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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리사 Jan 11. 2023

찰나가 영원이 될 때

노래 가사에 마음을 담아 보내는 편지

마크툽의 <찰나가 영원이 될 때>



서로를 향한 마음이 우주의 작은 뭉쳐짐이라면

이 아름다운 기억이 흩어져도 사라지진 않을 거야


잠들지 못한 바람은 고요히 빛나는 너의 바다로

그 안에 잠겨 죽어도 좋으니 나

네 품에 안겨


너의 이름이 긴 밤을 지나 찰나가 영원이 될 때


얼마나 내가 널 좋아하면

달에 네 목소리가 보여


오색 빛 하늘 별 숲 사이로 너라는 꽃이 피어나

그 세상의 반을 가진다 해도 그저 네 앞에선

꽃에 머물고픈 한 남자일 뿐


오롯이 나를 비춰요 어둠이 드리워도 눈이 부시게

눈물조차 반짝이는 밤의 기적을 노래하네


너의 이름이 긴 밤을 지나 찰나가 영원이 될 때


밤하늘 수 놓인 모든 것들이 운명 위로 내리는 걸

내 꿈에 안긴 널 한 번 더 가득히 안아


시간을 넘어

빛이 닿는 세계의 바깥까지 함께


너의 깊은 미소의 황홀 속 일렁임은

영원과 이어질 거야


얼마나 내가 널 원하는지 눈을 감아도 너와 마주쳐

쏟아지는 달빛의 선율을 따라 자유의 날개로 향하는 봄날엔

너의 유일한 숨결이 분다.




오늘의 글감, <편지>를 열었다. 무엇을 쓸까? 누구에게 편지를 쓸까? 그러다 문득 지인이 좋다며 들어 보라고 한 노래 마크툽의 <찰나가 영원이 될 때> 떠올랐다. 가사가 정말 시적이다. 한 단어, 한 단어가 너무나 아름다워서 계속 듣게 된다. 마크툽의 목소리가 절절하게 내 마음속을 찌릿하게 훑고 지나간다.


모든 노래에는 에너지가 담겨 있다. 들으며 뭉클해지고 감동을 받는다는 것은 그 에너지와 공명이 되기 때문이다. 마크툽의 <찰나가 영원이 될 때>가 뭉클하게 다가온 이유는 내 안에 있는 '사랑'의 감정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이에게 이 노래를 선물하고 싶다.  


이 노래를 편지 형태로 바꾼다면 이런 느낌이 될 것 같다.




사랑하는 별에게


우리 서로를 향한 마음에 대해 생각해 봤어. 그건 마치 형체도 없던 두 마음의 조각이 하나로 작게 뭉쳐진 순간이 아닐까 해. 거대한 우주의 작은 뭉쳐짐. 당신과 나의 이 아름다운 기억들이 언젠가 우주 속 먼지처럼 흩어진다 해도 그 순간은 영원할 거라 믿어.


서로에 대한 생각으로 잠들지 못한 바람은 고요히 빛나며 당신이라는 바다에 잠겼어. 나 그 안에 잠겨서 죽어도 좋으니 당신 품에 안겨 그렇게 잠들고 싶어. 떨리는 마음의 진동을 그 바다는 포근히 다 받아 줄 것만 같아서.


당신 품에 안겨 당신의 이름이 긴 밤을 지나고 있어. 그 찰나가 영원이 될 때 나는 정말 살아 있는 것 같아. 찰나가 영원이 되었으면, 이 찰나가 영원이 될 수만 있다면, 나 억겁의 생을 거쳐 다시 태어나도 당신을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당신을 얼마나 좋아하면, 달에 당신의 목소리가 보여. 오색 빛 하늘 별 숲 사이로 당신이라는 꽃이 피어났어. 얼마나 아름다운지 눈을 뗄 수 없는 당신 모습이 달빛 속에 빛나.. 달만 보면 이제 당신이 떠올라. 당신이란 꽃이 피어나 그 아름다운 세상의 절반을 다 가진다 해도 그저 당신 앞에선 꽃에 머물고픈 한 남자일 뿐이야.


달 같은 당신, 오롯이 나를 비춰 주길.. 어둠이 드리워도 눈이 부시게, 눈물조차 반짝이는 이 밤의 기적을 노래하고 있어.


당신의 이름이 긴 밤을 지나, 찰나가 영원이 될 때.. 이대로 세상이 끝나도 좋을 것 같은 시간이 지날 때.. 나는 살아있음에 감사해.. 눈물조차 반짝이는 이 밤이 그저 감사할 뿐이야.


빛이 닿는 세계의 바깥까지도 함께 너의 깊은 미소가 닿아서 황홀한 순간.. 그 순간의 일렁임은 영원과 이어질 거야. 얼마나 내가 당신을 원하는지 눈을 감아도 당신과 마주쳐 쏟아지는 저 달빛의 선율을 따라갈 수밖에 없어.


자유의 날개로 향하는 봄날엔, 더욱  당신의 유일한 숨결이 불어올 테니, 봄날에는 더 많이 당신을 느껴 볼 수 있겠지.. 당신은 나에게 봄이고, 달빛이고, 영원이야..


찰나가 영원이 될 때..



역시 노래 가사는 생략된 짧고 절제된 느낌이 좋다. 오늘의 오글거리는 편지는 아마도 평생 부치지 못할 편지가 될 것 같다. 오징어가 될지언정, 그러나 여전히 나는 이런 오글거리는 사랑 고백의 편지를 받고 싶다. 오늘 나의 '사랑 세포'는 제 할 일을 하고 총총히 다시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당분간 나오지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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