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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리사 Feb 18. 2023

오늘은 글쓰기가 싫었다

매일 쓰는 이유-글쓰기 치유

오늘은 글쓰기가 싫었다. 다름 아닌 저항이다. 매일 쓰기로 했는데 그런 노력에도 스스로 합리화하는 내면 아이가 있다.


이런 목소리다."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매일 안 써도 돼. 그냥 쓰기 싫은 날엔 쉬어. 멍 하는 시간도 필요한 거야." 이런 목소리들 이다. 나는 요즘 다양한 나와 공존하는 것 같다


예전의 바지런함을 떨던 내가 물러나고 힘들다고 어리광을 부리는 아이가 앞선다. " 나 좀 그냥 쉬게 해 줘, 글을 꼭 매일 써야 해? 하는 일도 많은데 그냥 현존하면서 즐기고 살고 싶다고.."


틀린 말이 아니다. 늘 나 스스로도 고민하는 이야기다. 찰나를 붙잡아서 무언가를 남기려 애써야 하는가? 아니면 찰나의 환상적인 행복에 몰입하는 것으로 충분할까?


아직 나는 그 중간에 있는 것 같다. 생멸하는 모든 것이 아쉬워 뭐라도 남기고 싶다. 일몰이 아름다우면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찍어 두고 싶은 욕구로 카메라를 든다. 때론 남기려는 욕구에 그 순간의 감흥이 변질되기도 한다.


오롯이 머물기보다는 편집자의 시선으로 다시 재해석된 풍경이다. 오늘의 단상은 그럼에도 나는 남기는 삶을 선택하기로 했다. 이 욕구는 나 자신을 위한 것도 있지만 그때의 감동을 타인과 나누고 싶은 선의도 있다


인간적인,아주 인간적인 욕구일지도 모르겠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기에 내가 사라진 후에도 뭐라도 남겨주고 싶은 마음이랄까?  그런 사소하지만 다정한 생각에 미치자 내 창작 욕구가 사랑스러워졌다.


오늘은 쓰고 싶지 않았다가도 이렇게 실체 없는 생각들이 글을 입어 형체로 남아 감동적이다. 작가는 이렇듯 흘러가 없어져 버릴 귀한 순간을 글로 찍어두는 사진사들 인지도 모른다.



오늘 내가 포착한 글 모습은, 모든 흘러가는 순간의 소중함이었다. 사소하고 일상적인 하루가 흘러 개인과 사회의 역사가 된다. 오늘도 그러니 우리 모두는 위대한 역사적 순간의 주최들이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오늘도 쓰며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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