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다시 시작

무기력한 당신을 위한 스무날의 마음 여행

by 김리사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나를 적당히 아는 누군가는 나의 삶을 부러워한다. 프리랜서라는 직업에 여행도 나름대로 틈틈이 다니고 낮 시간이 여유로워 보일 것이다. 남편도 나름대로 가정을 잘 돌보는 것 같다. 아이들도 별 탈없이 크고 있고, 이리저리 살펴봐도 내가 불행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그런 하루를 살아가는 나의 마음은 버둥거림, 그 자체였다. 다름 아닌 목소리, 수없이 지껄여 대는 내면의 목소리 때문이었다. 한 번도 마음 편히 고요히 쉬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나는 분주하고 때로 우울했으며 사라지고 싶기까지 하였을까? 그 마음을 돌아보며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다. 자기 객관화를 하면서, 나의 삶은 비극이 아닌 희극이 맞음을, 다시 확인한다.




자기 객관화를 하기 위해 수없이 나의 마음과 나를 분리해서 바라본다. 글을 쓰며 더 활발해지는 이 작업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더 긍정적이고 활동하는 나는 바로 이 자기 객관화에서 온 것이다. 내가 나를 타자로 바라보면서, 내 안의 욕구들을 제대로 만난다. 그때 느낀 것은 정말 '나'라는 존재가 타인으로 봐진다는 신기함이었다. '너는 이것을 원한 것이구나.' 네가 원하는 것이 이런 사랑 있구나, 이런 삶, 이런 의미였구나.' 이렇게 '나'를 '너'로 두고 보면서 많은 자유로움을 얻었다.



내게 펼쳐지는 일들을 '삶이 내게 주는 초대'로 받아들여 보았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응했다. 응했다가 지치면 잠시 물러났다. 또 힘이 나면 다시 다가간다. 늘 삶의 변화는 '사람'으로부터 온다고 했다. '운'도 바로 내게 오는 '사람'으로부터 온다. 누군가는 귀인이, 또 누군가는 악연이 되어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렇게 내게 오는 사람들의 손을 잡고 오늘을 나는 살아간다. 그가 내게 악연이면 어쩌나 가끔 두렵기도 하지만 그 또 나의 인연에 맡겨 보았다. 그 모든 경험이 지금 내게 딱 필요한 경험이라 왔을 것이라는 거대한 믿음 하나를 쥔 채로 말이다.



올해를 돌아본다. 많은 인연들을 만나서 새로운 것들을 도전했다. 새로운 것을 해본 다는 것에서 벌써 희망적인 한 해였다. 무기력과 우울에 절어 있던 나는 그렇게 에너지를 탈바꿈하고 다시 새로운 나를 만들어갔다. 이번에 도움을 크게 받은 나의 인연들은 글쓰기를 함께하는 분들이었다. '라이즈유'에서 시작되어 '팀라이트'로 그렇게 '글루틴'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꾸준하게 20개의 글을 발행한 힘에 감사한다. 혼자서 했으면 정말 못했을 일을 함께 하니 해 내게 된다.


누군가에겐 별것 아닐지 모르는 이 도전이, 내게는 새해를 시작하기 전 12월을 뜨겁게 보내며 새로운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되었다. '나도 하면 할 수 있구나, 꾸준하게 뭘 해 보니 새롭게 또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아.' 이런 자기 긍정이 차오른다. 내가 나를 신뢰하지 못해서 늘 불만이었던 나로서는 이번 글루틴 한 달 글쓰기 프로젝트는 정말 큰 힘이다.


힘겨운 시간을 보낸 우리에게 주고 싶었던 따스한 아침의 응원이 담긴 글을 썼다. 스무날의 마음 여행을 떠나면서, 가장 먼저 내가 나를 응원하는 시간을 선물 받은 것 같다. 아침이 참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기억한다. 그 시간을 어떻게든 따뜻하게 밝혀 주고 싶었던 내 마음이 가득 담긴 글이라 더 소중하다. 영화 '컨택트'처럼 시간이라는 것이 과거, 현재, 미래가 없이 한 곳에 존재한다면, 이 스무날의 마음 여행은 나의 과거, 아침부터 눈물바람을 하며 사라지고 싶은 목소리에 고통스러웠던 과거의 '나'에게 가장 먼저 줄 글이 될 것 같다.


어쩌면 과거의 '나'가 이번에 쓴 나의' 스무날의 마음 여행'을 먼저 읽어 보았을는지도 모르겠다. 미래의 내가 과거의 나에게 준 위로의 글을 먼저 받아서 오늘이 이렇게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그리고 글로 가능했던 그 모든 상상과 치유를 사랑한다. 글 속에 나는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이고 사랑받는 사람이라 행복했다. 우리의 믿음 대로 삶은 펼쳐진다. 어떤 믿음을 내게 심어 줄지는 오늘 먹는 나의 마음에서 비롯될 것이다.


내가 선택한 믿음은, '나는 글을 쓰며 더 자유로운 사람이 된다'이다. 그 어떤 이야기든, 우리 안의 별이 나타나서 다 들어주고 공감해줄 것이다. 내가 한 달 동안 만난 별이 결국 나에겐 사랑이고 희망이었다. 내가 나에게 주는 사랑이고 나누고 싶은 사랑의 모양이었다. 부족한 나라도 늘 긍정하면서 다시 첫날의 마음으로 돌아간다. '우리 매일 다시 시작해요'라고 시작을 외쳤던 나의 별의 이야기를 잊지 않는다.


그리고, 다시 시작. 이제 다시 시작이다. 새해가 이미 내 안에 들어와 빛나고 있다. 그 언제나 책과 글이 나와 함께 하고 있으며 그 속에는 다시 사람이 있다. 사람이 함께 하며 사랑하고 사랑받는 새해를 꿈꾼다.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행복했으면 좋겠다. 자기 안의 별을 발견하고, 느끼며,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 별의 에너지가 차고 넘친다면 자기도 모르게 별빛을 나누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우리 작가님들처럼 말이다. 나는 아직 채워가야 할 별빛이 많아 나눔에는 부족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런 나 또한 사랑한다. 내게 시간을 주는 것도 내가 글을 통해 배운 자기 발견이다.


그 어떤 나라도, 존재로 사랑할 수 있길 바라며..



당신과 떠난 스무날의 마음 여행..


그 끝, 그리고 시작을 동시에 함께 하겠습니다.


#팀라이트 #글루틴 #라이즈유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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