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은 육아고행

育兒로 育我하는 성장육아 (2)

by 예채파파

앞서 말한 것처럼 내 육아휴직의 발걸음은 호기롭게 시작되었다. 아이들의 기상시간부터 첫째 딸의 등원 전까지의 일정, 아이를 등원시킨 후 둘째와의 시간에 대한 일정, 첫째가 하원 후 함께하는 시간에 대한 일정, 아내가 퇴근 할 때까지의 일정을 빼곡히 적어두었다. 그리고 그대로 일상을 누리기 위해 매일을 노력하고 행동했다. 플래너에 일정을 적었고, 동기부여육아노트에 아이들의 일상을 담았다.

하지만 회사업무를 하더라도 정해진 일상, 생각했던 일대로 흘러가기만 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음을 육아를 통해 돌이켜보게 되었다. 정말이지 육아의 일상은 매 순간이 "처음 해보는 것"과 같았다.


하나의 예시로 분명히 아이들을 제시간에 깨우면 일어나야 하는데, 도통 못 일어나는 날이 있다. 그리고 온갖 짜증과 울음으로 아침을 맞이하는 경우도 있다. 등원버스가 아파트에 오는 시간은 정해져 있는데, 야속하게도 아이들의 아침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만 간다. 물론 매번 이런 것은 아니다. 아이들은 항상 잘 일어나고 개운한 아침을 맞이하는데, 문제는 가끔 어쩌다가 이런 상황이 온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내가 더 신나고 경쾌하게 아이들에게 얼굴을 비비고 뽀뽀하면서 아침을 맞이하도록 유도하였다. 먹히는 경우가 없어도 굴하지 않고 계속 아이들의 마음을 만져주었다.

문제는 어느 순간 찾아오는가 하면, 내가 내 마음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경우에 찾아온다.

갑자기 '이 녀석들이 왜이리?'하면서 아이들에게 불호령으로 강제기상을 시키고 났을 때 오히려 더 두근거려짐을 느낀다. 물론 아이들은 눈을 비비고 개운하지 않은 마음에 울먹이면서 기상을 하는데, 내 마음은 다독여지지 않은 상태이기에 냉랭한 분위기로 아침을 맞이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이 다음부터이다.

한 번 불호령을 내면서 아침을 맞이하게 되었으니, 두 번은 어렵지 않다는 것.

어쩌다가 맞이하는 게으른 아침이면 어김없이 불호령이 떨어지게 되는 경우가 잦아진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흐르고 나서 현실을 인지하게 되는 순간이면 언제나 굉장히 부끄러워진다.

많은 육아서를 읽고, 육아선배들의 노하우를 들어서 나름대로 육아마인드가 잘 잡혀진 나라고 자부를 했는데, 강한 부끄러움이 전해지는 경우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쥐구멍을 찾게 되기도 하고.

이때는 방법이 있다. 괜히 가지고 있는 자존심을 내려놓고 얼른 아이들을 안아주고 "소리쳐서 미안해"라고 사과하는 것이다. 인지하였으면 행동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게으른 기상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이런 순간을 만나게 된다. 아이들이 실수를 하거나 장난을 하거나 평상시와 다른 행동으로 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를.

이러한 상황이면 언제든 훈육을 가장한 혼이 따발총처럼 내 입에서 출동한다. 내 마음에 들지 않기에.

이런 경우를 맞이하면 내 마음을 컨트롤 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알게 된다. 그럼에도 반드시 먼저 아이들을 안아주고 “아빠가 화를 낸 것”에 대하여 사과를 해야 한다, 설령 아이들이 큰 잘못을 했던 경우라도.

이것은 어느 정도 심리적인 부분이 작용한 것인데, 화를 낸 것은 아이들이 아니라 아빠 본인 스스로이다. 아이들이 화를 내도록 만든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불편해서 화가 난 것이다.


<불량육아>의 저자이신 "하은맘" 김선미 작가님의 책을 보면 이러한 문구가 있다.

“엄마가 지 편하려고 ‘훈육’하는 겁니다.”
- 닥치고 군대육아 中

이 말은 언제 보아도 정답이고, 정말이지 내 모습을 보고 적어놓으신 듯한 문구이다.

잔소리나 혼을 가장한 훈육으로는 절대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없다. 그 누구도 불쾌한 부정의 소리에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 없다. 내가 아이의 부정적인 모습에만 귀를 기울이고 바라보았기에 그런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면 100% 맞다.

내가 변화시키고 바꿀 수 있는 것은 남이 아닌 오로지 나일 뿐이다. 내 스스로도 변화시키기 어려운데 내가 아닌 아이를 바꾸려고 하는 것은 복종이고 굴복일 뿐이다. 사람은 누구나 타의가 아닌 자의로 인지하여 변해가는 것이고, 아직 인지력이 자리잡히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좋은 지침과 방법으로 "조력"을 해야하는 것이 부모가 할 도리이다. 자신의 뜻에 맞추기를 원하여 억지로 강압을 요구하면 언젠가 그 가지는 부러질 수 있다.


정말로 쉽지는 않지만 노력을 해야 한다. 아이의 긍정적인 면을 더 많이 바라보고 더 많이 칭찬해주며 내가 편한 것보다는 아이가 편한 것을 먼저 생각해주는 육아를 해야 한다. 말처럼 쉽지 않기에 그만큼의 노력과 기다림이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 육아이다.

물론 잔소리도 응당 필요하다. 순간적인 내 감정에 충실 하는 것도 현실적인 육아이기에.

다만 바로 반성하고 인정하며 사과하자. 그것만으로도 이미 우리는 좋은 아빠이다.


"육아(育兒)로 육아(育我)한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적혀진 내용만으로도 분명히 알 수 있다.

아이를 성장시키는 것이 곧 나를 성장시키는 과정임을.

또한 '육아고행'은 결국 Go와 행동의 줄임말 임을 알게 된다.

바로 실행하고 바로 반성하고.

역시 육아로 내가 성장하는 것, 맞다.

육아苦行? 육아GO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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