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가게 40년 엄마의 일기장> 출간, 편집을 도우며
엄마의 이야기는 일기장 세 권으로 시작된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알게 된 엄마의 일기장 세 권.
원래 세 권보다 더 많은 일기장이 있었다고 하시는데 나머진 분실되어 손에 남은 것은 세 권이다.
엄마는 통영에서 구멍가게를 40년 넘게 하고 계신다.
그 와중에 일기장을 늘 써오셨던 것을 알게 되며 책나무 생각 씨앗이 뿌려졌다.
"엄마의 일기장으로 책을 엮어보자."
"엄마가 돌아가셔도 엄마의 소중한 글이 살아남았으면 좋겠다."
이 생각은 책나무의 씨앗이 되었으며, 그 결실을 맺어 책이 탄생했다.
<구멍가가 40년 엄마의 일기장>, 엄마의 40년 삶이 담긴 일기장과 여러 편의 시가 함께 담겨 있다.
가장 좋았던 것은 엄마의 손글씨 일기장을 노트북으로 타이핑해서 옮기며, 엄마의 삶을 다시 따라가볼 수 있었던 것이다. 엄마의 사소한 일에도 감사하는 마음과 현실에 뿌리내린 삶에 최선을 다하던 태도가 고스란히 글에 남아있었다. 글을 옮겨 적으며 나도 그 마음을 배우고 느꼈으며, 여전히도 나는 힘들 때 엄마의 일기를 떠올린다.
엄마와 치유책 쓰기 작업을 하면서 얻은 것이 무궁무진하다. 그중 가장 큰 것은 딸과 엄마가 같이 이렇게 작가로서 소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엄마는 어릴 적 가정형편 때문에 중학교를 겨우 마치셨고 배움이 짧아 늘 자존감이 낮으셨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 책쓰기를 통해 스스로도 이런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에 놀라고, 출간 작가가 되었다는 것에 자존감이 많이 올라갔다고 하셨다.
딸로서 이보다 더 뿌듯할 수 있을까?
엄마는 어쩌면 타고난 글쟁이일지도 모르겠다. 형편이 어려워도 글을 쓸 사람은 반드시 글쓰기로 돌아오는 것이 아닐까? 엄마에겐 너무나도 운명적인 글쓰기라 말하고 싶다. 내가 딸로서 출간을 도와드린 것을 무척 고마워하시는데 사실 엄마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엄마가 그 험한 시절 일기를 써 오션 분이고 그 일기장이 남아 있었기에 모든 것이 가능했다. 오늘 내 손에 들려진 책 <구멍가게 40년 엄마의 일기장>은 과거의 엄마 자신이 보내온 선물이다. 긴 시간 가족들에게 헌신하며 삶을 부단히 도 열심히 살아오신 엄마에게 엄마가 보내는 선물. 과거와 현재, 미래로 시간이 존재하는지 모르겠으나, 그 모든 시간의 "나"라는 존재는 유기적으로 서로가 서로를 돌보며 성장해 나가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러니 미래의 성공하고 더 편안해진 나를 위해서, 오늘 글을 쓰며 선물을 하는 시간이 되어 보면 어떨까.
엄마의 일기장 세 권, 그리고 <구멍가게 40년 엄마의 일기장>은 그렇게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살아가라 살아가라 그럼에도 살아가라" 힘을 주고 있었다.
미래에 엄마는 '시집을 쓰셨다.' 확정형으로 말해 본다. 엄마가 현재에 그 씨앗을 품고 있으므로, 그리고 미래의 엄마 자신에게 기꺼이 선물을 할 것이기에. 나는 또 기꺼이 엄마의 시집 출간을 돕겠다. 이 또한 미래의 나를 위한 일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