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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리사 Mar 11. 2022

글쓰기가 주는 위로

사라지고 싶은 너에게 보내는 위로



 왜 우리는 수시로 마음이라는 함정에 빠져 불안과 괴로움을 느끼는 걸까? 그런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날 방법은 무엇일까?




나는 자주 불안과 우울로 마음고생을 하고 자랐다. 우울하다고 말하면 사람들이 또 그러냐고 할까봐 마음을 숨긴채, 나 스스로도 그 우울감을 수치스럽게 여기며, 외롭게 살았던 시간이 길고 길어 마흔이 되었다. 나만의 우울과 불안을 극복하는 방법들을 껴안고, 또 살아가기 위해 주로 나는 길을 나섰다. 마흔이 될 때까지 참 많은 길을 떠났다. 그냥 산책이기도 하고 두세 시간의 짧은 나들이이기도 했다.


  반나절의 여행이기도 하고 하루를 묵고 오는 숙박여행이기도 했다. 여행이 일종의 복잡한 마음 도피처였던 것 같다. 길 위에 있을 때 가장 편안했다. 그런데 나를 당황하게 했던 것은 그 여행길 위에서 어딘가에 도착하면 다시 마음이 불안으로 혹은 외로움으로 흔들린다는 것이었다. '아니, 이렇게 좋은 곳에 와서 웬 불안이야, 웬 우울이야?'라고 또 다른 내면의 소리가 들려온다.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내가 이 순간에 머물지 못했구나."



결국 그것이었다. 여행길 위에서는 그저 길을 따라가면서 그 순간에 오로지 머물렀다. 그래서 아무런 불안도 우울도 느끼지 못하고 현존 상태였던 것이다. 그런데 길이 끝나고 한곳에 도달하면 다시 마음이 흩어진다. 걱정하던 일들을 다시 끄집어 내어 또 걱정하고 다가올 내 미래에 불안을 반복한다. 온갖 어두운 미래를 끌어당긴다. 그러다 문득 깨닫는다. '지금 여기에 나에겐 아무 문제도 없어.' 아무 일도 없는 것이다. 지금 여기에 나의 마음을 옮겨오면 불안은 사라지고 내 앞의 사람과 편안할 수 있다.



"결국 우리의 마음이 지금 여기에 와 있지 않으면

 우리의 내면은 흩어지게 되어있다. "




수많은 책들과 현인들이 지금 이 순간을 살라고 한다. 그 상투적인 이야기가 불현듯 나에게 큰 깨달음으로 와닿는다. 비로소 그 의미를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다.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한 번에 한순간뿐이다. 지금 이 순간뿐이다. 흩어지는 마음을 다시 불러 모아 여기에 강렬하게 머물러야 한다. 여행을 오면 그 여행지에 집중해한다. 바다 앞에 와 있으면 바다를 보고 감탄할 줄 알아야 한다. 산에 오를 때는 산과 하나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너무나 많이 흩어져서 살아온 것 같다. 어느 순간도 하나가 되지 못하고 여기저기 나의 마음이 조각이 되어 머물렀으니 내가 느낀 그 외로움이 이해가 간다.



우리는 우리 내면의 분리된 수많은 자아들의 존재를 알아야 한다. 그 분리된 자아 혹은 무의식들이 하나로 합쳐져서 함께 머물 때 비로소 마음은 거대한 평화의 상태가 된다. 'ONENESS' 온전한 하나 됨의 상태가 우리가 현존할 때 가질 수 있는 축복의 순간이다. 이제 마음이 흩어질 때마다 스스로에게 외쳐보자. '지금' '여기' 이렇게 만트라의 언어처럼 스스로에게 말을 건다. 그리고 다시 지금 이 순간으로 마음을 가져오면 된다. 지금 여기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느끼며 호흡을 천천히 하다 보면 불안하던 마음이 사라지고 현존으로 들어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지금 여기 아무 문제가 없다. 이렇게 스스로에게 오직 현재의 한순간만이 내가 가질 수 있는 모든 것임을 일깨워주며 강렬한 감사로 매 순간을 보내보자. 오늘도 문제 있으면 있는 대로, 또 없으면 없는 대로 지금 여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내 눈앞에 다가오는 고통스러운 일들도 결국 순간순간 머물다 사라지는 것일 뿐이다. 영원히 지속되는 고통도 없으며 영원히 지속되는 슬픔도 없다는 것을 믿고 지금 여기에 다시 집중해 보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마음이 평온하고 오늘도 머무는 그 자리에 행복한 미소가 떠올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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