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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리사 Feb 14. 2023

첫째의 첫 초등 졸업식

엄마도 함께 자란다

너의 초등 졸업식날.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14년 차다.

오늘은 엄마 생활 14년 중 아주 의미 있는 날이다.

큰 아이가 초등학교 졸업을 하는 날.



모든 나의 엄마로서의 처음을 안겨 준 아이.


아무것도 모른 채 그렇게 엄마가 되게 해 준 아이이고

첫 뒤집기, 걸음마와 첫 돌, 첫 유치원 입학과 졸업,

초등학교 입학날. 외사시 교정 수술하던 수술식 밖의

긴장된 우리..


눈썹이 찢어져서 밤늦은 시각, 부산의 성형외과로 날아가며

두려웠던 순간도 스쳐 지나간다. 마취를 해서 약에 취한

아이의횡설수설이 그렇게 두려웠던 어린 엄마였던 나도

 보인다.



모든 아이의 고통과 불행이 다 나의 탓인 것만 같아서

죄책감에 시달리던 나였다. 내가 조금 더 좋은 엄마라면

아이가 더 잘 자랄 텐데. 더 공부도 잘하고 많은 경험을

하며 클 수 있을 텐데. 건강한 밥상을 차려주지 못해

미안하고 속상했다.



항상 엄마일이 우선인 엄마여서 아이의 소중한 순간을

많이 놓친 것 같기도 하다. 반성문을 쓰며 아이가 이제

초등 옷을 벗고 중학생이 된다.



나는 어떻게 성장해야 할까? 아이는 해가 갈수록 더 많이

더 단단하고 예쁜 숙녀가 되어 가는데, 내 마음 그릇이

참 작다. 아직 나도 내 내면 아이를  키우느라 때론 힘겹고

때론 외롭다. 그럼에도 오늘은 나는 많이 성취감에 부풀고

축복으로 가득 찬 마음이다.


무사하게 아이가 잘 자라줘서 정말 고맙다. 초등학교 6년

동안우리 아이가 성장해 온 시간에 감사와 사랑을 보낸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도와야 한다는 말을 잊지

않고 있다. 우리 아이가 잘 자라는데 도움을 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아이가 3~4학년 즈음 나도 심리적 마흔 앓이를 했다. 나를

 찾아여행을 떠나고 혼자 외롭고 혼자 울컥해서 많이 울고

 불고 흔들린 시간이다. 그 시간이 지나고 아이도 청소년이

 되었고 나도 조금은 나를 알게 된 엄마가 된 것 같다.



내 탓을 하기보다 나를 더 사랑하며 단단해져 가는 자존감이

채워지는 그런 엄마가 되길 꿈꾼다. 모든 애쓰는 마음에

사랑을 보낸다. 성장하고 싶어서 겪는 그 많은 성장통의

시간을 사랑한다. 아픈 만큼 아이도 자랐고, 나도 자랐다.



엄마는 아이를 통해 성장하고, 아이는 엄마의 행복한

뒷모습을 보며 닮아갈 것이다. 먼저 엄마가 행복해지자.

서로서로 잘 키워주면서 우리 같이 이 지구별 여행을

하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하자. 가족으로 만난 축복을 잃지 않고 더 많이 사랑하자.



큰 아이의 초등 졸업은 나의 지난 초등 시절을 몽땅 만나보게

한 시간이었다. 앞으로의 중학생, 고등학생 시절도 마찬가지로나는 그 아이와 함께 내 안의 내면아이를 만나며 다시 성장하는시간이 될 것이다.



축하해!! 정말 자랑스럽고, 널 딸로 만나 이번생은 벌써

해피엔딩이야. 고마워. 건강하고 해맑은 네가 되길 엄만

늘 기도하고 기도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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