많은 울림은 내 삶에 또 다른 숙제가 되어 주었다.


안데르센 이야기 동화 3편의 연극.


그중에서도 첫 번째 공연인 "미운 오리 새끼."편에서 나는 내 마음을 찌르는 한 대목을 만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자유에 대한 이야기!


기러기떼들이 노래하는 장면에서 나온 가사의 일부였다.


자유롭게 살기 위해서는 바로

집을 짓지 않고 마음 두지 않고 자유롭게 날아야 해~~~.

라고 그들은 외쳤다.


그렇다.

진정 자유롭기 위해서는 물질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모두 집착하는 것 없이, 기대하는 것 없이 편안한 상태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게 바로 진정한 자유란 모든 것으로 부터의 얽매이지 않음에 있는 것이었다.


자유를 얻기 위해 의무를 다하고 그에 따른 선택에 대한 책임을 논하는 부질없는 걱정 따위는 진정한 자유에서 한참은 떨어진 이야기였던 것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기러기떼의 노랫말이 나의 귓속 깊숙이 그리고 마음속 더 깊은 곳까지 파고들며 공명했다.


여러분들도 진정한 자유를 꿈꾸시나요?

그럼, 모든 것들을 내려놓을 준비도 다들 되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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