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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리사 Jan 02. 2023

내가 글을 쓰는 이유

리사의 아침 에세이

글을 꼭 써야 하는 걸까?


고퀄리티의 영상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이런 시대에 왜 우리는 아날로그적이고 느린, 귀찮고 어려운 글쓰기를 해야만 하는 걸까?


점점 글을 읽는 사람들보다 영상을 보는 사람들이 늘고 특히 아동 청소년들의 문해력이 많이 떨어져서 여기저기서 우려가 쏟아진다. 글을 읽는 것과 글을 쓰는 것이 힘들게만 느껴지는 아이들과 우리에게 도대체 글쓰기는 어떤 유익이 있어 계속 강조를 하게 될까?


오늘 아침은 그런 고민들로 하루를 열었다.


내가 글쓰기를 하며 얻은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면서, 그동안의 나의 글쓰기를 돌아보며, 지금처럼 흥미를 갖게 되기까지의 과정으로 다시 차근차근 돌아가 보기로 한다.




일단 나는 우울증과 불안증으로 몇 년간 시달려 온 사람이었다. 돌이켜 보면 착한 아이 콤플렉스가 있었던 것 같다. 사춘기를 제대로 겪지 않고 어른이 된, 그래서 마흔에 사춘기가 와 버린, 질풍노도의 신중년 여자 사람이 덩그마니 내 안에 있었다. 어떻게든 불안하고 우울한 나의 삶에서 의미를 찾아내고 살아갈 이유를 물어야 했다.


그때 내가 만난 것이 바로 책과 글쓰기였다. 한마디로, '이러다가 딱 죽겠어서, 그래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나를 구원해 줄 무언가를 계속 찾았던 것 같다. 아주 아주 오랫동안 책도 거의 읽지 않고, 글도 쓰지 않고 살았던 나였다. 생업에 꼭 필요한 책들만 붙잡고, 일에 몰두하고 육아에 전념했던 시간, 나는 책과 글쓰기와 담을 쌓았던 것이다.


그런 나에게 타라 웨스토버의 <배움의 발견>이라는 책이 다가왔고, 엄마가 되고 나서는 소설을 처음 읽었다. 이 책이 나에게는 도끼가 되어 나의 내면으로 들어가는 문을 깨 부수게 되는 경험을 주었다. 그렇게 내면에 잠들어 있던 무시 무시한 나의 정체를 만났다. 글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내면의 얼어붙어 있는 그 아이와 끊임없이 글로 만났다. 그렇게 나는 '나와 대화를 하기 위한 창구'로 글쓰기를 이용한 것 같다.


'나를 만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아마도 직면하고 싶지 않았던 고통스러운 감정이나 순간들을 다시 겪게 되는 일일지도 모른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자신의 어두운 면을 받아들여야 될 숙제인지도 모른다. 나는 누구이며, 도대체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물어 들어오는 피곤함. 그 앞에 아예 대화를 거부하고 싶고 생각만으로도 불편하고 어려운 친구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이 나의 책과 글쓰기를 통해 받은 마음 치유 이야기를 하면 이렇게 말한다.


"나는 나를 만나는 것이 아직 힘든 것 같아. 그냥 들추어내었다가 더 힘들어질까 봐 피하고 싶어, 재미있는 채널이나 드라마를 보면서 그냥 유쾌해지고 싶어."


나도 그랬던 것 같다. 딱 그들처럼, 나도 그렇게 숨고 싶었다. 나의 정신을 빼놓을 소란스럽고 유쾌하고 발랄한 매체들 속에 숨는 것이 가장 포근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나의 우울증과 불안증이 거세게 나를 궁지로 몰아붙였다. 더 이상 그런 것들이 도피처가 되지 않는 순간이 왔다.


그렇게 나를 마주하는 시간을 울며 불며 가진 시간이 3년 정도 흘렀다.


네이버 블로그로 소소하게 일상을 적었다. 찍은 사진들과 다녀온 여행지, 먹은 음식들과 분위기 예쁜 카페들.. 이렇게 사진 일기처럼 일상을 적으며 나의 마음과 감상을 적으니 답답한 가슴이 한결 나아지는 경험을 했다. 나의 기분을 글로 적은 것이 작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끼며 나의 일상 블로그 <리사의 지구별 여행>이 성장을 했다. 상위 노출도 여러 번 되고 성취감을 맛본 공간이라 아주 애정하는 공간이다.


