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히 여행한 한 해였다. 창문 만큼이나 자주 멈춰 담게 되는 횡단보도와 사람들. 항상 이 위에 선 모두는 살뜰히 정직한 얼굴과 몸짓을 내어주는 느낌인데 (지극히 내 생각이지만) 어딘가 인간적인 매무새 같아서 인지 바라보는 틈이 즐겁다. 뜻하지 않게 연말 삼일을 가만 누워 생각하니, 나는 아무래도 움직이지 않고 행복하다 말하긴 어려운 사람. 그렇다면 좋아하는 일을 곁에 둠이 참 절실한 인간인 것이겠지! 튼튼히 걷고, 애정할 구석들을 찬찬 찾아내 또 지켜내며, 더 많이 품고 반 뼘쯤 자라 돌아오는 해가 되기를. 2020 for re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