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

리사의 마음 카페

by 김리사


매일 한 줄을 담으려 한다.

오늘 아침은 유난히 기분이 좋았다.

이불의 감촉도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도, 마음의 눈도 모든 것이 좋았다.


이렇게 기분이 상쾌하고 좋은 날, 나는 감사를 더 많이 불러온다. 이 기분을 증폭시키고 싶어서 말이다. 오늘은 모든 게 감사했다. 저절로 우러나는 감사들이 온 하늘을 덮고도 모자랄 지경이다.


힘든 일들도 많았지만 돌이켜 보면 그런 일들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평온하고 감사하는 나란 없다. 지금의 내가 나는 좋다. 조금 더 초연하고, 사람들을 덜 분별하고 있는 그대로 사랑하려 하는 나. 나 자신을 어떤 상황에도 사랑하고 있는 나. 이런 내가 되어 참 좋다.


매일 한 줄이라도 책 속의 통찰을 얻겠다 다짐하며 오늘 만난 책은 양귀자 선생님의 <모순>이었다. 명작은 세월이 흘러도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법이다. 나도 어릴 적 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썼던 기억이 있는데 마흔 넘은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니 또 새롭게 다가온다.


모순의 줄거리는 이러하다.


주인공 '안진진'의 시선으로 그려지며, 엄마, 아빠, 그리고 동생 진모 가족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평범한 듯 보이나, 평범하지 않은 가족 이야기가 펼쳐진다.


안진진의 이모와 엄마는 쌍둥이 자매다. 언니라는 이유로 삶이 고단한 안진진의 아버지를 선택한 엄마, 반면 이모는 능력 있는 기업가와 결혼해서 풍족한 삶을 누리고 살며 엄마와 대조적인 삶을 살아간다.


동생 진모는 조폭을 동경하는 문제아로 그려진다. 폭력적인 삶을 살며 가족들에게 큰 아픔을 주는 캐릭터로 삶의 복잡성과 고통을 보게 하는 존재다.


주인공 안진진에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두 명이 다가왔는데 배우자를 선택하는 데 있어 아버지와 이모부를 비교해 보게 된다. 이모가 무료한 삶을 살며 결국 자살을 하는 선택으로 충격을 주었기에 더 안진진은 삶의 모순을 보며 생각했던 것 같다. 균형감을 주는 배우자 감으로 김장우와 나영규 중에서 안정감을 주는 김장우를 선택한다.


책 속 한 줄을 담아본다.



사랑이란 그러므로 붉은 신호등이다.
켜지기만 하면 무조건 멈춰야 하는,
위험을 예고하면서 동시에 안전도
예고하는 붉은 신호등이 바로 사랑이다.


양귀자, 모순



왜 사랑이란 켜지기만 하면 무조건 멈춰야 할까? 나는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마흔이 지나고 나니 더 이해되는 문장이었다. 위험을 예고하면서도 동시에 안전을 예고한다. 붉은 신호등. 마흔은 그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안고 모순처럼 내게도 흘러들었다. 그 어느 것 하나 편한 길이 없었으나, 이제는 그 붉은 신호등 앞에서 조금 평온하다.


안진진이 선택한 약간의 무료함, 혹은 안정감이라 부를 그 결혼생활을 응원하고 싶다. 누구보다 파란만장한 불안정한 가정에서 자라며 얼마나 그 안정감이 그리웠을까. 이모와 다른 결과를 분명 얻고 살아갈 것이라 믿는다.


인생의 부피를 늘려주는 것은 행복이 아니고

오히려 우리가 그토록 피하려 애쓰는 불행이라는

중요한 교훈을 내게 가르쳐 주었다.


양귀자, 모순




마지막으로 한마디.

일 년쯤 전, 내가 한 말을 수정한다.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양귀자, 모순



오늘은 이 한 줄로 충분한 하루다.


그래, 삶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리라. 나의 이 모든 시행착오들이 삶에 대한 탐구가 되어 삶을 배워간다. 삶을 더 잘 알고 싶어 오늘도 글을 쓴다. 내 마음을 쓴다.


양귀자 선생님의 모순은 진한 마음에 파장을 불러일으키며, 마흔 즈음에 들었던 동경하는 삶에 대해 다시 마음을 정리해 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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