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고양이, 누구나의 고양이

파란 바람이 부는 언덕 위에는 올망졸망 모여 토끼눈 뜬 채 웅크리고 앉아서 고요한 적막을 깨는 바람의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고양이 한 가족이 살고 있다.
행여나 거세지는 바람 소리에 제 속도 굶어 '꼬르륵꼬르륵' 바람과 비슷한 템포로 제 배고픔을 호소하는 고양이들이 아닐까 염려되어 잠시 지켜봤건만, 고양이들은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빛을 찾아 삐질삐질 서로의 품을 방어막 삼아 조금씩 움직일 뿐, 나지막하게 실눈을 뜬 채 늘어지게 하품하는 고양이의 모습을 보니 마치 따뜻한 부뚜막에 늘어지게 누워있는 고양이의 모습처럼 추운 겨울바람 따위의 격양된 호통쯤은 두려워 보이지 않았다.
다행히 그들의 옆에는 인근 주민들이 챙겨두는 밥그릇과 물그릇이 구석진 그늘 아래 살포시 마주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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