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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난 마음.

당신은 잠이 그리 쉽게 오는지!

이렇게 흐트러진 마음 조각들을 다시 맞추느라 힘든 이 밤에 너는 참 쉽게도 잠이 드는구려

어리석은 마음을 기댈 곳은 자신밖에 없는데 가끔씩은 누군가가 그것을 해결해 줄 수도 있으리라는 그 얄팍한 생각 덕분에 오늘도 자신을 향한 분노와 어리석음을 채찍질하며 날을 새우는데

알면서도 그러면서도 사람인지라 아플 걸 알면서도 뜨거울 것을 알면서도 그리도 당연한 외로움에 한 번씩 지칠 때면 내면에 작은 문을 활짝 열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니 누군가의 앝은 위로에 또 한 번 속아 넘어가는 구는 구려

외롭기에 인간이고 인간이기에 외로움이 당연하거늘 늘 그 작은 구멍 하나 메우기가 평생 그리도 힘들구나.

작은 구멍을 보수하지 않으면 큰 홍수로 무너지기 십상이니 제때제때 약도 쳐주고 보듬어 주며 보수공사를 끊임없이 해줘야 하거늘 늘 순간에 무너지고 또 무너지며 아프구나.

변하디 않는 것은 없다지만 변하지 않는 것을 찾아 떠돌아다니는 보물섬 찾기는 늘 이리저리 구멍을 만나며 허우적거리게 만드는구나.


잠 못 드는 것은 네 탓이 아닌 내 마음 구멍 하나 관리 못한 내 탓이니.

오늘 밤은 그렇게 아픈 못질 한 번, 두 번하며 디시 구멍을 메꿔보겠소

그리하여 내일은 아무렇지 않게 까마득하게 잊고 또 씩씩하게 한 동안 살아 보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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