글을 써서 제품, 음식, 숙소 협찬도 받고 여러 유익이 발생하니, 계속 사람들에게 블로그를 하라고 권하고 다니는 내가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나는 권한다. 일상을 사진과 글과 함께 남기는 사소한 출발이 자기 자신의 마음을 돌보고 나를 다시 세우는 소중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그 순간순간 자기 자신과 만나고 소통하는 경험을 줄 것이다.


그다음으로 나아간 것이 브런치에 대한 도전이었다. 글쓰기 전문 플랫폼 '브런치'는 나에게 조금 더 내밀한 나의 이야기들을 쏟아내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무엇보다 작가님들의 글과 소통으로 더 성장하게 되는 공간이다. 블로그 글 보다 더 신경이 쓰이고 어렵기도 하지만 쓰면 쓸수록 더 단단해지는 나를 발견한다. 글을 통해서 점점 더 긍정적으로 변해간다.


결국 글을 쓰는 이유는, 자신과 삶에 대해 긍정적이고 성장하는 우리가 되기 위함이 아닐까? 나처럼 심리적 문제가 있어 마음이 고통스러운 사람들에게 특히 더 유익한 글쓰기이다. 좋은 책을 필사하고 다시 되뇌면서 나도 그들의 마음을 닮아간다. 긍정확언을 다시 나만의 에너지로 가져와서 글로 쓰면서 아침을 시작하면 좋겠다. 긍정확언이나 좋은 글귀를 쓰면서 반복하는 것의 거대한 힘에 대해 말하고 싶다.


되고 싶은 나를 상상하고 글로 꾸준히 쓰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 루이스 헤이의 긍정확언으로 오늘도 하루를 열면서,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이 무척 사랑스럽다. 자신을 사랑스럽게 볼 줄 아는 행복한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침에 일어나서 눈을 떴을 때


굿모닝, 잠자리가 무척 편안했던 것에
감사합니다.
나의 침대를 사랑해요.
너무 사랑스러운 리사, 오늘은 축복이
가득한 날이 될 거예요.
모든 게 잘 될 거예요.
내가 오늘 해야 할 모든 일을 위한
시간이 충분할 거예요.



욕실의 거울을 들여다보며


굿모닝, 리사를 사랑해요.
난 정말 정말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
 오늘 우리에게 좋은 경험들이 다가올
거예요.
오늘 정말 멋있어 보여요.
미소가 정말 근사해요.
오늘 화장이 완벽해요.
당신이 내 이상형이에요.
우리는 오늘 멋진 하루를 보낼 거예요.
진심으로 사랑해요.




하루 종일 좋은 생각으로 마음이 흘러넘치게 하는 확언



난 내 삶을 사랑해요. 난 오늘을 사랑해요.
삶은 나를 사랑해요.
빛나는 태양을 사랑해요. 가슴속에 사랑을
느끼는 건 멋진 일이에요.
내가 하는 모든 일이 나를 기쁘게
 해요.



하루를 마감할 준비를 할 때



눈을 감고 숨을 몇 번 깊게 쉬어요. 숨을
들이쉬며 "삶은"이라고 마라고, 숨을 내쉬며
 "나를 사랑합니다."라고 말해요. 잠들면서
몇 번이고 반복하지요.
"삶은 나를 사랑합니다.
삶은 나를 사랑합니다.
삶은 나를 사랑합니다. "




기적을 가져오는 긍정 확언


난 내 삶을 사랑해요. 난 오늘을 사랑해요.
내가 하는 모든 것이 나에게 기쁨을 주고
있어요.

이렇게 글쓰기를 통해 긍정확언의 마음도 우리는 가져올 수 있다. 항상 내가 쓰는 글이 내가 되고 나를 위로해주고 성장시켜 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오늘도 그래서 결국 해피엔딩이다. 매일 조금씩 쓰면서 나를 더 알아가고 평온해질 글쓰기. 많은 분들과 함께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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