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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리사 May 30. 2023

깨어있는 삶으로

리사의 love yourself

<매트릭스>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는가?


  어느 날 문득 매트릭스라는 영화가 다시 떠올라 보고 싶어졌다. 어쩌면 내가 완고하게 믿고 있는 이 현실이 매트릭스처럼 잘 짜여진 가상현실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렇게 다시 매트릭스를 1편부터 3편까지 보았다. 처음 봤을 때 놓쳤던 굉장히 철학적이고 신학적이고 다양한 삶의 소스가 섞여 들어간 거대한 깨달음을 주는 인생 영화로 다시 내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나이가 예전보다 더 들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마침내 나는 내 삶에 질문을 던졌기 때문에 돌아오는 답이기도 했다.


  네오가 바로 'the one'이라는 사실, 그 스스로가 바로 '그 자' 기다리고 찾던 그 존재였음을 자각하는 순간 모든 마법이 시작된다. 엄청난 힘을 이미 갖고 있는 그 자신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나는 몇 년간의 마음의 극심한 고통을 겪으며, 뭔가를 찾아 헤매고 있었다. 내 마음을 고통으로부터 해방시켜 줄 무언가가 있을 거라는 기대로 찾고 또 찾았던 것이다. 나를 살아 있게 할 그것. 살아 있음이 의미를 부여받을 수 있도록 무언가를 찾다 보니 내가 얻은 크고 작은 깨달음은 이런 것이었다. 네오처럼,  바로 내가 찾던 그 자유함과 평온함을 줄 수 있는 존재는 그 누구도, 무엇도 아닌 바로 '나'자신이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밖으로 향하던 눈을 안으로 돌려 나를 다시 찾고 나니, '내 안의 나'는 실로 엄청 크고 거대한 힘을 가진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항상 두려움에 바들바들 떨면서 죄책감과 수치심에 작아져 있던 나는 거대한 나의 존재 앞에서 안도감이 들었다. 수시로 '작은 나'가 올라오지만 그 또한 나라는 것도 안다. 그 '작은 나'는 결국 거대하고 무한한 사랑인, 바다와 같은 '더 큰 나'에 폭 안길수 있다는 것도 안다. 바로 그것이 깨어난 삶으로 나를 이끌어 준다. '작은 나'에 나를 한정 지으면 온갖 일들에 휘둘리며 힘겹고 슬프고 고통스럽다. 그러나 '작은 나'의 몸이라는 착각 속에서 깨어나 '더 큰 나'가 되어 삶을 살면 사소한 것들에 걸려 넘어지지 않는다.


우리 모두가 네오처럼 스스로가 바로 그 큰 존재임을 자각하고 삶을 살아가면 좋겠다. 내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 내어서 더 큰 잠재력을 발휘하고, 깨어난 마음으로 살아가면 좋겠다. 어느 날 나에게 찾아온 그 깨어남의 순간이 당신에게도 찾아와서 당신을 두드리고, 사랑을 속삭여 준다면 좋겠다. 간절히 삶에 질문을 던지고 한 순간도 허투루 삶을 낭비하지 않도록 당신을 사랑하고 싶은 날이다.



나의 깨어남은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더 키워가고, 타인에게로 가슴을 활짝 열어 두라 말한다. 어느 날 조용히 들려왔던 그 목소리가 나를 깨웠고, 나는 조금씩 조금씩 '나'라는 의식에서 '전체'라는 의식으로 삶을 조망할 수 있는 지혜를 얻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이 몸과 마음'이 아닌, '하나의 의식, 에너지, 울림'일지도 모른다. 내 떨림이 그에게 가 닿고, 당신에게 가 닿아서 당신과 공명하고, 다시 삶 속으로 떠오를 용기를 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신기하고 아름다운 일인가.


내가 이 곳에 있으나 당신이 나를 떠올린다면 나는 그곳에도 존재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당신이 그곳에 있지만 내가 당신을 이곳에서 떠올리니 당신은 이곳에도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의식으로, 에너지로, 진동하는 물결로 어디에나 가 닿을 수 있다. 이것이 내가 깨달은 삶의 진실이었다. 기계처럼 무의식이 세팅해 둔 삶을 반복하며 사는 것이 아닌 이렇게 스스로 의식하고 알아차리는 존재로 오늘도 하루를 살아가자. 잠시 멈추어 내 안을 다시 들여다보는 일만큼 세상에서 중요한 일은 없으니까.


'살아있으면서도 죽은 채 살아 본 과거의 나'를 떠올리면서, 이제 더 이상은 그런 삶을 살지 않겠다 다짐하는 아침이다. 이 몸이 살아 있는 동안, 제대로 깨어서 살고 싶다. 내 몸이 축복의 통로가 되어 삶 속으로, 그들 속으로 흐르도록 오늘도 나를 바라본다. 감사로 샤워를 하고, 사랑으로 심장을 채우고, 오늘 그에게, 당신에게 축복을 진심으로 빌어줄 수 있는 하루라면, 그걸로 충분하다. 오늘도 삶은 숙제가 아닌 축제. 현존, 혹은 신이 주신 소중한 삶을 축제처럼 살아가자.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는 축제라면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행복하고 자유로운 날 만들어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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