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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리사 May 29. 2023

엄마의 얼굴에서 세월을 볼 때

리사의 지구별 여행



  친정 엄마를 모시고 우리 가족들과 같이 멀리 강원도까지 여행을 왔다. 오늘이 2박3일 마지막 날이다. 40년이 금방 간 것 처럼 2박3일 여행 일정도 금방 달려간다. 모든 시간이 그렇게 빠르다. 문득 이번 여행에서는 엄마의 얼굴을 자세히 본다. 그 전에는  그러지 못하다가 이번에는 엄마 얼굴을 빤히, 깊이 들여다 보는 것이다.


엄마는 일흔 하나가 되셨다. 나는 마흔 둘, 엄마와 나 사이에는 삼십여년의 차이가 있다. 내 나이 일흔이면 나는 또 어떤 모습과 어떤 마음을 안고 살고 있을까. 엄마는 세상의 지혜를 다 아는 어른이 되어 계신다. 아빠를 보내고 엄마는 혼자서 건강하고 씩씩한 나홀로 살이를 즐겁게 사신다. 거대한 연결감을 안은채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닌 마음으로 사신다.


나도 이제 외로움을 덜 느끼고, 더 연결된 마음으로 살고 다. 다름아닌 글쓰기가 나를 이렇게 치유해주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엄마처럼 단단하고 건강한 어른으로 자라나는 중이다. 이번 여행에서 엄마의 얼굴에서 세월을 보면서 나도 내 얼굴의 세월도 같이 본다. 어쩌면 우리 얼굴의 세월은 나무의 나이테처럼 삶이 주는 훈장인지도 모르겠다.


잘 살아왔다고, 그 모질고 험한 시간도 잘 버텨왔다고 말이다 . 나이드는 것을 두려워 할 일이 아니다. 엄마의 얼굴이 그렇게 말해주고 있었다. 엄마의 세월을 보며, 참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오늘도 여행을 잘 마무리하고 각자의 삶 속으로 돌아갈텐데. 어디에 있든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그렇게 서로에게 사랑으로 연결된 우리가 있다.


가족 뿐만 아니라, 친구에게도 글벗에게도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그렇게 혼자가 아닌 오늘을 즐겁게 잘 살아가자.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따뜻한 미소를 한번 지어 보자.




시간이 참 아쉽고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읽은 최은영 작가의 <밝은 밤>에서 그런 내게 말한다. 아깝다 생각하지 말고, 충분하다고 생각하라고. 그 모든 아깝다는 느낌이 드는 아쉬운 시간에 아쉬운 마음을 충분하다로 돌려 먹고, 그 시간을 충분히 감사하게 보내면 될 것이다. 엄마와의 시간이 충분히 감사하고, 충분히 행복하다. 감사합니다. 허락된 이 시간을 더 잘 보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평온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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