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지현 등단시인 칼럼니스트 Nov 20. 2018
가을비가 슬금슬금 가을의 풍경을 갉아먹으며 내려온다.
차디 찬 겨울을 예고하는 만큼 까칠하게 그리고 단호하게.
축축하게 젖어 땅에 철썩 달라붙은 채 차마 쉽게 떠나보내기 싫은 가을의 끝자락을 붙잡듯 그렇게 가을 비는 낙엽 마저 슬프게 만들고 있다.
겨울비는 추운 봄에 작은 위로를 건네고, 봄비는 새싹을 맞이하며 자연에 싱그러움을 더하고 여름의 새찬 장맛비는 시원하게 더위를 빼앗아 가며 잠시의 휴식을 주건만 가을비는 유독 그렇게 처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