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지 말까 하다가 그냥 잠시 멈추고 나를 본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꽉 막힌 느낌일까? 아침부터 마음이 꽉 막힌 것 같은 느낌은 하던 루틴에 조금 변화가 있어서 이기도 하다. 다시 잡으면 될 것이다. 또 뭘까? 답을 찾아간다. 그러니 한 가지 거대한 마음이 올라온다.
친구. 친구의 소식 때문이다.
오랜 친구의 세 번째 암 재발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어제. 마음이 무너지는데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있어서 오늘 아침 이렇게 꽉 막힌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나는 알고 있다. 마음이 먹먹한 이 느낌을 피하고 싶어서 아무렇지 않은 척한다는 것을. 아침에 글이 정말 편하게 써지던 요즘인데 오늘 아침은 정말 오랫동안 첫 글자가 떼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렇게 몇 글자 써본다.
무너질 때 글루틴이 있어 다행이다. 오늘은 글루틴이 아니었으면 정말 아무 글도 쓰지 않았을 것 같다. 마음을 만나기 싫어서 말이다. 글을 쓸 때마다 크고 작은 마음과 만난다. 오늘은 그 마음이 너무 크고 아파서 끝내 피하고 싶었던 것 같다. 노트북에 손을 얹고 조용히 쓰다듬으며 글 속으로 들어간다. 서성이다 들어간다. 그러니 마음이 말을 걸어온다.
'아프지?'
'걱정 마, 친구는 이번에도 잘 해낼 거야..'
'먼저 두려워하지 말고, 그저 네가 할 수 있는 것을 해.'
다음 주 수요일에 다시 수술을 앞두고 있는 친구에게 좋은 기운을 가득 담아서 전해주고 싶다. 다 잘 될 테니, 걱정하지 말고, 힘내자..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친구에겐 위로가 되지 않을 것이고 암담한 마음뿐일 것이다. 그래서 나도 더 많은 말들을 하지 못했지만 이 말은 꼭 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