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루돌프.

며칠 전 제 아이가 왜 그런 생각했는지 본인이 마지막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는 나이라고 얘기하면서 산타의 진실을 물어보더라고요.

8살 되면 언니라서 혼자 이것저것 다 할 수 있는 나이인데 당연히 그런 것 받을 수는 없는 것이고, 아이들만 받는 거래요.

어디서 들었냐고 물었더니 그냥 생각한 거래요.


몇 년 전, 우리 아이가 어린이집 다닐 때 하필이면, 교통사고로 산타할아버지께서 어린이집 크리스마스 행사 때 못 오신 적이 있었는데 파란색 옷을 입고 깁스한 사진을 봤다고 하더라고요. 그 뒤로는 산타는 혼자서 선물 다 못 놔눠 주니 지역마다 있다고 아이는 말했거든요.

그때부터 산타할아버지에 대한 의심이 시작된 것 같아요.


제가 아이가 5세쯤 , 칼럼 한 편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산타의 진실을 알게 되면 부모님께 배신감을 느끼며 부모님에 대한 믿음이 깨진다는 글이 있었어요.

그 글귀에 팔랑귀가 되어 성 니콜라스 이야기부터 산타마을 이야기까지 해 준 적이 있었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다 잊어버리고 작년에는 잘 넘어갔거든요.


그런데 진실을 갑자기 물어보길래,


진실과 산타할아버지의 선물 중 하나만 고르라 했어요.


진실을 알면 더 이상 선물은 산타가 줄 수없는 것이니깐요.


그것을 알았는지 몰랐는지 그럼 진실을 알려주고 선물은 엄마가 사 주래요.


그래서 망설이고 망설이다 아이에게 진짜 진실을 원하냐고 물어보고 또 물어보다 또다시 진실을 얘기해줬는데 갑자기 아이가 대성통곡을......


아빠는 아이의 동심을 망쳤다고 구박하고......


그런데 반전은 산타할아버지는 괜찮은데 그럼 루돌프도 없는 것이냐면서 울고 또 울었어요.



난감하고 당황스럽고 미안하고.......


그래서 아이를 달래 주느라 사슴 보러 동물원에 가자니 사슴은 날 수가 없다고 더 심하게 울길래 "그럼 풍선을 달아줄까?" 했더니 너무 가짜가 티 나서 안 된다고 또 한참을 울고 나더니 그럼 여러 마리 새들의 날개를 조금씩 달라고 해서 붙여 보겠다더니 잠시 후 또 울길래 물어보니 "루돌프는 날개가 없어도 날 수 있어요." 하면서 또 줄줄줄 눈물을 흘리네요.


정말 미안했어요.


며칠 후, 아이는 무서운 꿈을 꾸었는지 여러 번 울며 깨길래 아침에 물어보니 루돌프가 없어지는 꿈을 꿨다고 하네요.


어쩌다 보니 아이의 마음에 큰 상처를 준 나쁜 엄마가 되어버렸습니다.


쓸데없는 팔랑귀!


앞으로는 아이들의 동심은 꼭 지켜주렵니다.


흑흑흑......


이 일이 있은 후 일주일이 지난 오늘 아침, 고구마를 굽다가 할로 윈데 이때 고구마로 손가락 만들던 것이 갑자기 생각나서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도 담아 겸사겸사 고구마 루돌프를 아이와 함께 만들어 보았습니다.


눈을 붙이고 나니 나머지는 아이가 자동으로 달라붙어서 혼자 만들더라고요.

저는 옆에서 열심히 테이프만 떼어주었네요.

앞으로는 루돌프 때문에 슬프지 않기를 바란다.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