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힘으로 책 한 권 썼더니 일어난 변화들
무슨 일이지?
5년 전의 내가 잠시 시간 점프를 해서 오늘의 나로 깨어나 보면 정말 기겁하며 놀랄 것만 같다. 영어 강의만 하고 살던 그 전의 자아가 보면 천치가 개벽할 일이 펼쳐진 거다. <사라지고 싶은 너에게>라는 책을 출간한 일도 그렇고, 코로나 시즌으로 영어 강의 업에 큰 혼란이 있었던 것도, 그 어느 것 하나도 내 계획에는 없던 일이었다. 남편과 극심한 불화도, 아빠를 잃고 맞은 혼돈과 먹먹함도 모두가 맞고 싶지 않은 미래의 조각이었다. 그러나 무의식은 알고 있었다. 이 고난들을 어떻게 잘 헤쳐나가야 할지 말이다.
2023년 5월 첫 책을 쓴 이후부터 나는 세밀하고 빡빡한 인생 계획을 하지 않았다. 삶이 어디 계획대로 되는 것이 있던가? 그런 질문을 하며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진 현실과 무의식이 해야겠다고 시키는 일을 하나씩 실천하며 살았다. 그렇게 하나씩 내 마음의 깊은 소리를 따라가니 오늘이 있다. 나처럼 치유책쓰기를 하는 작가님들을 돕는 일은 내가 해 본 일들 중 가장 보람 있는 일 중 하나가 되었다.
이 길이 맞는지 여전히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면 내면으로 들어간다. 깊게 호흡하고 자연 속에 나를 맡기면 얻게 되는 해답이 있다. 정답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만의 인생 해답을 그렇게 찾는다. 글쓰기는 그렇게 운명처럼 들어왔고, 치유책쓰기가 종착지인 줄 알았다. 그런데 더 큰 나의 존재는 내가 한 치유 책쓰기의 기쁨을 누군가에게 알려주는 존재가 되어 보라 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부족하고 글쓰기에 타고난 재능도 없는 내가 과연 해낼 수 있는 일일까? 뭘 알아야 가르쳐 줄 것이 아닌가? 스스로를 의심하고 반문하며 시간을 보내다가도 결국 나는 코칭하는 일을 하게 된 것이다. 나와 인연이 된 작가님들의 치유책쓰기 여정을 따라가며, 글쓰기가 주는 치유를 진심으로 보고 믿게 되었다. 글쓰기를 코칭할 실력이 아직 부족하지만 진심으로 그분의 마음을 따라가고 응원할 따뜻한 가슴이 있어 가능했던 것 같다.
글쓰기가 아니었더라면, 부족한 자신을 있는 그래도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아직 부족해서 나는 글 쓰기 코칭 같은 그런 일을 못해, 아니 안 해. 완벽해야 가르쳐 주지.."
이렇게 말을 했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글을 쓰며 변화하고 성장한 자아는 스토리를 다르게 쓴다.
"나처럼 그분에게도 작은 시작이 있었으면 해."
"책 한 권을 쓰고 나면, 그분이 조금 더 자신의 어린 시절 상처에서 자유로워지실 거야."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을 돕고, 나머지는 그분의 시간에 맡겨 드리면 돼. 충분히 플러스의 결과가 되어 돌아올 테니 걱정 마."
그런 목소리를 다시 들으며, 나는 곧 네 분의 작가님들과 출간 기념회 및 저자 사인회 파티를 기획하고 있다. 5년 전, 3년 전, 그리고 올해 초에는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흥분과 기대와 감사로 몸이 떨려온다. 진정으로 내 안의 더 큰 내가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일을 찾아가는 삶을 살아 감사하다. "부족한 글이라 책이 될 수 없다"라고, "평범한 나라서 내 글이 누군가에게 줄 게 있겠냐고 반문하며 스스로를 작게 만드는" 많은 예비작가님들에게 고한다.
세상에 책 한 권이 되지 못할 인생은 없으며, 그 어떤 삶을 살더라도 우리는 참 아름답고 위대한 존재라고 말이다. 그러니 용기 있게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건네 보면 어떨까? 그 작은 시작은 한 줄 일기 쓰기로 시작이 아닐까 한다.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까지 긴 시간을 울고 웃으며 왔다. 이제는 그런 소중한 마음을 전하며 함께 나만의 인생 책을 써 내려가는 분들이 더 많아지길 소망한다. 간절히, 그리고 열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