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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리사 Jan 31. 2023

2개월간 매일 글을 썼더니

자기 해방의 글쓰기, 글쓰기 예찬

팀라이트 글루틴 1기와 2기를 함께 하며 2개월간 주 5회 글을 발행했다. '글을 쓴다'에서 '글을 발행한다'는 표현으로 나의 글쓰기의 궤적을 옮겨 놓는 시간이었다. 처음 브런치 작가가 되고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발행'이라는 어휘의 무게감이 너무 컸던 탓일까.


이런 글도 누구에게 쓸모가 있을까? 의심이 올라온다. 하지만 잘 써야 하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조금씩 글과 친해지고 감동을 표현하는 글을 썼다. 동기 작가님들과 소통하면서 유대의 행복을 느끼면서 말이다. 내 안의 작가 정체성이 조금씩 자리를 잡으며 쓴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된 시간이다.


이번 글의 주제는 2개월의 글쓰기 루틴 실행 후 나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어떤 변화를 경험했을까? 그동안의 나를 돌아보면 하다가 만 일들의 연속, 작심삼일 투성이의 도전들이었다. 그런 내가 마음을 먹고 하니 2개월간 글쓰기 미션을 완주했다는 것. 오늘의 글쓰기는 달콤하고 행복함 그 자체이다. 성취감과 나와 친해지는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글을 쓰면서 나는 매일 또 다른 나를 알아간다. 100편의 글을 쓰면 100번의 또 다른 나의 목소리와 대화하는 것이다. 1000번을 쓰면 나의 1000개의 몰랐던 나를 발견한다. 나는 지금까지 84개의 글을 브런치에 발행했는데 이 글들의 보면서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나를 발견하고 대화하고 소통하며 더 큰 나로 통합해 나가고 싶다.


글을 쓴다는 것은 모자란 나를 직면하는 과정이다. 계속 쓰고 써 보아도 글이 마음에 들지 않고 필력이 부족하기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나라도 칭찬하고 격려하며 나를 껴안는 것이 글쓰기이다. 수많은 글들이 내 마음속에서 올라와서 밖으로 나올 기회를 준다는 것은 내가 나에게 베푼 가장 큰 용기이고 사랑인 것이다. 비난과 부정적인 피드백도 다 포용할 지혜롭고 인자한 내가 거기 있어서 가능한 일이니까. 알고 보니 그렇게 따사로운 내가 늘 함께였음을 글쓰기를 통해 알았다.



또한, 글을 쓴다는 것은 내가 가진 장점들도 가득 발견하는 일이다. 지금까지 전혀 알지 못한 나만의 장점이 글을 쓰면서 툭 튀어 오른다. 일종의 '영감'같은 것이 터져 나오면서 내가 가진 신비로운 능력을 만난다. 어떤 글은 '내가 과연 어떻게 이렇게 썼을까?' 놀라움으로 바라본다. 쓰면 쓸수록 나는 생각보다 더 멋진 사람이고 더 많은 것을 가진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우울하고 슬픈 글들은 내 내면에 억눌린 나의 과거의 아픈 내면아이의 소리이다. 그런 얘기가 자꾸 글로 나온다면 막지 말고 그저 그 말들을 공백의 스크린에 가득 담아 안아 줘야 한다. 나도 처음에 주로 글쓰기를 할 때 만난 글들은 이런 우울한 글들이었다. 그 아이들의 말을 가득 다 들어주고 나니 이제 밝고 명랑한 이야기도 기회를 얻어 글을 입고 나온다. 역시 글쓰기가 아니었다면 슬픔이 해소되지 못하고 가득 고여 내 마음이 다 썩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마음은 잘못이 없다는 말이 늘 나에겐 위로였다. 내게 왜 이런 슬픔과 불안, 공황, 공포의 마음들이 자주 올라오는지 알지 못하고 나는 그 어둠 속에 영영 갇혀 살 것 같은 두려움마저 들었다. 그런데 우리에게 오는 마음들은 우리 자신이 아니며, 그저 오며 가는 손님들과 같다는 이야기는 품으면서, 나를 가둬 둔 그 슬픔의 방 공간에서 걸어 나왔다. 글쓰기와 함께 말이다. 그래서 글쓰기는 나에게 자기 해방의 통로이다.



어떤 글도 다 환영받을 수 있다는 것을 믿으면서 나는 앞으로도 나와 더 친해지고 행복해지는 글쓰기와 동행할 것이다. 글쓰기로 하나가 된 사람들을 보는 것이 2개월간 내가 누린 행복 중 큰 행복이다. 언제나 우리는 그 누구도 혼자가 아니다. 누구나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자유가 있으며 남을 상처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면 자기표현의 창구로, 자기 이해의 도구로 열심히 글과 만났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과도한 sns에 노출되는 것을 지양하기로 (디지털 디톡스가 절실함) 마음을 먹은 오늘, 그럼에도 브런치와 좋은 글들을 써 주시는 작가님들의 글은 포기하지 않을 것 같다. 좋은 글들에 풍덩 빠져서 물들고 싶은 날 언제나 만나 볼 작가님들이 있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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