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라는 나무의 씨앗

<구멍가게 40년 엄마의 일기장>

by 김리사

언제부터가 시작일까?

책이라는 나무는 언제가 그 시작인가?


작가의 책 한 권이 물질화되어 나오기까지는 수많은 과정이 있다. 책이 탄생하는 과정을 두 번 겪어보며 나는 책 쓰기 예찬론자가 되어 있었다. 모든 꿈을 이루는 원리가 책 쓰기 과정에 들어있었다.


생각이라는 씨앗이 마음이라는 토양에 뿌려지면, 허공에 맴돌던 이야기는 종이를 타고 날아오른다. 마치 램프의 요정 지니를 만난 기분이랄까?



"주인님, 무엇을 원하시나요?"

"소원을 빌면 제가 다 이루어 드릴게요."

"원하는 것을 적어 보세요."

"같이 요술 매트를 타고 그 소망 속으로 가볼까요?."



떠돌던 내 생각이 '종이'라는 요술 매트를 타고 날아오르면, 생각은 끝도 없이 퍼지고 퍼져 우주를 정복할 수도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종이에 글을 쓰고 있노라면, 내가 가진 문제도 솜털처럼 가벼워지고 정말 나도 베스트셀러가 될 것만 같은 착각이 든다. 괴물처럼 굴던 그 사람도 내 글 속에선 코가 납작해서 한 방 나에게 얻어맞고 돌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첫 생각이라는 씨앗을 품고 글 나무가 자라난다. 내 모든 것을 받아 주는 마음이라는 '토양'속에 푹 파묻혀서 깊이깊이 뿌리를 내린다. 같이 글 쓰는 분들과 독자들의 응원이라는 '햇살'도 듬뿍 받는다. 끝까지 해낼 것이라는 자기 신뢰와 사랑이 촉촉한 '비'로 내리면 어느새 책이 완성된다.


형편없는 글을 썼다며,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안은 채로, 있는 그대로의 나의 글을 사랑하는 나를 안으며 책은 완성된다. 그 누구도 아닌 내가 나를 받아주며 쓰는 글은 그야말로 자기 사랑의 결정체이다. 책으로 물질화된 나의 사랑스러운 소망은 그렇게 실현되었다.


마음에 품은 생각은 결국 물질화되어 나타난다.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는 다면 말이다.

마음에 품은 생각은 결국 물질화되어 나타난다. 행동하기를 멈추지 않는 다면 말이다.

부족한 자신을 보듬어주고 나아가면 결국 우주는 나를 향해 사랑으로 되돌려 준다는 것을 깨우치며..


2025. 8. 18. 친정엄마의 첫 에세이 <구멍가게 40년 엄마의 일기장>이 그렇게 탄생했다.

내 생각 속에만 존재하던 엄마의 책은 글쓰기라는 엄마의 행동과 나의 편집으로 그렇게 물질화되어 세상 속에 나타났다. 가능태 속에 씨앗으로 존재하던 이야기가 또 다른 책나무가 되어 쑥쑥 자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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